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No Kid>

2008. 4. 15. 18:01서평/[서평] 인문

두 아이를 가진 아빠로 내 아이들을 바라본다.

최근에 둘째 아이가 장중첩으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갑작스레 아이는 토하고 얼굴 색이 변하며 울어대기 시작했다.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가 거기서 장중첩의 가능성이 있으니 대학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듣고 고대병원 응급실로 택시를 타고 갔다. 사실 이 모든 일은 아빠가 해야 하는 일이었으나 아빠는 집에 없었던 관계로 엄마가 조바심내며 이 모든 일을 감당했다.

아이는 다행스럽게도 수술 하지 않고 회복이 되었다. 수술 직전까지 갔었다가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얼마나 감사했던지... 이제 10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는 그 작은 혈관을 찾지 못해 여러번 주사 바늘을 찔렀다 뺐다를 반복해야 했다. 이제 낯선 사람이 오면 자신을 괴롭히려 하는 줄 알고 경계를 하고 아빠와 엄마만을 찾는다.

아이들로 인해 희생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예전처럼 밤늦게까지 영화를 볼수도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마루와 거실, 방을 장식할 수 없다. 그랬다가는 틀림없이 하루가 못가서 깨지거나 누군가가 다치게 되기 때문이다. 공간과 시간은 희생되고, 삶은 제한된다. 틀림없이 그렇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내가 성인이 되었다는 증거가 아닌가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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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프랜즈라는 미국드라마에서 봤던 한 장면이 생각난다. 레이첼은 고등학교때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날 저녁 데이트를 신청받고 기뻐하며 데이트 자리에 나간 레이첼은 고등학교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한 남자를 보게 된다. 어린 시절 그것은 멋있고, 대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레이첼의 눈에는 자신의 앞에서 까불고 있는 한 철없는 고등학생의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 그래서 새로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는 것은 이제 진정한 성인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남자 여자가 벌거벗고 다니는 포르노 테잎을 마음대로 볼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이제 어린 시절에 멋있어 보이던 것이 철없는 것으로 보여지기 시작하고, 새로운 삶의 자리에 서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녁시간, 혼자서 즐기던 시간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아들은 내게 다가와 자신의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내가 원하는 책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책을 읽는 것, 같은 책을 수없이 반복하며 읽는 것, 때로는 그 유치한 글을 읽으며 연극까지 해야 하는 것, 그것은 단순히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두 아이의 아빠인 나에게 그 일은 신성한 일이며, 누구에게도 대신 맡길 수 없는 나만의 고유한 일인 것이다.

물론 이 일은 누군가에서 억지로 강요할 수 없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누군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No Kid> 라는 책을 썼다고 그에게 나와 다른 것에 대해 비난을 할 수는 없을 게다. 하지만 나는 그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으며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없음은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나중에 내 아이들이 나에게 물을 것이다. "아빠, 우리 때문에 힘들었어요?"
그때 나는 이런 대답을 할 것 같다. "아니, 너희 때문에 더 신이났어!"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No <No Kid> !!
노 키드(NO KID):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하는 40가지 이유(NO KID) 상세보기
코린느 마이어 지음 | 이미지박스 펴냄
<노 키드(NO KID)>는 "아이를 낳으면 행복할까"라는 냉소적인 질문을 던지는 에세이다.「뉴욕타임스」에서 '프랑스 사회에 반대하는 히로인'으로 소개된 바 있는 심리학자 코린느 마이어의 대답은 "아니오"이다. 오히려 아이로부터 자유로우면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아이가 있어 행복하다'는 기존의 생각을 뒤엎는다. 출산과 양육을 통해 무엇을 얻고 잃을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P.S. 레이첼을 모니카로 수정해 주세요. ^^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