경찰도 파업할 권리가 있다 !

2007. 10. 21. 08:51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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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투캅스, 인정사정볼것 없다, 미스터 소크라테스, 강력3반, 그리고 여러 많은 영화들...
이들의 공통점은 형사가 영화의 프로타고니스트라는 점이다. 여전히 많은 모티브를 주는 조폭영화와 더불어 형사가 등장하는 영화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최근 시사IN에 "쫒겨나고 버림받는 허울 좋은 파수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랐다. 이 글은 공무 중 부상을 당한 "공상자"들에 대한 현 대우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

2004년 3월 24일 최경사는 술에 취해 차도를 활보하는 시민을 피신시키던 중 무면허 운전자의 차에 치어 큰 부상을 당했다. 여러 차례의 수술 후 혼수상태에서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는 상태로 있다. 두개골의 1/3이 함몰되었고 뇌수막염을 앓고 있는 식물인간상태다.

2004년 6월 경찰관 장용석씨는 폭력사건을 조사하다 피의자에게 머리를 맞고 쓰러져 식물인간이 되었다.


## 그 후에 무슨 일이 있었나? ##

최경사의 아내는 4년간 여러차례 이병원 저병원을 전전했다. 청주, 대전, 진천,... 이유는 좀더 좋은 시설을 찾기 위해서가 아닌 갈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최경사가 국가유공자가 되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그 기간동안 아내는 의료보험이 지원되지 않는 항목의 치료비용 모두를 부담해야했다. 현행법상 공상자에게는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병원 진료비만 지급되고 있다.

'전직 경찰' 장용석씨는 지난 6월초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쫓겨나다시피 퇴원해야 했다. 병원에서는 3개월 이상 입원시켜주지 않지만 경찰유공자라 6개월을 입원시켜준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더는 안 되니 빨리 나가달라고 통보해왔다.


##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

경찰의 3분의 1은 지금도 죽거나 다치고 있다. 그리고 보훈병원조차도 대기자가 많은 병원 여건상 장기 입원자를 제한할 수 밖에 없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결국 공상자의 숫자는 많지만 그들을 치료할 병원, 환경등은 전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한해 800명 수준의 경찰 공상자수는 2004년 1,088명으로 증가했고, 2006년에는 1,399명까지 늘었다. 지난 5년간 직무 수행중 순직한 경찰관은 132명이고, 공상자는 5,373명이다.


##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

통계자료에 따르면 재직중 경찰관 중 1/3 정도가 사망하거나 다친다는 결과가 나온다. 게다가 술취한 사람들의 경찰관들에 대한 폭행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 국가나 공권력에 대한 일반의 분노가 일선 경찰에게 전가되고 있는 형편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일선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들은 애매한 어려움을 당하는 경우들이 많다. 물론 그 중 부정과 부패에 가담하는 이들이 전혀 없다고 할수는 없지만, 그것이 경찰관이라는 집단 전체에 대한 불이익을 정당화하고 그것을 고치려는 시도조차 무의미한 것이라고 매도할수는 더욱 없다.

공상자는 700일간 완쾌되지 못할 경우 직권면직할 수 있도록 규정된 경찰 내규도 있다 결국 최경사는 병상에 누운체 실업자가 되고 만 것이다. 다른 공무원들과는 달리 경찰은 퇴직을 해야만 국가유공자가 될수 있다. 재직중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지 못하게 법령으로 만들어 둔 탓이다.

또 경찰은 직무 집행과 관련된 손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군인과 달리 장애보상이라는 제도도 없다. 복지보장보험과 경찰공제회에서 받는 돈이 일부 있지만, 이 조차 국가가 보상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 스스로 만든 기금일 뿐이다.

그나마 소방관은 경찰관들 보다는 조금 나을지 몰라도 역시 그들에게도 많은 걸림돌이 있다. 순직, 공상소방관 발생시 해당 소방서장은 인사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이는 공상신청을 제대로 할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게 된다.

지난 10월 11일, 명동성당에서 사단법인 경찰,소방공상자지원국민연대가 출범을 선언하였다. 정부가 공상자문제를 제대로 가닥잡지 못해 결국 민간과 당사자들이 나선 것이다.


## 짭새, 그리고 사회적 약자,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

경찰에 대한 너무나도 잘 알려진 별칭, 짭새는 경찰이 권력에 기생하며 시민을 괴롭히는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은 스스로를 사회적 약자로 여긴다. 방송인 서유석씨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 공상자의 아내는 노래방도우미까지 한다는 현실을 고발한다.
민중의 지팡이와 짭새, 두 얼굴을 가진 듯한 이들에게도 힘든 현실은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는 책은 10월 11일 명동성당 공상연 출범식에서 판매되었던 책이다. 자치경찰제 도입까지 거론하는 이 시대에 경찰의 노조결성과 단체행동권을 허용해 달라는 법 개정 요구를 왜 못하고 있는지를 되묻는다. 또한 지난 영국 경찰 노조 건설의 역사를 살피며 한국의 경찰 역시 스스로 조직하고 부정을 물리칠 싸움을 겪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경찰이 파업할 수 있을까? 그들의 파업은 인정받을 수 있을까? 아직 한국의 상황속에서 이것을 묻기는 정말 시기상조일까? 그렇던 혹은 그렇지 않던 우리는 또 다른 질문을 던져볼수는 있다. 그들이 파업할 이유를 가지고 있는가?

파업할 이유와 명문이 있지만 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과 파업할 이유가 없기에 파업하지 않는 상황, 둘 모두 외부에서 보기에 큰 차이는 없어보일지 모르겠지만, 내부의 썩은 내음의 진동으로 인한 도미노의 몰락은 정상적 사고가 가능한 이라면 누구든 우려해야 할 사회의 단면이다.





KBS뉴스 [경찰의 날] 다치는 사람만 손해?
http://news.kbs.co.kr/article/local/200710/20071020/1445056.html

소방관이 순직.부상하면 불이익 받는 이상한 평가기준
http://news.media.daum.net/politics/assembly/200610/16/nocut/v14367310.html

불합리한 公德·순직자 처우
http://news.media.daum.net/society/affair/200607/18/khan/v13408089.html

교통사고 피해 교통경찰관 보호대책
http://tvnews.media.daum.net/part/politicstv/200606/30/ktv/v13222571.html

경찰이 파업할 수 있는 나라
http://www.prometheus.co.kr/articles/103/20060612/20060612183300.html

[도서]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http://www.yes24.com/Goods/FTGoodsView.aspx?goodsNo=1409389&CategoryNumber=00100102200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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