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유승준, 공인, 지나친 관심, 그리고 강요된 선택...

2007. 11. 1. 14:34Eye

오늘 한가지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포털의 검색어로 오르는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 한번 살펴보자는 것이다. 다음과 네이버 두 군데의 검색어 랭킹을 살펴보았다.

먼저 다음의 검색어 캡춰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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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짐작은 했었지만, 그래도 1위부터 15위까지 모두 연예계 기사일 줄은 몰랐다. 김현숙, 유재석, 김남주, 최홍만, 양파, 김희선, 채연, 이동국, 이병규, 이루, 탑, 하춘화, 태왕사신기, 성시경,... 물론 여기 등장한 연예인들이나 운동선수들이야 자신들의 이름이 이렇게 유명해졌으니 한편으론 좋겠지만, 정작 대한민국 인터넷 포탈이라는 곳을 통해 얻는 정보는 지하철 구석에서 쉽게 볼수 있는 스포츠 신문 정도에 불과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국 대중의 관심사는 주어진 환경에 충실한 것 - 열심히 TV 시청한 결과 - 에 지나지 않았다. 솔직히 최근들어 TV를 거의 시청하지 못하는 처지라 여기 나온 키워드의 중차대성을 전혀 인지하고 못하고 있다. 그 잘만들었다는 태왕사신기도 못봤고, 대채 이루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 본명이 궁금할 리도 없거니와, 김현숙이 드라마에서 베드신을 찍는다는게 이렇게 대단한 일인지도 전혀 모르겠다. 유재석이 헤어졌는지 아닌지 궁금하지 않거니와 김남주의 임신은 대한민국의 저출산율에 대한 좋은 연예인의 귀감이라는 정도다. 최홍만이 가수로 대뷔한다니, 그의 노래를 본적이 없고, 그의 유명한 시합을 한번도 구경못한 - TV로도 못봤다 - 나로서는 그래서 어쨌다고? 하는 마음밖에 없다. 양파가 무슨 고백을 했는지, 채연이 대체 무슨 해명을 했는지 알지도 못하고 그래서 궁금한 것도 없다. 다 넘어가자.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성시경 열애설과 폭탄발언이라는 게 있었다. 사실 다음 검색에서 성시경은 그냥 연애인이니 나왔으려니 생각했다.

그래서 네이버 키워드도 검색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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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상승 검색어 보다는 아무래도 종합검색어가 중요하겠지. 급상승 검색어에는 성시경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종합검색어에는 성시경이 30위에 링크되어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저 내 개인적인 생각속에는 그저 사람들이 인터넷 포털을 사용해 연예인들 사생활에 이렇게까지 관심이 많구나 하는 정도였다.

우연히 성시경이라는 키워드를 클릭하고 전날 있었던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 상당히 비중있는 발언을 했음을 알게 되었다.

"병역기피 파문을 일으킨 가수 유승준의 입국 금지를 반대한다" 라는 발언을 했다.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라는 발언도 했다. 어찌보면 그 내용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굳이 국가가 직접 나서서 유승준 입국을 금시시킨다거나 연예인에게 지나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불필요한 것일수 있다.

이 말에 이해가 되는 것은 필자 역시도 영화를 보거나 가끔 꽤 잘 만들었다는 드라마등을 볼때 연기를 하는 사람을 주목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역할에 대해 그가 얼마나 잘 소화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지, 그가 평소에 뭘 먹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소속 정당이나 선호 정치인은 누구인지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음주로 단속이 되었다면 딱지를 떼면 되는 것이지, 굳이 TV 뉴스를 통해 전 국민에게 그의 음주운전 경력을 소개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말에 많은 반론은 있을 줄 안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그들을 원하지 않은 공인의 위치에 억지로 집어 넣기 보다는 그들의 역할 자체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현대에 있어서 대중에 대한 이미지가 연예인의 중요한 특징이 되고, 때로는 이것을 이용하는 이들도 있음을 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대한민국의 인터넷 포털은 지나칠 정도로 연예계에 밀착되어 있으며,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과민반응하고 있다. 그들은 정치인처럼 포장된 말을 하는 훈련을 받은 사람이 아니다.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할수 있고,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할 자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한 사람은 연예인들이 지나치게 왜곡된 대중의 관심의 대상이 됨을 불편하다고 말한 것이고, 그것을 다수의 대중은 "그래도 너희는 그래야 된다"고 맞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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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문제에 대해서 사람들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말하는 것은 자유로운 사회에서 얼마든지 환영할 일이다. 우리는 바른 자리에 설 자격이 있으며, 그 자격을 가지고 바르게 말을 해야 할 책임도 있다. 그 바름에 입각해서 말을 이어보자.

