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에 나오는 4인을 통해 보는 우리들의 자화상

2013. 1. 12. 21:41영상/영화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면 몇명의 인물들이 자주 눈에 띤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장발장과 자베르가 프로타고니스트와 안타고니스트로 나온다. 그리고 다른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많은 사람들을 하나의 특징으로 이름지은 것, 그것이 바로 Les Miserables, 불행한 사람들이다.



1. 외골수의 길을 걸어온 정통보수주의자 자베르


자베르는 어린 시절 그다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두운 곳에서 자라왔다. 거기서 보고 들은 것은 결코 아름답지도 본받을 만하지도 않았다. 그러기에 자베르는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기보다 더 나은 내일을 보며 살기로 작정한다. 그는 빵 한조각을 훔친 것도 결코 타협할 수 없는 범죄이기에 그에 대해서 끝까지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또 죄인은 결국 죄인일 수 밖에 없기에 한번 죄에 빠진 인간은 결코 그 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가 장발장을 쫓은 것은 그 죄가 커서가 아니라 장발장이 죄인이고, 또 다시 죄를 지을것이 분명하니 차라리 미리 죄의 싹을 자르겠다는 그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런 자베르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가난한 사람이라고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다. 가난한 사람이 올바른 사람이 아니다. 단지 가난하기에 조직적인 폭력을 구성할 힘이 없고, 가난하기에 폭력을 행사할 기운이 없어서 나쁜짓을 제대로 할 기회가 없을 뿐이다. 물론 모든 가난한 사람을 다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돈이 없다는 이유가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베르는 어린 시절 이러한 사람들 속에서 자랐다. 그래서 자베르는 인간은 변하지 않고, 작은 죄를 지은이가 더 큰죄를 짓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차라리 작은 도둑일때 더 이상 도둑질을 할 수 없게 엄한 처벌과 격리를 하는 것이 사회 전체를 위해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베르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나도 자베르와 그리 다르지 않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나는 상당히 강하고 가지고 있다. 사람이 변한다는 것은 성경에 나오는 요단강이 갈라지고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과 비교해 절대로 작지 않다. 오히려 요단강이 갈라지는 것보다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 것이 더 큰 기적이라고 아직도 굳게 믿고 있다.



2. 사기꾼 테나르디에


테나르디에, 그는 전체의 플롯속에서 장발장과 자베르가 프로타고니스트와 안타고니스트로 맞설때 그 사이에서 안타고니스트의 편견을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자베르가 만났던 사람들은 모두 테나르디에와 같았다. 기회주의자, 약자엔 강하고 강자에 약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상대의 것을 굶주린 하이에나와 같이 달려들어 빼앗아버리는 그런 존재가 바로 민중이고 그 민중들로 구성된 천한 집단은 지켜줄 가치가 전혀 없는 그런 곳이었다. 민중, 혹은 다수의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지성등을 논할때 그 안에 테나르디에가 있고, 그 테나르디에는 결코 소수가 아님을 인정해야만 한다. 테나르디에의 삶의 방식을 어떤면에서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는 결국 자신과 타인을 파괴한다. 유리에 있는 가느다른 실금, 언뜻 보아서는 별 문제가 없을 듯 싶지만 결국 어떤 압력이 가해질때 깨어지는 것은 다른 튼튼한 부분이 아니라 가느다른 금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테나르디에는 작금의 한국교회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모든것을 버리고 하늘을 바라보는 성직자처럼 말하지만 결국 땅에 속한 배금주의에 물들어 있는 사람들, 그게 테나르디를 바라보며 한국교회가 연상되는 이유기도 하다. 땅에 발을 붙이고 하늘을 염원해야 할 사람이 하늘의 옷을 뒤집어쓰고 진탕속에서 살아간다. 수정교회가 팔리고, 영웅처럼 여겨지던 전목사의 죄악이 드러났지만 아직도 교단총회는 어깨들이 주름잡고 가스총을 든 목사가 호령을 한다. 차라리 먹고살기위해 도둑질을 하는 테나르디에의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이기까지 할 정도다.



나머지는 다음번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