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마, 똥이야! - 신자유주의 경제하의 경제적 패스트푸드의 역겨움

2008. 4. 10. 13:50서평/[서평] 인문

먹지마 똥이야 상세보기
모건 스펄록 지음 | 친구미디어 펴냄
<슈퍼 사이즈 미> 감독 모건 스펄록의 신랄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패스트푸드 이야기. <슈퍼 사이즈 미>는 감독이 직접 출연해 30일 동안 오로지 맥도널드 햄버거만을 먹고 패스트푸드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적나라하게 보여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감독인 모건 스펄록은 이 책을 통해 영화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했던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 산업의 이면을 더욱 생생하고 신랄하게 비판한

“담배는 숭고하다”는 책에서 리처드 클라인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사악한 스릴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패스트푸드를 끊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지금 패스트푸드점에 앉아서 맛있게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이 나쁜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다만, 그 작은 즐거움을 스릴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누구가 가끔 나쁜 짓을 즐긴다. 문제는 그 나쁜 짓이 얼마나 심각한 나쁜 짓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스릴을 느낀다는 점이다. 그 나쁜 짓이 스릴을 만끽하기에 정도를 넘어선 것임을 알게 되는 순간 거기서 나오는 스릴은 공포와 혐오로 바뀌게 된다. 영화 [슈퍼 사이즈 미]에서 모건 스펄록이 보였던 패스트 푸드의 실체는 더 이상 스릴로 즐거움을 느낄수 있는 한도를 지나쳐 버린다. 그것은 공포와 혐오가 되고 만다. 문제는 이 스릴을 여전히 즐기기 위해 그 영화를 지나치고, 이 책 [먹지마, 똥이야]에서 눈을 돌리고 여전히 맥도널드의 점심 특별 메뉴와 원플러스원 행사에 눈을 고정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쇠고가 가공 공장의 지나칠 정도의 경제적인 운영방식은 우리의 입에 들어가는 쇠고기로 된 맥도널드 햄버거의 핵심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를 보여준다.
1996년 오프라 윈프리는 광우병소를 다룬 프로그램에서 “다시는 버거를 먹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 프로그램의 초대 손님 하워드 리만은 목축업자였으나 이제는 기업들의 고기 생산 방식에 적극적 반대자가 되어 있었다. 그는 “미국에서 매년 수십만 마리의 소가 밤까지도 멀쩡하다가 아침에 보면 죽어 있다. 그리고 그런 소들을 대부분 수거한 뒤 다른 소들의 먹이로 준다. 만일 그 소들 중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한 마리라도 있다면 수천마리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목축업자들은 그를 고소했지만 1998년 판사는 오프라와 리만의 손을 들어주었다.
소들에게 죽은 소를 먹인다! 경제적이지만, 그 결과가 어떠할지에 대해서는 무척 공포스러운 일이다. 죽은 소가 왜 죽었는지 이유는 필요없다. 다만 필요한 것은 그 죽은 소의 모든 것을 꺼내서 사용하는 것이다. 그것을 사람이 먹는 버거속에 넣을 수는 없지만 다른 소의 입에 넣는 것은 허용된다. 결국 그 결과 소를 먹은 소는 다른 소를 죽였던 그 원인을 그대로 지닌채 다시 사육되고, 도축되고 결국 우리가 먹는 버거속에 얌전히 들어있게 된다. 이제 스릴이 사라진다. 공포가 밀려온다. 거기엔 기쁨도, 즐거움도, 스릴도, 재미도 없다. 단지 소를 먹은 소의 공포와 그 먹이가 된 소의 알지 못할 죽음의 공포가 덧붙여질 뿐이다. 햄버가 하나에는 한 마리의 소의 육질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 수백, 수천 마리의 고기가 섞여 있는 것이다!

소의 사료로는 다양한 것들이 사용된다. 죽은 소 뿐만이 아니라 다른 동물들을 갈아서 사료로 만든다. 물론 거기엔 유전자 조작된 곡류들도 당연히 포함된다. 소는 죽은 닭을 먹고 닭은 죽은 소를 먹는다. 생명의 순환? 목축업자들은 동물보호소에서 수백만 마리의 죽은 고양이와 개를 산다. 그리고 그것들을 사료로 만들어 소들에게 먹인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소를 먹는다. 햄버거를 볼 때 기대하시라, 거기엔 며칠 전 거리에서 차에 치어 죽은 고양이의 시체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재미있는 한 가지 일화가 있다. 뉴질랜드의 열세상 저스틴 팔레처는 패스트푸드가 정말 자신을 멍청하게 만드는지를 실험한다. 그 실험의 자세한 내용까지는 소개되지 않아 정밀성을 검증하기는 어렵겠지만 참고는 될 것 같다. 이틀을 계속 정크푸드를 먹은 그 아이는 일기와 수학, 타이핑 시험에서 각각 읽기 능력 50% 감소, 타이핑 속도 50% 감소, 수학문제 푸는 속도 35% 감소의 결과를 보인다. 기분이 흔들리고 초조하고 동작이 굼떠졌다고 말한다.

아직도 맥도널드에 가고 싶은가? 거기 가보면 항상 아이들이 모여있다. 거기서 아이들을 위한 생일잔치를 해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이런 패티가 든 버거를 줄수 있을까? 몰랐다면 어쩔수 없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고서 내 아이들에게 이런 패티가 든 버거를 줄수는 없다.

최근 [애드버타이징 에이지]는 로널드 맥도널드를 20세기 10대 광고 아이콘 중 2위에 올렸다. 1위는? 말보로맨이다.

먹지마, 똥이야! - 신자유주의 경제하의 경제적 패스트푸드의 역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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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icleLim(2008.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