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허브 코헨, 협상의 법칙 I - 협상이란 무엇인가?

2009. 11. 6. 14:51서평/[서평] 인문

1. 협상은 당신에게 무엇인가를 원하는 상대로부터 당신에 대한 호의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얻어 내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두가지다. 하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고, 또 다른 잊기 쉬운 하나는 나에 대한 호의까지 이끌어내야 진짜 제대로 된 협상이라는 것이다. 종종 우리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를 철저하게 파괴시킨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있지만 그 다음, 나는 또 다른 이들로부터 같은 곤란을 당하게 될 것이다. 제로섬게임이 아닌 윈-윈의 게임이 될수 있는 협상, 그래서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이겼다는 것이 아니라 나와 너 모두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의 법칙 1 상세보기
허브 코헨 지음 | 청년정신 펴냄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밀접하게 개입한 협상의 왕 허브 코헨 이 지난 40여...를 일반인들도 읽기 쉽게 가르쳐준 안내서. 협상의 중요성, 그리고 그 대상과 협상요소 등 전반적인 협상에 대한 모든것을 다루었다.


2. 정보-시간-힘, 이 세가지는 협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얼마나 상대방에 대한 혹은 일이나 물건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시간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누가 주도하는지 이 세가지는 협상의 테이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이런 줄다리기는 일종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번 보고 다시는 안볼 사람이라면 몰라도 같은 동네에 사는 가게의 주인에게 이런 줄다리기를 잘못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곤란을 만날 수 있다. 눈앞의 이익에 정작 중요한 미래가치를 포기하지 마라.

3. 가격표는 하나님이 프린터로 찍어놓은 신성한 것이 아니다.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인쇄된 것에 대한 과도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에 있다"고 누군가 말해도 마치 그 말을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인듯이 착각하고 받아들이곤 한다. 인쇄된 문구, 서류, 책 들은 과도한 권위를 가지고 그 권위를 휘두른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기에 어떤 오류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그 진리를 발견하기에 부족한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자책하면서 그것을 숨기려고만 한다.
책을 읽는 사람들의 경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책에 진리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정말 형편없는 책을 읽으면서도 거기서 가치를 찾지 못하는 것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를 비하하기도 한다. 아닐수도 있다. 정말 그 책은 어떤 돈 많은 졸부가 자기도 책을 내 보겠다며 돈으로 만들 책일 수도 있다. 그 책을 자기 기업체의 직원들에게 나눠주며 강제로 읽게 한 것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런 책을 읽으면서 왜 내 마음에 이 책이 다가오지 않을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 책은 원래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화점이 정찰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협상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얼마든지 상황과 시간에 따라 가능한 것이 백화점에서의 가격 협상이기도 하다. 물론 책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필자는 백화점을 선호하지 않을 뿐더러 동일 제품의 저렴한 가격의 물건이 있는 곳을 발견하는 것이 훨씬 더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자신한다. 그래서 백화점의 물건을 사지는 않지만 얼마든지 그것도 가격협상을 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그 사람들 역시 대단한 장사꾼이니 결코 호락호락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4. 상대의 술책을 알아보게 된다면 상대의 손에 든 패를 보고 카드게임을 하는 셈이다.

포커를 할때 중요한 것은 내 손에 든 패를 상대에게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내가 무슨 카드를 들고 있는지 상대가 안다면 나는 그 게임을 이길 수 없다. 내 패를 모르게 하면서 상대의 패를 아는 것, 그것이 카드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방법이다.
협상의 테이블에서 상대의 술책을 미연에 알수 있다면 그 술책을 더 이상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 된다. 일본인들이 썼던 협상의 방법과 소련인들이 썼던 방식은 달랐다. 또 다른 사람들은 또 다른 그들의 방식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을 알고 있다면 거기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5. 허락을 구하기 보다는 용서를 구하는 게 더 쉬울 때가 종종 있다.

허브 코헨은 세상의 8할이 협상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우리는 협상을 통해 무엇이든지 얻을 수 있고 세계도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어쩔수 없는 2할을 운명으로 받아들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바꿀수 있는 8할에 촛점을 두고 그것으로 상황을 타개하는 것, 그것은 충분히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방식이다. 때로는 그래서 먼저 행동이 나서야 할 때도 있다. 때로는 허락을 구하기 위해 기다리다 일을 포기하기보다는 나중에 용서를 구하는 것이 훨씬 나은 것이 될수도 있다.

* 총평

책은 흥미진진한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 순식간에 첫장에서 끝장까지 읽을 수 있다. 평생을 협상가로 산 저자의 직접 경험이 가정과 직장과 국가간 협상테이블의 일들을 재미나게 읽어준다. 내가 언제 이런 협상을 하게 될까? 이런 협상과 내가 과연 어떤 관계라도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집의 냉장고를 하나 사는 곳에서부터 아이들과의 관계의 문제에 있어서도 그 모든 것은 협상을 할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고, 적어도 그만큼 협상이라는 것의 가치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마음에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