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세상, 허튼소리, 누구유?

2008. 2. 3. 00:56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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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를 보다가 또 새삼스러운 역겨움이 올라왔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대형교회들에 대해서는 거부감과 함께 왠만하면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심리적 거리감이 있다. 그래서 별로 그쪽 소식에 귀를 닫고 사는 편이기도 하다. 들어봐야 별로 영양가 있는 소식을 들을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반에 나왔듯이 금니사건에 대해서 뭔가 할 말이 있나보다 주의를 기울였건만 결국 금니사건은 어떻게 되었다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자신들 하고 싶은 말만 하다 끝냈다. ....

내용이야 별 것이 없으니 필요하면 엠비시 홈페이지가서 뉴스후 프로그램 재방송으로 보면 될 게고...

언론이야 워낙에 자신들 구미에 맞는 것만 골라가며 편식하기에 바쁜 종족들이니 그들의 편집력의 뛰어남과 이해득실에 관련된 사안에 대한 취사선택의 탁월함에 혀를 두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방송이었다. ... 아마도 조만간 뉴스후도 여타 타 방송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에 실패, 문을 닫을 것이 보여지는 방송이었다.

삼성 비자금 문제가 처음 터질때 그들은 뭘 했던가? 황박사 줄기세포때는? 아프간 피랍사건때는? 언제든 그들의 관심은 "자신들의 두둑한 주머니를 채워줄 주인님의 눈밖에 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었는가? 그래서인지 왠지 그들의 대형교회에 대한 지적마저 날카로움대신 그 야심섟인 편집과 편견의 사각지대를 확장시키는 IT의 기술성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대형교회의 헛된 성전건축을 향한 몸부림을 밤새워 토로하며 그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이야기해본 경험이 있는 나에게조차 이 프로그램은 가식 덩어리에 단지 시청자의 구미에 맞는 먹이를 던져주는 것 이상이 아님을 느꼈다며 또 다른 사람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어떤 의미였을까? 아마도 많은 이들은 던져준 먹이를 대단한 것인양 자랑하며 한동안 떠들 것이고, 또 다른 이들은 분개하며 MBC 앞에서 농성을 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 농성은 차기 프로그램을 향한 좋은 미끼가 될 게다.

전주 안디옥 교회, 내가 무척 좋아하는 교회고 그 교회에 직접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의 인연이 있다. 깡통교회, 세상을 위한 교회, 고생을 하면서도 오히려 자랑스럽게 고생을 하는 교회, 그런데 말이다... 만약 이 필름을 미리 안디옥교회 교인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의 반응을 볼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다른 교회들의 잘못과 안디옥 교회의 선행이 교차되니 안디옥교회 교인들이 좋아했을까? 아니게다... 그리고 한가지 더 ... 안디옥 교회에서는 십일조가 없을까? 안디옥교회에서 건축한 복지관은 하늘에서 떨어진 돈으로 만들었을까? 그 복지관 건축을 위한 건축헌금은 없었을까? 건축헌금, 선교헌금, 이런 다양한 헌금이 잘못이라는 건가? 그럼 이런 헌금을 가지고 지은 복지관도 잘못된 걸로 보도해야하지 않나? 가난한 교회 성도들 돈을 쥐어짜듯 뽑아내서 별 상관도 없는 지역 주민들 좋은일 시켜주고 있지 않나? 게다가 왜 장애인들을 취직시키고 그들에게 교회에서 만든 카페에서 일을 시키는가? 그들 월급이 충분히 나올까? 유지비에 저렴한 가격을 고려하면 정작 헌금이 그 일하는 장애인들에게 지불되는 건 아닐까? 피땀흘려 번 돈, 선교헌금, 구제헌금, 기타 다양한 헌금으로 낸 돈이 정작 예배하는 당사자들에게는 편안한 예배공간도 마련하지 못하게 한 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현실은 왜 고발하지 않나? 그걸 문제삼는 이들은 하나도 없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여러 헌금내고 좋은 예배당에서 편하게 예배보겠다는 사람이 잘못한 것은? 편한 예배당 만든 게 잘못인가? 그렇다면 MBC 스튜디오도 안디옥교회 본 받아서 여름에 선풍기로 한번 버텨보는건 어떨까? 남는 돈 태안주민들에게 희사하고 말이다....

결국 건축헌금이 있었지만, 그 사용처가 "내"가 보기에 마음에 드느냐 들지 않느냐를 가지고 "나"의 자를 사용한 심판을 뉴스후가 한 것이 아닌가?

한편으로 다시 생각해보자. 주민들을 위한 복지관을 지었다면 그건 종교건물이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별도의 세금을 내고 혹은 법인을 만들어서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교회가 자기 건물 짓는 거야 종교행위를 위한 공간과 건물이니 종교법에 따라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지만, 교회가 지역 주민을 위한 복지관을 짓는 것은 종교의 일반적인 기능을 벗어난 일이 아닌가?

왜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느냐고? 왜냐하면 그놈의 법 타령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는 "법"이 아니라 자기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지극히 이기적인 "마음"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안디옥교회를 좋아한다. 오히려 다른 건물만 큰 대형교회들은 비판한다. 하지만 뉴스후에서 말하는 것 때문은 아니다. 적어도 교회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나의 교회관이나 교회의 정체성이 정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럴거면 그들이 교회를 정의하고, 교회 헌금을 계수하고, 교회 목사를 선발해라. 못할게다. 왜인줄 아나? 그들은 교회에 출석할 다수에 의해 선별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본다면 외부에 있는 이들이 가타부타할 문제는 아니었다. 굳이 해야 할 말이 있다면 종교인의 세금이 필요한가? 혹은 그 경우 어느정도의 이해득실이 발생하는가? 등의 문제 였다. 납득하기 힘든 여러가지 현상들을 모아두고 "의심"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대중을 현혹하려는 자세는 이미 뉴스후의 정체성이 어떠함을 드러내는데 충분했다.

방송사의 이해득실에 관련된 선택적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비판이야 워낙에 많이 했었으니 여기서까지 그걸로 또 다시 화면을 채울 마음은 없다. 나름대로 머리 썼다고 자부하는 편집의 미학이야 나만큼 머리 나쁜 사람에게도 보이는 정도니 굳이 더 언급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저 한쪽에선 기름칠하고, 한쪽에서 기름벗겨내는 이 허튼 세상에 사는 이의 암울하지만 어쩔수 없는 현실이려니 쳐야지. 다만 기분나쁜 것은 그것을 미끼로 화면에 담아 자신들의 주머니는 두둑하게 챙기려는 약삭빠른 하이에나같은 집단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관여할까 하는 것이다.

허튼세상에 허튼소리야 당연히 듣는 것이겠지만, 내 입에서만큼이라도 이 허튼소리가 더 이상 전해지지 않도록 노력해볼까?


허튼세상, 허튼소리, 누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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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icleLim(20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