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이 아닌 수필가의 눈으로 본 로봇역사서

2008. 1. 31. 16:24서평/[서평] 과학,공학

사용자 삽입 이미지

책의 저자 도지마와코는 비교문화학의 전공하고 신문사에서 과학 담당 기자로 일했다. 현재 의료, 생명과학, 환경, 에너지 등 과학 기술 분야의 프리랜서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전공과 활동분야가 의미하듯 깊이 있는 로봇의 공학적 해석을 담고 있지 않다. 물론 자유도나 ZMP 같은 용어들이 중간 중간 나오기는 하지만 전혀 공학적 해석이 필요한 부분은 아니다. 수필처럼 로봇의 역사와 인간 사이의 친밀도를 높이고, 조금 더 나아가서 로봇 분야에서 일본의 업적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 듯한 책이다.


다양한 종류의 로봇들이 출현하고 있지만 아직 어린 시절 만화속에서 그려왔던 아톰과 같은 친구가 나타나기는 먼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작은 공간속에 그만한 힘과 에너지를 넣을 수 있을 것인가? 작은 공간과 작은 기구를 사용하여 충분한 힘을 내는 동력장치(일반적으로 모터)가 만들어 질수 있는가?


사실 로봇의 발전은 로봇이 아닌 그 주변의 모든 것이 발전한 다음에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것으로 보아야 하다. 인공지능, 회로의 집적화, 신호처리, 영상과 음성 인식, 모터기술등 많은 공학적 문제를 해결해야만 그것들의 조합으로 미래의 로봇, 보다 활용성이 높은, 그래서 실질적으로 실생활속에서 사용 가능한 로봇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멀었다.


이 책은 그 부분까지는 짚지는 못한다. 다만 수필처럼 편하기 지금까지 인간의 사고속에 그려져 왔던 로봇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 로봇이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살피기에는 어렵지 않게 읽을만한 책이다. 단, 작은 크기라는 장점과 그렇기에 사진의 크기도 작고 숫자도 많지 않다는 점은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로봇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쯤 지나가듯이라도 읽어 볼만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장 「로봇의 시대」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소니의 아이보 같은 애완용 또는 엔터테인먼트용 로봇, 그리고 혼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아시모를 소개한다. 이런 로봇들을 통해 로봇이 더 이상 공장에만 머물러 있는 산업용 기계가 아니라 사람과 교감하면서 함께 생활하는 인간 친화형 로봇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2장 「로봇이란 무엇인가」에서 저자는 로봇을 <느끼고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인공물>로 정의하고, 「우주소년 아톰」이나 「마징가 Z」나 「철인 28호」 같은 만화나 「로보캅」 같은 영화 속에서 묘사된 상상의 산물이 현실로 실현돼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장에서 특히 흥미로운 내용은, 저자가 로봇의 진화를 휴머노이드 같은 인간 친화형 로봇의 개발과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처럼 집이나 거리나 사회 자체가 <로봇화>되는 두 가지의 흐름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3장 「로봇과 함께 놀자」는 일본에서 <로보콘>이라 불리며 로봇 마니아는 물론 일반인들까지도 매료시키고 있는 다양한 로봇 콘테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유명한 <마이크로 마우스 경주>부터 로봇끼리 격투를 벌이는 <로봇 스모 대회> 같은 로봇 콘테스트는 현재 일본 전국에서 일주일에 하나 이상 열리고 있다. 3장은 로봇 콘테스트의 출발점이 된 <건전지 카 레이스>로부터 로봇 콘테스트의 정점인 로봇 축구 대회 <로보컵>까지 현장감 있게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미 로봇 콘테스트가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육 과정의 일부로 채택되어 있다.


4장 「인간을 닮은 로봇」은 학습형 인공 지능 연구, 센서 기술, 퍼지 이론, 아이워크라는 새로운 보행 기술, 기계공학 등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한 발로 서서 춤추고 노래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런 설명이 단순히 기술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과학>과 <로봇 공학>을 결합시키면 인간 그 자체를 이해하는 데 로봇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5장 「어려운 일을 대신하는 로봇」은 지진이 발생하거나 핵사고로 방사능이 누출된 재해 현장에서 활약하는 로봇, 평화를 위해 지뢰를 제거하는 로봇, 인간이 직접 갈 수 없는 우주나 심해를 탐사해 주는 로봇 등을 다룬다. 또한 지진 같은 재해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말겠다는 로봇 공학자들의 열정도 함께 담고 있다.


6장 「생명 공학 시대의 로봇」은 약물 전달 시스템(DDS)처럼 생명 시스템과 결합된 나노 로봇이나 마이크로 로봇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의학적 가능성과 함께 수술이나 간호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로봇들을 소개한다. 그 예로서 수술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지능형 수술 시스템>이나 병실이 환자를 간호하는 <로보테크 병실>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7장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는 환자와 노인을 간호하고 장애인을 보살펴 주고 우리의 일상 생활을 도와주는 <파트너 로봇>들을 소개한다. 식당에서 일하는 웨이터 로봇, 외롭게 홀로 사는 노인의 건강을 관리해 주는 고양이 로봇, 오사카 사투리를 쓰면서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대화형 로봇 등과 함께 열어가는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

공학이 아닌 수필가의 눈으로 본 로봇역사서
http://jeliclelim.tistory.com/162
JelicleLim(2008.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