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2007. 9. 22. 14:45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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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라는 곡을 처음 들었다. 듣고 나서 한번 찾아보니 2004년도에 발표된 곡이다. 왜 몰랐을까? 그만큼 이 곡을 대중적인 곡이 아니었던 걸까? 아니면 내가 그걸 모를정도로 무신경했던 걸까? 어쨌건 이 곡을 새로 듣게 된 것이 좋았다.

http://blog.daum.net/jeliclelim/183906

가사를 잠간 살펴보면 실연당한 여인네의 방정맞은 신세타령이다. ^^;

그 흔한 사랑타령의 한 부분이다. 사랑타령이라함은 아무래도 몇가지 기본 내용을 반복하게 된다.


1. 죽을 만큼 사랑한다

2. 너 내가 있는데 바람을 피우다니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다!!

3. 사랑하지만 난 널 떠난다. (사랑한다는 말 안하면 차라리 낫겠지만...)

4. 니가 떠나서 너무 아프다.


이 중 아무래도 1, 3번과 4번이 절대적인 양의 차지한다. 대중 가요속 사랑타령은 눈물과 이별이라는 단어를 빼고 나면 별로 남는 게 없을게다. 그런데 최근들어 가요속 사랑타령이 2번의 내용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재미있는 현상이다. 아마도 가요는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여 만들어지다보니 이런 수요에 맞는 공급적 가사와 리듬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리라.


하지만 아직도 어느 정도의 나이가 있는 세대는 눈물과 이별에 담긴 정서에 더 깊이 잠기기 원하나보다. 우연히 듣게 된 이 노래의 방정맞은 신세타령의 곡조가 마음에 와 닿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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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 이소라 / 작곡 이승환 / 노래 이소라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것 같아 이미 그친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것 같아 다 알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뤄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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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가사가 시적이다보니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것 같아 이미 그친것 같아


분다. 불어온다. 눈물을 쏟는다. 그 눈물을 하늘이 대신해서 뿌리는 것 같다.

눈물을 쏟다보니 이미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수 없게 된, 모습, 오히려 비를 뿌려주는 하늘이 고마운 모습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똑같은 세상, 여전히 흐르는 시간, 그 속에 홀로 남겨진 나...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것 같아 다 알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지난날을 돌아보니, 그는 나와 달랐다. 내게 소중한 시간, 잠못 드는 시간이었지만, 그에겐 그렇지 않은 일상의 시간이었나보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그대는 내가 아니다. 나와 그는 다르다. 그래서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의 기억이 두 사람에게 다른 추억으로 기록된다. 한 사람에게 빗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시간으로, 또 다른 사람에게 그저 일상중 비오는 평상의 날로 기억될 것이기에...


이 지지리 궁상맞은 노래를 들으며, 마음에 들어서 다음의 배경음악으로 사서 여기 붙여놓는다. ^^

http://blog.daum.net/jeliclelim/18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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