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 심슨의 성장

2007. 10. 2. 12:12Life

심슨 가족의 재미있는 이야기

가끔 심슨을 본다. 심슨은 우리 시대의 한 가정을 대변한다. 동시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에서, 문학에서, 이벤트와 좋은 대담가의 구술에서 나올 수 있는 좋은 플롯들이 여기에 들어있다. 가끔 심슨을 보면 우리나라 영화 감독들이 심슨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해 본다면 좋은 영감을 얻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최근 한국 영화 디워를 보고 실망한 이들에게는 심슨의 내러티비가 매우 좋은 기분전환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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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는 공부하고는 담을 쌓은 녀석이다. 이런 녀석이기에 독후감 발표 석상에서 책의 표지에 나온 선장의 안대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책 소개를 마친다. 하긴 가끔 보면 글을 읽지 않고 비난을 하는 어른들도 즐비한 시점에 아이의 그런 모습이 별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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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다음 단계다. 너무나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기에 바트는 일년 유급이 유력시 된다. 바트를 둘러싼 이들은 바트의 유급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바트는 여기서 일생의 위기 의식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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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친구를 통해 공부를 배워보기도 하고, 여러 방법을 모색해 보지만 결국 마지막 졸업 시험 전날까지 바트는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했다. 이제 밤이 지나면 시험이 있고, 바트는 일년 유급을 하게 된다. 그날 저녁 바트는 잠자리에 들기전 기도를 한다. "제발 공부할 시간을 하루만 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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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는 바트의 여동생이다. 리사는 바트와 달리 공부도 잘 하면서 악기도 다루고 환경문제까지 열심인 캐릭터다. 바트는 아버지 호머 심슨의 축소형이라면 리사는 어머니 마지 심슨의 축소형같다. 리사는 기도하는 바트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한다. "기도는 악당의 마지막 은신처지"

시간이 날때 공부를 하지 않고 기도에 매달리는 것은 리사의 입장에서는 악당이나 할만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이런 기도를 듣는 하나님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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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다. 바트의 기도가 들렸나보다. 다음날 스프링필드에는 엄청난 눈으로 인해 모든 학교가 휴교령을 내린다. 자동적으로 바트의 진급시험은 하루 연기된다. 창을 보며 바트는 눈으로 덮인 세상속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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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썰매를 끌고 가는 바트의 앞에 리사가 막아선다. "기도하는 대로 되었구나... 신은 엄마 아빠의 힘을 합친 것보다 더 힘이 센가보다" 리사의 말을 듣고 바트는 "기적을 빌었는데 이루어졌으니 공부해야겠군"이라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보면 바트는 자신이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바트는 졸업시험에 합격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는 대신 하루 더 준비할 시간을 기도했다. 어찌보면 기도를 들어주는 입장에서는 바트를 위해 스프링필드 전체에 눈을 내리는 대신 연필 굴리기 확률적 분포에 적당한 요행이라는 처방을 내리는 것이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트는 "시간"을 구했고, 그 기도는 "응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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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바트는 D- 로 진급을 승인받는다. 그리고 심슨 가족의 이런 바트의 D- 성적이 기록된 답안지를 냉장고 전면에 붙여둔다. 바트의 D- 는 단순한 성적이 아닌 그의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성적보다 더 큰 의의가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플롯과 반전의 드라마

심슨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내용의 탁월함과 함께 스토리 텔링의 절묘함에 항상 긴장하게 된다. 아이들이 볼 것 같은 만화속에 어떻게 이런 플롯을 심어 두었는지 감탄하게 된다. 한국에서 만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유치한 것이 되어버렸고, 아무 내용없는 쓰레기 같은 누드와 포르노같은 영상물들이 [성인용]이라는 타이틀을 부여잡고 있다. 언제부터 영화나 영상물에 붙은 [성인], [19] 같은 타이틀은 "벗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이라는 뜻이 되어가고 있다. 대체 대한 민국 어른 들은 벗는 모습 보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대가리에 총 맞은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밖에 안되는 건가?