가수 유승준은 군대에 간다고 약속을 하고 가지 않았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리고 이 일로 인해 그는 이미 국내에 엄청난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쉽게 알수 있는 일이다. 아무리 기획사가 잘 준비한다고 해도 유승준이 가수로서 다시 한국사회에서 이전과 같은 인기를 누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승준의 입국을 거부하는 것이 정당성을 가지지는 않는다. 적어도 이와 관련된 선례가 주족한 선에서 한 인기가수의 편법적 군입대 거부를 지나치게 과민반응한다는 생각이 든다. 입국 자체를 거부한다는 것은 상당히 비중있는 일종의 처벌이다. 한 나라에서 국가반역에 관한 범법행위를 저지르지 않고도 이러한 입국거부라는 상당히 부담있는 처벌을 내린다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을 오히려 낮추는 것이 된다. 내 마음에 안드니, 대중의 마음에 안드니, 내리는 일종의 인민재판식 처벌방식이라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게다. 그래서 오히려 성시경은 그러한 지나친 관심은 제발 그만해 달라는게다.

이 말을 성시경이 하기 전에 난 솔직히 성시경을 몰랐다. 가수들 중에서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솔직히 생각을 못했다. 그저 키 크고 잘난, 솔직히 그다지 호감이 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노래하나는 잘 부르는 가수정도로만 생각했다.

어떤 이의 블로그를 보니 게이트키핑에 대한 글이 나온다. 대체 얼마나 얼빠진 사람이 이런 주제를 가지고 감히 장난하겠나? 마치 개인 인기 높이기 위해 위험한 주제를 억지로 끌고나온 어리석은 사람을 훈계하는 듯한 블로거의 글을 보자니 사회를 보는 눈이 가수보다 못한 사람이 연예계를 이리 저리 평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대체 노래를 못하면 글이나 제대로 써야 할것이 아닌가?

바름에 대해서 정리를 한다. 그가 나와 다른가? 그가 가진 생각이 틀렸는가? 이 판단을 하고 나온 결과에 따라 우리는 거기서 바름에 대한 입장을 해야 한다. 그와 내가 다른 것이라면 나는 기꺼이 그 다름을 수용하고, 때로는 나의 생각 안에 그의 생각을 첨부해 넣어 둘 수 있어야 한다. 그가 틀렸다면, 나는 기꺼이 그의 틀림을 지적하고 거기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말할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로서 우리는 옮음의 자리를 분명해 해야 한다. 살인을 한 살인자는 사형의 언도를 받거나 그에 합당한 형량의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교통법규를 어긴 죄인은 그에 따른 벌점을 받고 벌금을 내야 한다. 도둑질을 한 사람은 그에 따른 형벌을 받아야 하며, 유아성폭행범은 전자팔찌라도 차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 군대를 가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가겠다고 호언장담해 두고 나중에 가지 않은 거짓말장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넘어가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에 바른 처벌과 적당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는 현실 이상의 이상적 도덕을 지향해야 한다. 하지만 그 지향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현실을 대처하는 유일한 수단으로서 법과 처벌만을 논할때 그 사회는 지나친 폐쇄성과 경직성으로 세포가 굳어가며 서서히 죽어가는 치명적인 병에 걸리게 된다.

다원주의 사회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인터넷 포탈의 검색어에 연예인기사말고 다른 것도 다양하게 나오도록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성시경, 유승준, 공인, 지나친 관심, 그리고 강요된 선택...
http://jeliclelim.tistory.com/89
JelicleLim (2007.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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