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哀歌)와 애가(愛歌)

2007. 11. 22. 02:15Life

애가라는 검색어를 쳐보니 갑작스레 애가(愛歌)가 나와서 적잖이 놀랐다. 당연히 애가(哀歌)를 기대했건만 오히려 나온 애가(愛歌)를 보고 의외라 여겼던 것이다.

CCM대신 애가(愛歌)라는 말을 사용하겠다는 찬양사역자들의 발표와 그 취지등을 설명하는 글이었다.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CCM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편이다. 누가 들으면 뭐라하지는 않지만 내 귀에 들리게하지 않아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찬양과 CCM을 구별하고, Worship 이나 Praise 와 CCM을 구별하기도 한다. 그정도로 구별이 되는 음악이다. CCM이란 음악장르는 ...

지나치게 경박하고, 지나치게 가벼운, 그래서 내 귀에까지 별로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음악들에 흔히 붙는 수식어는 CCM 이었다. 그래서 CCM 이라는 분류에 들어간 곡들은 가까이 하지 않았다.

반면에 좋아하는 작곡가들은 있다. 특히 한국사람으로 한국적인 곡을 써내는 분들, 그들의 음악은 그들의 영성을 엿보게한다. 단순한 음의 나열이 아닌, 단순한 흥에 겨운 멜로디를 통한 카타르시스가 아닌, 민족성과 역사성 속에서 가슴깊은 곳에서 나조차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하는 음이 있다. 그런 음을 써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음악은 적어도 나에게는 CCM이 아니었다. 그 음은 결코 가볍게 담겨질 소리가 아니었다.

이제 그들이 CCM 이라는 말 대신, 애가(愛歌)라는 말을 사용하고자 한다. 애가(愛歌)에 대해 고형원전도사는 이런 인터뷰를 했다.

-애가 공동체의 정신을 표현하는 ‘애가’라는 단어는 음악 장르로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애가’는 사랑의 노래이자 슬픔의 노래입니다. 하나님과 세상을 향한 사랑의 노래이자 진리 안에 서 있지 않은 세상과 영혼을 향해 부르는 슬픔의 노래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들어온 크리스천 외국곡들을 지칭하는 이름이 CCM이라는 말은 우리의 정서를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외국의 CCM과 우리의 찬양에는 단순한 음악적 차이 이외에 다른 정서의 차이가 있습니다. 애가는 한국 사람에 의해 창작된 것이기 때문에 더 친근하게 생각되어질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열방으로 펼쳐나가는 한국적인 새로운 노래라고 할 수 있죠.”
VIA[크리스챤투데이]

그래, 무언가 다른 그 어떤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다만, 바라기는 애가(愛歌)라는 단어에 묻혀 애가(哀歌)가 잊혀지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애가(哀歌)는 기쁨의 노래가 아니다. 애가(哀歌)는 슬픔을 노래한다. 그 슬픔은 지극히 깊고, 지극히 크다. 그래서 이 슬픔을 겪은 사람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다. 차라리 미치기를 바랄정도로 그 슬픔은 충격적이고 파괴적이다.

애가(哀歌)의 히브리어 원어는 Kinah 다. 이 단어는 앗수르어근 Kin 에서 왔다. Kin 은 초상집에서 울고 애곡을 표현하기 위해 있는 여종, 혹은 울음꾼으로 고용한 특별한 여인을 의미한다. 애가(哀歌)는 죽음을 노래한다. 그 슬픔을 노래한다. 그래서 애가(哀歌)는 항상 가슴속에 저며오는 아픔을 동반한다.

아모스 3장을 읽으며 애가(哀歌)를 부르는 선지자의 마음과 애가(哀歌)를 부르게 할수밖에 없었던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해본다. 사랑의 하나님이기에 그는 가슴 아픈 노래를 부를수 밖에 없었다. 공의의 하나님이기에 그는 자신의 백성의 열중 아홉을 벌할 수 밖에 없었다. 애가는 공의와 사랑을 동시에 가진 하나님이기에 부를 수 있는 가장 가슴아픈 사랑의 노래일 수 밖에 없다.

그 선민의 위치를 망각함으로서 오늘 한국교회의 마음에 이 하나님의 애가(哀歌)를 깊이 간직해야한다. 그는 애가(哀歌)를 부르며 공의와 사랑을 동시에 표출하는 분이시다. 그의 사랑안에, 그리고 그의 공의안에 우리는 들어가야 한다. 구약성경 전체를 통털어 가장 많은 징계를 받은 민족은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선민이 됨으로서 하나님의 보호를 받지만,공의의 하나님을 대면해야 했던 것이다. 그 공의의 하나님에 의해, 그 하나님의 사랑에 의해 불려지는 노래가 바로 애가(哀歌)인 것이다.

애가(哀歌)와 애가(愛歌)
http://jeliclelim.tistory.com/115
JelicleLim (2007.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