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명령, 시사IN 은 그 팬텀의 환각에 취할 것인가?

2010. 8. 31. 16:28Eye




시사인에서 문성근이 참여한 국민의 명령에 대한 기사를 냈다. 며칠전 우연히 그 사이트에 대해 알게되어 직접 그 사이트에 찾아가서 내용을 보고 이후에 몇몇글을 보았다. 그리고 그 위험성과 비현실성에 대해 글을 써 보았다. 이 글은 며칠전 쓴 글을 사용했다. 약간의 편집과 필요한 내용을 수정했으나 이전 기사와 큰 차이는 없다.


시사IN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8301
국민의 명령 : http://powertothepeople.kr
이전에 쓴 글 : 2010/08/27 - 국민의 명령? 정신 차리자!!!

여기서 말하는 국민의 명령은 2012명의 명령이다. 그만큼만 동의하면 어쨌건 일을 내겠다는 뜻이었다. 그 숫자는 넘었고 그래서 "국민의 명령"은 발동되었다. 내용은 야권단일정당을 만들라는 소리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에 그만큼 몰렸으니 이제 야당을 거대하게 키워보겠다는 뜻이다. 적어도 선거때마다 불거지는 야권단일화를 못해 벌어지는 억울한(?)패배를 없애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하지만 이 명령은 바보같은 명령이다. 아니, 바보에게나 통할 명령이다.
물량주의로 밀어붙이는 한나라당과 같은 동일선에 서 보겠다는 어이없는 생각이다. 이건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을 모아서 빌게이츠와 포커게임이라도 해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얼마나 많은 실탄을 가지느냐로 결정되는 게임을 만들어두고 그 게임에 아무리 모아도 상대에게 택도 없을 총알을 만들어 대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하다하다 방법이 하나도 없다면 그때는 계란으로 바위라도 쳐야할게다. 하지만 무턱대고 계란을 들고 바위로 돌진하는 것은 바보가 아니면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 경우에나 가능하다. 야권 단일 정당을 만들겠다고? 지금 있는 모든 야당의 행태가 맘에 안드니 판을 뒤엎고 새로 짜보겠다고? 그건 가능하냐의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현 상황에서 옳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야당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정책적인 면에서 다른 것이 무엇이 있는가? 사실 민주당의 노선과 한나라당의 노선을 구별한다는 것은 무의미하기까지하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 FTA, 해외파병, 국민의료보험 등과 같은 큰 안건에 관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노선은 무엇이 다를까? 또 한편으로 민주당과 진보정당들간의 간격은 어떨까? 어쩌면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간격보다, 민주당과 진보신당이, 민주당과 민노당이 훨씬 멀게다. 이런점에서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을 두고 무턱대고 단일정당을 만들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뇌구조는 지극히 단순하거나 아니면 순진한게다. 이건 무장을 할것도 없고, 한 목소리를 낼 것도 없다. 단일정당? 차라리 히틀러총통을 불러들여라. 한나라당을 뒤엎고 한민족의 부흥을 꿈꾸는 새로운 거대정당, 국민의 열렬한 지지를 얻는 그런 정당... 이게 파시즘의 전초단계가 아니면 대체 뭔가? 파시즘적 부흥을 꿈꾸는 건가?

물론 여당이 잘못할 때 그것을 제지할 야당의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야당들의 단일화를 통해 이루어져야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야당의 단일화는 여당의 단결을 끌어낼 수 밖에 없다. 여기서 패한다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것이다. 물량공세를 치르는 힘의 대결은 결국 최후의 승자 하나만을 남긴다. 둘이 아니다. 하나다. 더 이상 단결된 야당이 아니라 단 하나의 당만이 존재하게 된다는 말이다.

결국 바른 소리를 내려는 소수의 의견은 더욱 묵살되어질게고, 거대 집단의 집단이익에 걸맞는 정책과 실천요강들만 들끓는 어이없는 형국을 만들어내고 말 것이다. 지금도 그런데 말이다.

중요한 것은 한 당에 속했어도, 그 당에서 잘못된 정책들이 말해질때 그것에 저항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를 지켜주는 것은 국민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국민들은 똑똑해져야한다.

집단에 속해서 집단 우두머리의 어이없는 결정에 한마디 항변도 못하고 그저 묵묵히 예스맨만 만들어내는 그 구조를 용납하고, 오히려 그런 구조를 가져와서 그것이 대안인양 착각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걸음 뒤로 물러서게 할 뿐이다. 아니라고? 국민의 명령을 실행할 것이라고? 멍청한거냐 순진한거냐? 국민이 한가지 소리를 낸적이 지금까지 한번이라도 있었던줄 아느냐? 이것은 대안이 아니다. 그릇된 선택이고, 당장에 달고 맛있는 열매를 맛볼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이뤄온 그 작은 탑을 기반부터 무너뜨릴 뿐이다. 탑을 쌓는데 시간이 걸리지 무너뜨리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국민의 명령, 시사IN 은 그 팬텀의 환각에 취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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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icleLim (2010.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