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는 비키니녀, 찌질한 나꼼수

2012. 2. 3. 22:06Eye/시사단평

그 비키니녀 정말 생각 없는 여자다.
오늘 비키니녀라는 사람이 쓴 글을 봤다.

[나꼼수 듣고 비키니 시위한 거 아니다! / 나꼼수가 사과하는 건 / 나의 뜨거운 가슴으로부터의 / 진실된 외침을 모욕하는 것!...]


미안하다 더 이상 쓰려니 온몸에 경기가 돋는다. 그냥 사진으로 대체한다. 



내 손등에 돋은 닭살을 인증이라고 하고 싶다. 이런 글을 보고 숨는 나꼼수나 이런 글을 보고 댓글에 감동을 받았다는 서영석이나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비키니녀의 이름을 모르니 편의상 여자1호라 한다. 여자1호는 나꼼수는 사과하지 말라고 상당히 강하게 주장했다.

또 오늘 MBC여기자라는 분이 응원한다며 비키니를 입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마침 직장이 파업중이라 한가"해져서 라고 기사는 나와있다. 역시 편의상 여자2호라 한다.

처음에 비키니 사진에 대해서 여기저기 터지고 이런 저런 의견 나올때는 그래도 신선하고 재미있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시위했구나하고 이해했다. 제목만 봤지 내용을 못봤다. 정확하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고, 굳이 그런 사진 검색해서 볼만큼 여유롭지도 못해서 그랬다. 그런데 오늘 보니 사과하지 말라고 글을 올렸구나. 부랴부랴 무슨 사진인지 봤다. 여자1호는 사진을 올렸던 사람 중 하나다. 얼굴은 나오지 않고 가슴만 나온 사진. 그런데 여자1호는 뭔가 착각하고 있는것 같다. 난 (나꼼수가) 당신한테 사과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나 말고 사과해야 한다고 한 많은 사람들 중 당신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별로 없을거다. 적어도 내 타임라인에 나오는 글들을 보면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당신은 사과받아야 할 사람이 아니니까.

사건의 기본적인 내용만 잠시 적어본다.

우선 첫번째 비키니를 입은 여자가 가슴에 메시지를 적은 사진을 올렸다. 그 사진이 미권스에서 여러 사람들의 입에 회자된 모양이다. 보고 많이들 즐거워했나보다. 그리고 그게 봉주3회 방송에 나왔다. 나온 내용은 "정 전 의원은 현재 성욕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으니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였다. 더 세부적인 내용은 직접 다운받아서 들어보면 된다.
그리고 또 다른 여자들이 가슴이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그 사진을 게시판에서 본 다른 여자들이 이건 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고, 그에 대해 가슴사진에 몰입한 남자들이 "가슴도 없는게", "너 알바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주진우는 트위터에서 사진을 전달하면서 "코피를 조심하라" 이런 글을 썼다고 자랑하듯 전했다.
여자들도 화가 났다. 우린 너희들에게 치어리더같은 존재가 아니다. 우리도 엄연히 시위를 하는 주인공이다. 공지영씨도 이런 모습에 화를 냈다. 사과해라. 지지를 철회하는건 아니지만 분명하게 사과를 요청했다. 진중권에 탁현민까지 사과하는게 맞다고 말한다.

누가 사과를 받아야 하는지, 누가 사과를 해야 하는지 보자.

사과는 모든 여성들이 받아야 하는 것이고, 그 사과를 하는 주체는 게시판에서 키득대며 다른 여성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미권스의 남성들이 일차대상이고, 거기에 동조해서 사진을 마초스럽게 소화해낸 나꼼수팬과 멤버들이 또한 포함된다.

포함되지 않는것은 성인으로 스스로 자신의 수영복 사진, 가슴 사진을 올리신 분들이다. 그분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사진을 올린것이니 그것을 남자들이 성욕 억제제를 복용하면서 어떻게 이용하든 자신의 책임이다. 런닝맨의 [시간을 거스르는자] 주문이라도 외우지 않는 한 한번 인터넷으로 흘러간 사진이 돌아오지는 않을것이고, 그에 대한 스스로의 선택의 결과니 굳이 사과를 요구하지도 않을게다. 그리고 사과를 하라고 말하지도 않을것이다. 여자1호는 사과를 받을 상대가 아니다. 이게 여자1호를 생각없다고 말한 이유다.

여자1호의 잘못은 이거다. 사진을 올린 사람들이 아니라, 성적으로 불편한 대우를 받은 다른 여자들이 받아야 할 사과를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당신이 하나님이라도 된 줄 아나? 사과를 받아야 할 다른 사람들이 있고, 그들에게 사과해야 할 사람들도 있는데 왜 엉뚱한 제3자가 나서서 사과를 하라느니 말라느니 하는가? 내 너의 죄를 사하노라~라고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여자1호는 그냥 사진을 올렸고 그에 대해서 즐기고 그걸로 끝인게다. 사과 해라 마라는 당신의 입에서 나올 소리가 아니다. 여자1호와 여자2호외에 사진을 올린 또 다른 여성분이 있다. 그분은 지금 어떤 기분일지 솔직히 모르겠다. 여자1호처럼 내 사진 내가 내 맘대로 올렸는데 니들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할 수도 있고, 아니면 지나치게 커진 이번 판이 솔직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얼굴까지 공개된 분은 여자1호처럼 단순하지 않다. 얼굴 공개도 안하고 그저 가슴만 떡하니 찍은 사진 올려두고 사과 해라 마라 주문할 입장은 아닌게다. 여자1호.

