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65가지 한국의 것들... -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2008. 7. 12. 00:37서평/[서평] 인문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상세보기
오창익 지음 | 삼인 펴냄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까? 한국의 독특한 풍경에 관한 보고서. 다른 나라에는 없거나 찾아보기 힘든데,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에 관한 인권 운동가의 시각으로 관찰한 보고서로, 오늘날 한국의 정치·사회·문화·종교·법률 등의 각 분야에서 십중팔구는 우리나라에만 있을 법한 65가지의 다양한 모습을 꼬집는다. 재소자의 흡연을 금지하는 교도소, 형사 사건 무죄율 0.18퍼센트를 자랑하는 검

이 책은 한국의 실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적어도 우리가 뻔히 보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많은 것들에 대해 이 책은 다시 한번 재고해 볼것을 말하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던 인터넷 홈페이지 등록에 사용되는 주민들록번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하는 그 번호가 과연 우리의 정체성을 확보해 주는 것인가에 대한 일종의 날카로운 지적이 담겨있다. 간첩을 잡기 위해 시작된 주민등록번호가 이제는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 나라의 한 제도가 되어가고 있고, 이것이 기업의 소비자를 분류하고 엵기위한 일종의 도구화되어가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된 개인신상정보 유출에 관한 여러 사건들만 봐도 정말 주민등록번호라는 것이 개인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금 의문을 가질 때가 되기도 한 것이다.

불우이웃이 된 전직대통령이야기가 있는가하면, 국민들을 적으로 규정한 전의경제도도 등장한다. 대체 대한민국 군인에게 적이 무엇인지 군통치권자를 가르쳐야하지 않을까? 지위와 명함에 기대는 사람들, 외모지상주의의 사회, 술권하는 사회와 대리운전, 필수를 넘어 종교화되어가는 영어교육, 조중동의 자전거와 상품권을 얹어주는 광경이 연출되는가 하면, 조직의 보스같은 회장님이 기업을 경영하고, 노조가 없다는 것을 오히려 자랑하는 분위기의 기업문화를 고발하기도 한다.

책은 65가지의 개별사항들을 나열한다. 정작 그러다보니 개별 사항들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은 불가능하다. 이런점에서 이 책은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병에 대한 대안제시나 깊이 있는 반성까지는 이루어내지 못한다. 다만, 전체적인 숲을 볼수 있게 해주고, 그 속에서 자신이 뛰어들만한 분야를 발견하게 해주기도 한다.

다만 아주 세부적이면서 지엽적인 문제를 하나 든다면 술과 담배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 그렇게 한국사회의 문제거리로 인식될정도의 것인가하는 점이다. 대형교회와 지극히 수구보수화된 교회가 보여주는 부정적인 측면은 틀림없이 한국사회전체로 보아서도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겠지만 정작 술권하는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술과 담배를 금하는 교훈에 있어서는 또다른 이중적 자를 대는 듯 하다. 실제로 여러 교회를 다녀보았고, 많은 목사들과도 이야기를 하지만 술, 담배를 구원의 요인으로 보는 이들은 없고, 가능한 절제하며 끊도록 권고하는 정도일 뿐이었다. 화장실에서도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되어 있는 사회고, 술로 말미암은 문제가 심각한 것이 한국사회임을 아는데, 교회에서 그에 대한 사회, 문화적 계도를 하는 것에 대해서 굳이 지엽적 성경해석(사실 글쓴이는 술과 담배에 관한 지엽적 해석에 매여있었다)만을 고집하는 듯한 이상을 보이는 것이 약간의 실망스러움이었다.

어쨌건 이 책은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조금은 고착화되고 고질적인 병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한번쯤 목차라도 훒어보면서 가볍게 읽어볼만한 책이다.


익숙하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65가지 한국의 것들... -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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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icleLim(2008.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