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실망

2012. 1. 16. 00:45Eye/시사단평

민주당 대표를 뽑았다. 결과를 보고 실망했고 이제 나꼼수를 계속 들어야하나 갈등이 생겼다.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아래에 적어본다.

지금까지 나꼼수는 나름대로 한국정치지형에 긍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누군가의 잘못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드러나게하고 공론화하는 면에 좋은 작용을했다. 하지만 최근의 행보는 미덥지 않음을 넘어 억지스러움과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1. 팬 클럽 관리능력

*고작* 연예인도 팬클럽이 생기면 팬클럽을 관리한다. 관리는 찾아가서 사인회만 열어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혹시나 다른 연예인의 팬클럽과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것도 포함된다. 이런 충돌이 일어날때 뒷짐지고 구경하면서 "어, 우리 얘들이 더 힘이 세네.." 이러고 있는건 연예인들도 안한다. 그런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사전에 조심하도록 시키고, 혹 그런일이나면 빨리 진정시킨다. 그게 상식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꼼수는 사전 예방도, 사후 진정도 없다. 그저 개싸움을 멀리서 구경하는듯하다. 오히려 알아서 가끔씩 싸울거리를 만들어 던져준다.

2. 이기성

이 부분은 나꼼수 스스로도 인정한 부분이니 글을 읽는 꼼수파들은 구태여 억지로 "그렇지않다"고 변명할 필요없다. 너희만 구차해진다. *가카만* 바라보며 [우리 이렇게 살테니 내비둬]라고 말한 배경엔 굳이 누구의 지원도 도움도 관심도 필요없다는 의식이 깔려있다. 그래, 그런 정신으로 가카만 바라보며 빅엿을 누구에게 날리던 너희들의 일이니 그것을 이기적이라고 말해도 불만은 없을게다. 양심수나, 풀려나야 마땅한 죄없는 죄인들이 아직 있음에도 나꼼수는 통합민주당 대표가 되고자하는 사람들을 불러들여 어떻게 그 사람들을 구할것이냐고 묻는 대신 "정봉주"를 어떻게 구할거냐고 압력을 넣었다. 충분히 이기적이다. 나 역시 정봉주가 풀려나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봉주만 풀려나면 만세를 부를 사람들에게는 침이라도 뱉어주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 사람 말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야할 사람들이 아직 많다. 어떻게 정봉주를 구할거냐고 묻는 물음은 잘못된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이기적이다.

3. (가장 중요한) 선을 넘어서고 있다.

가카를 찬양하기로 했으면 그것만 하면된다.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둬라. 능력이 되지 않는데 굳이 끼어 들어서 엉망으로 만들지는 말았으면 하는게다. 왜 민주당 대표를 뽑는 일에 나서서 가타부타하는가. 증거는 없지만 그들이 좋아하는 음모론을 만들어보자. 절~대~ 나꼼수가 의도적으로 그랬다는건 아니다. 나꼼수는 절~대~ 그럴분들이 아니니까.

최근 나꼼수로 올라온 봉주2회를 들어보면 민주당 대표로 출마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여기 그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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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시각~끝시각 [이름] 방송시간 // [순위] 퍼센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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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3 ~ 1:39:03 [한명숙] 36분 10초 // [1] 25.4
1:39:03 ~ 2:15:00 [문성근] 35분 57초 // [2] 16.68
2:15:00 ~ 2:42:49 [박영선] 27분 49초 // [3] 15.74
2:42:49 ~ 3:04:57 [박지원] 22분 08초 // [4] 11.97

3:07:20 ~ 3:10:17 [이학영] 02분 57초 //
3:10:17 ~ 3:13:25 [이인영] 03분 08초 // [5] 9.99
3:13:25 ~ 3:16:32 [이강래] 03분 07초 //
3:16:32 ~ 3:19:36 [박용진] 03분 04초 //
3:19:36 ~ 3:22:43 [김부겸] 03분 07초 // [6]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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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자료 :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514797.html )

3시간 38분 36초짜리 방송중 2시간 10여분을 대표검증이라는 시간으로 사용했다. 누가 너희들에게 민주당 대표를 검증해달라고 했는가? 가카를 찬양해도 부족할 시간에 이런 뻘짓(?)을 하는게 가당키나 할까.

방송시간 배분을 보면 우습다. 한명숙, 문성근, 박영선, 박지원 4인에 대해서는 22분에서 36분을 들여 꼼꼼히 인터뷰를 진행한다. 일종의 예능적인 요소도 살려가며 방송을 듣는 지지자들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호소할수 있게 만들어준다. 물론 이 4명이 가장 유력후보였기에 4인만 따로 별도의 VIP 취급을 하였으리라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VIP 에게 사용된 1/10의 시간(3분)으로 직접 인터뷰도 아닌 녹음된 파일을 들려주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아, 나꼼수는 지명도 없으면 나가서 말한마디 못하는 그런 방송이었구나.

그결과, 물론 나꼼수 방송 때문에 이런 결과가 만들어졌다고는 안하겠다. 출연한 4명은 순서대로 1등부터 4등까지 나눠가졌다. 5,6위는 이인영과 김부겸이 되었다. 이쯤되면 사람들이 민주당 대표 결과를 보며 한탄하는 사람이 많음을 충분히 이해할거다.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봉주2회의 방송이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을게다. 이학영은 4인의 VIP 인터뷰뒤에 2분 57초짜리 짧은 음성파일을 방송하는것으로 끝났다. 나꼼수를 듣는 이들은 이학영이 누군지 알수 없었다. 알수 있었던건 문성근의 여배우 섭외능력 정도다.

친노의 화려한 부활, 이제 잃어버린 5년을 되찾겠다고 다시 칼을 빼어들 시기가 다가오는건가? 그걸 원한건가? 민생과 FTA와 기타 다른 모든것은 뒤로하고 복수만 성공시키면 다라는 그런 시기가 곧 도래하기를 원하는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복수를 위한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건가? 저들이 먼저 시작했으니 우리도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 이제 무협지에서나 보이던 피의 복수를 시작하려는가? 국민은 그저 지나가다 칼맞는 엑스트라정도?

나꼼수는 가카만 찬양하고 있을때가 좋았다. 그때는 나꼼수의 정치적 존재가치가 분명했다. 지금은? 선을 넘었다. 이제 스스로 인정해야만 한다. 제자리를 찾든지, 아니면 그만 두는게 맞다.

그냥 팬클럽에 취해서 계속 이대로 가기를 원한다면 어쩔수 없다. 아직 미성숙한 시민의식을 탓해야겠지. 하지만 역사 앞에 조금이라도 책임있는 모습이기를 원한다면 이쯤에서 재정비를 함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