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를 직접 만들어 마시다.

2008. 10. 11. 03:43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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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서유럽(크로아티아)과 터어키 지역을 잠시 여행할 때 주로 이용했던 메뉴가 식사로는 피자와 콜라, 그리고 종종 커피를 마시며 돌아다녔다. 커피는 가장 저렴한 것을 마셨고, 그러다보니 에스프레소를 자주 마시게 되었다. 사실 커피 맛을 음미해서 마셨다기 보다는 물을 마시며 잠시 쉬어가기 위한 한 방안이었다.

그때 마셨던 에스프레소는 무척이나 진했다. 작은 잔의 바닥에는 진하고 걸죽한 앙금이 꽤나 남아있었다. 그래서 커피를 끝까지 마시는 것은 불가능했다. 적당한 선에서 2/3 정도 혹은 3/4 정도를 마시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충분한 진한 커피였다. 그렇게 진했으면서도 쓴 맛이 강하지는 않았다.

한국에서 새롭게 에스프레소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이전에 느꼈던 그 맛을 다시금 음미하기를 원했지만 거기까지는 무리였나보다. 그저 쓰기만 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약간의 실망과 예전의 그 맛을 다시금 맛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좋은 맛을 내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없다. 없는 것인지 아직 찾지 못한 것인지, 어쨌건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갈증과 함께 그 갈증을 풀 마땅한 곳이 없다. 그런 와중에 작고 아담한 모카포트, 임페리아를 하나 구했다. 가격도 싸고, 혼자서 커피를 마시기엔 적당했다. 함께 온 예가체프는 상당히 부드러운 맛이난다. 아직은 쓴맛이 익숙치 않은 터라 이런 맛이 더 친숙하다고 해야 할까? 어쨌거나 예가체프는 커피를 처음 마시기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공감할 맛을 줄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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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모카포트로 음미하는 커피의 맛이란 내겐 삶의 작은 기쁨을 의미한다.
주변에서 좋은 맛의 커피를 찾을 수 없어 선택한 모카포트는 작은 기쁨을 돌려주었다. 이제 매일 약간의 수고와 함께 기분 좋은 향과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도착한지 일주일이 안되어 100g 짜리 예가체프는 바닥을 드러냈다. 조만간 주문한 두번째 예가체프가 도착하겠지. 그리고 이전에 사두었던 아직 봉투를 뜯지 않은 분쇄기를 기다리고 있는 원두도 있다. 생각보다 모카포트로 만들어진 커피는 드랍커피에 비해서 깊은 맛이 난다. 그래서 모카포트를 이렇게 사람들이 찾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에스프레소를 직접 만들어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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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icleLim(2008.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