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와 브라이어 오서의 결별이 왜 문제가 되지?

2010. 8. 25. 10:17Eye


Mar. 27, 2010 - Turin, Italy - epa02095391 South Korea's Yu-Na Kim reacts during the ladies' Free Skating competition at the 2010 World Figure Skating Championships in Turin, Italy, 27 March 2010. Kim won the silver medal.

이건 한미FTA도 아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도 아니고, 한국 자동차 관세 문제도 아니고, 삼성 반도체 덤핑 문제도 아니다. 개인과 개인, 서로간의 이익관계에 따른 적절한 거래에 의해 코치와 선수로 만났고, 이제 서로의 관계가 끝났음을 의미할 뿐이다. 마치 여기에 조직의 의리를 배신한 듯 한 인상을 풍기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연아가 브라이언 오서를 배신한 것도 나아가서 브라이언 오서가 연아를 배신한 것도 아니다. 아사다 마오와의 관계라? 그게 어쨌다고? 누구든 자신에게 더 나은 자리를 찾는 것을 마치 죄인양 떠들어대는 것은 이제는 유치함을 넘어 추접스럽기까지 하다. 더 이상 연아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면, 그래서 아사다 마오를 지도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결정이 지탄받을 이유는 없다.(정말 그렇든 아니든 그건 상관없다는 말이다.) 나아가서 그런 우유부단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고 내가 더 이상 이 사람에게 연연하기 보다는 새로운 코치를 찾고 싶다고 마음 먹고 결별을 선언하는 것도 결코 지탄받을 결정이나 행동은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한국사회는 또 난리를 치는가? 빌어먹은 조직주의의 폐해다. 통장에 29만원밖에 없다고 잡아떼는 전직 대통령과 그 측근의 의리를 미화하는가 하면, 옳고 그름의 문제에 앞서 어디에 속했는지를 먼저 운운하는 이 빌머먹을 조직주의가 애매한 사람의 하자없는 결정에까지 그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그 대가리속에는 어딘가에 속해있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이유조차 의심스러워할 바보들로 가득친 집단, 어쩌면 그 집단에 속해야만 자신의 정체성도 보장받을수 있으리라는 그 막연한 무의식의 공포가 이러한 사태속에 우리를 끌어들이고 있다.

바보 노릇 좀 그만하자. 언제까지 이렇게 몰려다니며 자기의 생각은 전혀 없는 양, 마치 언제라도 히틀러같은 위대한 조국의 통치자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그런 좀비같은 삶을 살려는가. 정신차릴 생각이 없다면 말이라도 줄여라. 왠만하면 이 글보고 댓글 달지도 말아라.

"Would you please stop to tell a lie, B? I know exactly what's going on now and this is what I've DECIDED."

연아가 자기 트위터에 이렇게 썼단다. 그 신문 기사를 보고 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비난을 해댄다. 연아가 지나쳤단다. 연아 엄마가 잘못했단다. 오죽했으면 이런 글을 썼을까 생각하니 어린 연아가 짠하기까지 하다.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연아일게다. 지금 브라이언 코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건 말과 행동 지도하는 손짓과 얼굴 표정에도 드러날테니 말이다. 물론 브라이언은 말할게다. 절대로 그런 말을 한적이 없다. 아사다 마오를 지도하겠다고 결정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건 알아야한다. 사람이 아니라 개나 고양이도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구별할 줄 안다. 말이라는 언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아니라고 발뺌하면 기자야 믿을필요 없으니 그냥 기사로 써대고 글만 많이 팔리면 끝이겠지만 정작 상대자는 그 거짓말을 간파하고도 마음 고생을 하게 된다. DECIDED 를 왜 대문자로 썼을까? 그건 인터넷상에서 강조를 알리는 일반적 표현이다. 브라이언과의 결별은 엄마의 독단적 결정이 아닌 연아의 심사숙고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말이다. 거기까지 이미 상당히 많은 시간과 여러 방법을 통해 브라이언과의 대화가 있었음을 알수 있다. 그걸 모르겠다면 한번 더 살펴봐라. 머리는 미용실가려고 달린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