여자2호, 그쯤 되었으면 이제 뭐가 문제인지 알듯한데 아직도 문제파악이 제대로 안되고 있었나보다. MBC에서 뉴스데스크 팩트체커를 맡고 있다는데 왜 사람들이 MBC뉴스데스크를 안보는지 이해가 갈 정도다.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비키니를 입고 또 하나의 시위자가 되다. 시위를 하려면 내가 뭘 주장하는지는 알아야 한다. 지금 누가 누구에게 잘못을 했고, 누가 누구에게 사과를 해야하는지, 누가 상처를 받았고, 누가 불편해하는지를 알고 시위를 하란말이다! 시간남는다고 비키니입고 사람들 앞에서 수영복 자랑하는게 시위는 아니지 않느냔말이다! 사람들이 비키니녀를 질타하고 있다고 생각했나? 아니다. 대가리가 새인 사람들은 몰라도 정신을 조금이라도 챙긴 사람들은 시위한 여자1호가 문제가 아니라 그 여자1호의 사진을 보면서 주변 여자들에게 너도 사진 올리지~하는 시선과 그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 가슴도 작은게~하는 놀림과 화를 내면 너 알바지~하는 이딴 식의 대응이 문제였던게다. 거기다 나꼼수는 그 사진뒤에 숨었고. 사과할 마음도 없고, 그런식으로 말해두고도 사과하지 않겠다고 말한적 없단다. 그럼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나? 사과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나? 대체 어떻게 표현했는지는 몰라도 그 내용이 정말 사과하지 않겠다고 말한적이 없다는 뜻일까? .... 김총수, 정치할꺼냐? 다음 총선에 정봉주 대신 출마하려고?

디씨정사갤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누가 뭐라 그러지 않는다. 그런데 미권스라면 다르다. 아니 달라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게 다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면 그것도 받아들이겠다. 미권스를 디시정사갤화하는게 좋다면 그래라. 그러면 아무말로 안하겠다. 정봉주를 디시정사갤로 보내라. 거기서 충분히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을게고 거기서 대통령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릴게다. 그게 아니라면.... 다시 생각해라.

여자1호와 여자2호, 너희들의 생각없음은 이번 비키니사진껀을 오히려 확대시켰다는 것이다. 마초들의 보기흉한 그 이상한 논리를 펼치도록 너희들이 막아주었다는 것이다. 사진을 올린것은 좋지만 무슨 자격으로 사과를 해라 하지마라를 결정할수 있나? 너희들이. 너희는 그럴 자격이 없다.

여자들이 반발하자 급기야 미권스 남성 회원의 누드가 나왔다. 이걸로 퉁치자는거냐? 니들도 남자 벗은 몸 봤으니 이제 퉁치자 이건가? 미권스가 디시정사갤에 한발짝 가까와졌다. 이런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미래 한국의 권력이 된다.... 그러면 난 이민간다.

조금 격하게 글을 썼다. 여자1호와 여자2호 때문에 오히려 여성계에서 글을 쓰거나 반박하는게 이상한 모습이 될듯해서 내가 먼저 포문을 연다. 이 글은 여자1호와 여자2호의 사진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 후에 일어난 사건에 대처하는 모습이 하도 한숨짓게 해서 그 생각없음을 지적코자하는 것이니 부디 성희롱이나 여성비하가 아님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기자들도 좀 생각하면서 글을 써라.

나꼼수는 언제까지 숨어있을건데? 그런식으로 시간 지나고 정리되면 나와서 살살거리지 마라. 셀프빅엿 드신것 인정하고, 더 커지기전에, 사실 지금도 충분히 커졌다만, 더 커질수도 있다는 건 알아두고, 지금이라도 당장 나와서 미권스부터 제대로 정리 좀 해라.

5초, "미안하다 씨바 다신 안그럴께" 이말 하기가 그렇게 힘드냐?

니들이 여기까진건 알겠다. 이글은 니들이 바뀔꺼라 생각해서 쓴 글은 사실아니다. 안바뀔거라는 거 알고, 그래서 안바뀔꺼라는 거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싶어서 썼다. 여자들아, 나꼼수가 진보의 대표주자는 아니다. 지금까지 영향력을 크게 발휘한건 맞지만 유일한 진보세력도 아니고(사실 진보세력 자체가 아니다. 꼼수만 밝히려 낄낄댔지, 언제 진보란 뭐다라는 주장이나 내세운적 있나? 그건 나꼼수가 아니잖아), 한국을 살릴 구세주집단도 아니다. 그냥 이상한 놈들끼리 낄낄대며 뒷방에서 녹음한 걸로 그들끼리의 즐거움을 간직하고 싶어하는 마초들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된다. 다시말해서, 신경끄고 살때가 되었다는거다. 그들에게 대단한 걸 원하지 마라. 그냥 있는 그대로 봐라. 안타까울것도 없고, 불편할 것도 없다. 항상 세상엔 이런 놈도 있고 저런 놈도 있으니까.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

P.S.1. 남자로 이런 글을 썼다는것이 조금 우스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여자1호와 여자2호 때문에 여성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대신 어눌한 이 글을 쓴다.

P.S.2. 댓글도 달수 있게 해 두긴 했지만, 왠만하면 이글엔 댓글 달지 말자. 그냥 하고픈말 있으면 @jeliclelim 이리로 트윗보내라.

'Eye > 시사단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미 FTA비준안 폐기 논란  (0) 2012.02.17
서기호판사 근무성적 통계적 입장  (0) 2012.02.10
[칼럼|2012.01.22]  (0) 2012.01.22
나꼼수 실망  (1) 2012.01.16
박원순 서울 시장의 당선을 축하합니다.  (0) 201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