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길을 준비하라 (2010-01-A)

2010. 1. 16. 20:42Life/Christian

주의 길을 준비하라 (2010-01-A)

(마가복음 1:1-8) 1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2선지자 이사야의 글에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네 앞에 보내노니 그가 네 길을 준비하리라 3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기록된 것과 같이 4세례 요한이 광야에 이르러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니 5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아가 자기 죄를 자복하고 요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라 6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더라 7그가 전파하여 이르되 나보다 능력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8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거니와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


# 준비는 시작의 전 단계가 아닌 시작전의 기초단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시작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동시에 숨겨진 뜻으로 시작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준비가 있어야 하는지 말해준다. 덮어놓고 시작만 한다고 절반이 완성되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작은 사업을 하나 시작해도, 심지어 골목에 포장마차나 군고구마 장사를 시작한다고해도 시작하기 전에 시장조사와 매출예상, 소비자의 선호도를 살피는 것이 반드시 있어야한다. 그런 기초조사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시작이 반이라는 말만 믿고 떡하니 비싼 돈 들여 가게를 계약하고, 비싼 인테리어를 하고, 모든 주방기기를 들여놓고 간판을 달게 된다면 몇 달이 못가 간판을 떼고 막대한 손해를 보고 사업을 철수할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시작 전의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단계, 그것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어떤 것이 아니다.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고,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하나님은 복음의 시작을 위해 미리 준비한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세례요한이다.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 그것은 구약의 모든 시대를 거쳐 하나님이 지금까지 준비해 왔던 가장 중요한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 일을 위해 모든 선지자들을 통해 예언했으며, 이제 그 마지막 선지자 세례 요한이 사람들 앞에 등장했다. 그는 가문으로 따진다면 엘리트 가문에 속한 사람이었으며, 가만히 있기만 하면 제사장으로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모든 것을 내던지는 선택을 한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가정에서의 교육이나 성장, 출세를 위한 모든 선택 대신 그가 한 선택은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무두질이 제대로 되지 않은 딱딱해진 짐승 털옷을 입은 채 광야의 서리를 맞으며 노숙을 하는 것 이었다.

##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것

세례 요한은 제사장집안의 장남으로, 자신이 물려받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유대인들의 상황에서는 최고의 것들이었다. 그의 기득권은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제사장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유대는 로마의 식민통치를 받았지만 실제 지역민을 우선시하며 혹시나 있을 소요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로마의 통치자들은 유대 지도자들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제사장들은 자신들의 신분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로마와 유대인들 모두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요한은 광야로 나가는 대신 제사장이라는 그 직분을 십분 활용할 수도 있었다. 광야에서의 고달픈 삶 보다는 편안한 집과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 살며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면서 얼마든지 자신의 일, 제사장으로서의 일을 감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요한은 제사장의 기득권을 버린다. 그는 광야에서 그 누구의 도움도 거부한 채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난다. 그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바로 광야에서 그를 돕는 하나님의 도우심이었다. 모든 것을 버린것은 하나님이 그를 불렀기 때문이요, 하나님이 그를 불렀기에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고 큰 소리로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소리를 외칠 수 있었다.

## 그가 외친 것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외친 것은 무엇인가? 그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말했는가?
그가 한 것은 모든 선지자들이 고대하며 기다려왔던 바로 그 메시야의 길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 길을 준비하기 위해 세례 요한이 외친것은 첫째 그가 온다는 것과 둘째 회개하라는 것이었다. 그가 온다. 기다려왔던 바로 그 메시야가 온다. 그의 옴은 모든 것의 끝을 의미한다. 그의 도래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끝과 시작, 거기에 필요한 것은 죽음과 생명이다. 단절과 회복이다. 회개와 구원이다.

세례요한은 회개를 외친다. 이제 그가 온다. 그 앞에 회개하지 않은 자는 결코 그 머리를 들 수 없다. 요한은 끝을 준비하는 자다. 요한이 외치는 것은 회개요, 죽음이요, 단절이다. 그것은 끝을 의미한다. 세상의 끝, 인생의 끝, 내가 지금까지 전부라고 여겨왔던 그 소중한 모든 것과의 철저한 절교만이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한다. 요한이 외쳤던 전부는 그것이었으며, 그가 광야에서 보여준 것도 그것이었다. 그는 집을 떠났으며, 가정을 떠났으며, 살기위해 필요하다고 모두가 말하는 그 최소한의 삶의 방식조차 버렸다. 그리고 그는 광야에서 오직 주의 긍휼에 의지한 생존의 모범을 보여준다. 그가 보여준 것은 새로운 시작이 아니다. 시작을 위한 마침의 모습이다.

# 다시 : 준비는 시작의 전 단계가 아닌 시작전의 기초단계

요한은 복음의 시작을 선포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구약의 끝을 말하고, 그것을 성취한 사람이다. 그는 죽음과 단절과 심판을 말한다. 회개를 말하고, 그 끝에 도달해야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마지막 사람이었다. 예수는 요한의 뒤에 오신다. 예수는 새로운 시작을 선포하는 자이다. 예수의 시작의 선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요한의 회개와 단절이라는 끝을 경험해야만 한다.

아직 예수 그리스도와 제대로 시작을 못했다면 그는 아직 요한이 말한 끝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 끝을 경험한 사람만이 예수와의 만남을 시작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끝을 경험한 사람만이 그 절반의 길을 겨우 갔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