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소스, 오픈하드웨어 - 03] 초등교육으로서의 오픈 하드웨어, 아두이노

2014. 11. 24. 11:49Work/Arduino

[오프소스, 오픈하드웨어 - 03] 초등교육으로서의 오픈 하드웨어, 아두이노



초등대안학교에서 방과후 교실로 아두이노를 가르쳐보고 있다. 솔직히 전기, 전자에 관한 깊이 있는 내용을 가르치지는 못한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내부 구조나 디지탈회로의 작동원리에 대해서 말해주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런데, 아두이노로 LED 에 불을 켜보면 아이들의 눈빛은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그저 왜 배워야하는지는 모른채 배우는 것이 일반학교의 아이들이었고, 그래서 대안학교를 선택한 아이들은 왜 배워야하는지 모르니까 안배우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었다. 그런데 그 배움의 결과물이 눈앞에 보이면 달라진다. 더 알고 싶어한다. 지금은 가르쳐줄 수 없다고 말하는대도 계속 알고 싶어한다.


대안학교는 모두가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염증을 느낀 부모들이 시작한 자발적 교육 공동체이다. 모든 아이는 저마다의 다름이 있고, 그 다름을 인정받으며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대안교육의 밑바탕에 깔려있다. 그런데, 그 다름을 제대로 구별해 내지 못한다. 현재 한국의 대안교육의 현실이 그렇다.


춤을 밤새도록 춰도 지치지 않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그림을 그리면서 화장실도 안가는 아이도 있다. 또 한편으론 춤과 그림을 그리는 것이 지겨운 아이도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다. 책도 다 다르다. 동화책을 좋아 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수학이나 과학책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다. 논리나 추리관련된 책만 읽는 아이도 있다.


무엇이 좋다고 하면 많은 부모들은 그리로 달려간다. 자기 아이에게 맞는지 확인도 해보지 않고 말이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부모들 중 대부분은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이를 믿는다고 하지만 정작 아이는 아무것도 공급받지 못한다. 슬럼가에서 모두가 마약을 팔거나 사는 사회에 내던져진 아이는 자연스럽게 마약 중독자가 되거나 마약상이 된다. 거기서 벗어날 수 있는 아이는 특별한 아이다. 대안교육을 고집하는 부모들 중 상당수는 자기 아이가 특별한 아이라는 착각속에 산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내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내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몰입하는 것이 무엇인지 거의 대부분의 부모들은 모른다. 그저 그들은 대세를 따라 가거나 대세를 거스리거나 할 뿐이다. 대안이 없는 대세의 추종과 불복, 둘 다 아이들에게는 독일 뿐이다.


비싼 사교육이 아니라 아주 저렴한 교육으로 아두이노는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또 다른 하나의 좋은 도구가 된다. 아이들의 로봇장난감 하나를 구입하려고 해도 몇십만원을 지출해야 한다. 하지만 아두이노는 3만원이면 된다. 저렴한 호환보드를 구입하면 만원안으로도 살 수 있다. 여기에 저항과 LED 는 10원과 50원이면 된다. 스위치를 붙여보고 싶으면 200원만 투자하면 된다. 전선과 브레드보드도 합쳐서 1000원에서 크고 좋은 것은 5000 원이면 된다. 몇십만원을 투자해야 하는 기존의 비싼 교구들에 비하면 아두이노는 아이들 스스로 용돈을 모아서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다.


뭔가 더 하고 싶으면 필요한 부품을 모아서 만들거나 만들어진 모듈을 구입하면 된다. 세상은 참 편해졌고 저렴해졌다. 이베이만 싼줄 알았더니 알리바바나 알리익스프레스는 더 싸다. 비록 중국산이고 조금 허접하지만 달리는 자동차의 제동장치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화분에 필요한 물을 주는 장치나 책상위에 올려놓는 시계를 만드는데 조금 허접해도 괜찮다. 쓰다가 고장나면 다시 사면 되니까...


출처 : 바람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