심슨 안에는 플롯이 있다. 내러티브가 있다. 절묘한 스토리 텔링이 있다. 각 인물들은 고유하면서도 개성적인 특징이 있고, 그들은 상호 연계하며 어떤 일들에 부딛혀 그 일들을 풀어나간다. 때로는 예상되는 길로, 때로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방향으로, 하지만 그 반전까지도 절묘하다. 스토리와 개성은 상호 충돌하는 듯 하면서도 절묘하게 균형을 잃지 않는다.

바트는 자신의 모습이 좋다. 굳이 범생이 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세계를 꿋꿋이 지켜간다. 재미있는 아이고, 반항적인 아이다. 스스로 머리가 나쁘다고 인정하면서 그것으로 열등감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난관이 닥쳤다. 4학년을 다시 다녀야 한다는 말에 친구들과 떨어진다는 것보다 무서운 꿈을 꾼다. 자기 아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는 상상을 한다. 꼬부랑 할머니가 된 선생님에게 어른이 되서도 여전히 반항적인 자신의 모습과 그런 자기를 도우려는 아들의 모습을 그리며 바트는 진급시험에 어떻게든 패스를 하겠다며 다짐을 한다.

하지만 한번도 공부를 해본적이 없는 바트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을리 없다. 바트는 공부를 잘하지만 왕따인 한 친구를 발견한다. 그의 왕따를 해결해 주는 대신 자신의 공부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한다. 잘 되어 가는 것 같다. 그 범생 친구는 바트의 공부환경을 조성해 준다. 바트는 범생친구와 함께 재미있는 그들만의 리그를 벌인다. 점점 친구는 왕따에서 벗어나 그룹을 이끄는 위치까지 간다. 이제 그 친구는 더 이상 공부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바트를 도와야 한다는 것 까지도 잃어버렸다. 바트는 다시 혼자가 된다.

다음날 진급 시험이 있다. 바트는 기도한다. 제발 하루만 더 공부할 시간을 달라고,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리사는 연민을 느끼지만 바트의 기도에 대해 [악당의 은신처]라는 쓴 평론을 남긴다.
다음날, 이게 왠일인가? 갑자기 스프링필드는 큰 눈이 온다. 모든 학교는 휴교를 하게 되고 바트는 하루의 시간을 벌게 된다. 그때 창 넘어로 들어오는 광경은 큰 유혹이다. 바트가 지금까지 이런 상황에서 밖에 뛰처나가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래서 썰매를 들고 뛰어 나가다 리사와 마주친다. "기도하는 대로 되었구나... 신은 엄마 아빠의 힘을 합친 것보다 더 힘이 센가보다" 리사의 말을 들은 바트는 생각을 고친다. "기적을 빌었는데 이루어졌으니 공부해야겠군"이라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쉽지 않은 선택, 결단, 하지만 고생을 하고 다음날 시험을 본 결과 바트는 59점으로 낙제를 한다. 낙제 후 울음을 터트리는 바트를 보고 에드나는 놀란다. 항상 낙제를 하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바트가 낙제 했다고 울다니, 하지만 바트는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최선을 다했음으도 불구하고 나온 59점으로 바트는 울음을 터트린다. 울며 "1754년 워싱턴이 항복할 때의 기분을 알것같다"는 바트의 말에 에드나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응용까지 한 것에 추가점을 주어 간신히 D- 라는 점수로 합격점을 준다. 합격한 것에 감격한 바트는 에드나에게 감사의 키스를 하고 뛰처나가며 사람들에게 기쁨의 소식을 전한다.

"I Passed", "I Passed", "I Passed", "I Passed", "I Passed", ...

갑자기 자신이 너무 기뻐서 에드나에게 키스한 것이 떠오른다.

"I kissed the teacher ..."

역시 바트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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