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다락방 - 그 절대 공식, 절대 반지의 저주 R=VD

2008. 4. 23. 15:06서평/[서평]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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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성 지음 | 국일미디어 펴냄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과학적인 꿈꾸기 기법!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에스테 로더사의 주인인 에스테 로더. 그녀는 화장품을 바를 여유도 없는 가난뱅이였다. 힐튼 호텔의 CEO 콘라드 힐튼은 처음에 벨보이였으며, 이순신은 고학력 실업자였다. 또 칭기즈칸은 결손가정 출신에 왕따였고, 나폴레옹은 전과자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바로 시작은 초라했지만 끝은 위대했다는 사실이다. 『꿈꾸는 다락방』은 꿈을 확

우선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베스트셀러로 많은 사람들이 시크릿에 비유할 정도의 관찬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읽는다는 것은 우선 그 사회의 지배담론을 형성하고 있다고도 볼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고, 그 내용이 [꿈]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 있어서 시작전에 약간의 점수를 줄수 있었다. [꿈]은 모두의 소유가 되어야 하고, 그 [꿈]을 통해 우리 모두는 - 일부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 행복을 발견해가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꿈]을 [성공]의 수단으로 정당화한다. [성공]을 이룬 이들이 꾸었던 꿈은 절대 반지의 막강한 힘이 되어 감히 그 반지의 마력에 접근조차 하기 어려운 이들의 좌절담은 [꿈]도 꾸지 못하는 패배자들의 하릴없는 하소연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낙오자의 헛소리정도로 치부되고 만다. [꿈]은 3%의 소수자들의 승자독식사회에 절대반지의 권력을 스스로 건네주는 수단이 되어버리고 만다.

감히 말하지만, 필자는 [꿈]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끼는 사람이다. 꿈이 없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서 그들이 꿈을 가지지 못함을 보고 마음 아파했던 사람이고, 그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던 사람중의 하나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꿈은 결코 어느 누구도 배려하지 않는 자기만의 꿈이다. 이기적인 꿈이고, 그 꿈이 이루어짐은 다시 말해서 누군가의 꿈이 짓밟혀야만 하는 그런 Zero-Sum 의 Reality 를 Realization 하고 마는 꿈이다.

꿈을 말하면서 오나시스의 이야기를 하고, 스필버그의 이야기를 한다. 책의 뒷부분에는 이건희 회장도 언급된다. 과연 이들의 성공은 단지 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꿈을 꾸었기 때문인가? 그들보다 작은 꿈을 꾸었던 사람들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과연 R=VD [Realization = Vivid + Dream]라는 공식은 정확한 공식일까? 오히려 이런 이야기들은 실패한 이들에게 [너희는 꿈을 꾸지 않았기 때문이야! 너희는 꿈을 Vivid 하게 꾸지 않았기 때문이야!]라고 손가락질하게 되지 않을까? 오히려 이 책을 보고 내가 실패한 이유는 단지 내가 꿈을 그들보다 저급하게 꾸기 때문이었다고 믿게 되지는 않을까? 미안하지만 R=VD 의 공식은 신앙의 공식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것은 성공을 이룬 사람들에 대해서는 [Reality=halleluja] 라는 공식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NOT vivid!] 라는 비난으로 다가오게 된다.

한 회사의 임원이 되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Vivid Dream 을 가진다고 해서 모두가 임원이 되는 것은 아니고, 한 나라의 정치인들이 모두 Vivid Dream 을 가진다고 해서 모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꿈은 그렇게 적용해서 승패의 결과를 재는 척도가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Realization = f(V,D) 이 책의 공식을, R = f(V,D,a) 로 바꾸어야 한다. Realization 은 반드시 [돈] 이나 [명예]에 관련된 성공만을 의미해서는 안된다. 또한 V,D 말고도 또 다른 요소들을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꿈은 중요한 변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버리고, 그래서 그것으로 다른 중요한 변수를 갉아먹게 될때 꿈은 더 이상 꿈이 되지 못하게 된다. 고흐와 피카소를 비교하는 글은 정말 미술사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이의 진부한 예화기도 했다.

또한 저자의 진정한 Dream 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기껏해야 Dream = More Money 정도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VD 는 이 책에서 전혀 가까이 가지도 못한다. 아인슈타인은 실험물리학자가 아닌 이론물리학자다. 이 두가지 물리학의 분야조차 깨닫지 못한 채 단지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낸 아인슈타인을 실험실에서 실험에 몰두하는 이들보다 탁월한 이로 묘사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아인슈타인을 통해 한가지 더 배울것이 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표한 그 이후로 아인슈타인은 더 이상의 제대로 된 이론을 발표하지 못했다. 이유는 그가 생각하는 또 다른 이론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그 이후로 아인슈타인은 더 이상 Vivid Dream 을 꾸지 못했던 것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번뜩이는 영감이었고, 그것이 아인슈타인에게는 필요한 꿈이었다. 하지만 그 한번의 번뜩이는 영감을 얻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한번의 성공과 그 이후에 따른 실패, 사실 그것은 아인슈타인이 꿈을 꾸는 능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꿈을 꾼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Dream 은 More Money 가 아니다! 그리고 진정한 Dream 은 그 어떤 것보다 더 힘들수 있다! 꿈꾸는 것이 가장 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제대로 된 꿈을 꾸어보지 못한이다!

서구의 진보학자들도 서구가 가진 지나친 불평등한 부의 구조에 대해서 과감하고도 분명한 지적을 한다. 더 이상 세계는 20/80 사회가 아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듯 3/97의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언젠가 1/99 의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무슨 뜻인가? 꿈꾸는 사람이 예전이 20% 였다가, 이제는 3%가 되고, 나중엔 1%만 꿈을 꾸게 된다는 말인가? 아니다! 분배의 구조가 잘못된 사회에서 일어나는 신자유주의적 흐름속에서는 아무리 좋은 꿈을 꾼다고 해도 그 사회 전체가 새로운 3%에 들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미 ZERO-SUM 게임이 진행되는 지구촌에서 단지 꿈을 꾸는 것만으로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어떤 사람은 [해봤어?]라면 꿈을 꾸자고 제안할수도 있다.

이미 [제3의 물결]과 [권력이동]등을 통해 토플러는 지금의 사회구조가 이전 산업혁명시대와 같을 수 없음을 말한다. 이 사회에 꿈은 중요한 변수임에는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도, 가장 중요한 변수로 받아들여질 수도 없다. 또한 이 책은 꿈을 통해 돈을 번 사람들은 소개하지만 돈을 제대로 쓴 사람들은 말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성공은 97%의 꿈을 갉아먹는 3%의 해로운 상류엘리트를 정당화시켜줄 뿐디.

차라리 이 책에서 언급한 사랑에 대한 꿈, 건강에 대한 꿈은 낫다. 하지만 그것들 역시 개인의 성공, 개인의 편안함에 집중되어 있을 뿐이다. 꿈은 성공을 낳고, 그 성공은 철저히 개인주의적이다.

왜 전 세계의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떡을 나눠주는 꿈을 꾸는 사람들은 여기 소개되지 않았는가? 그 일을 위해서 기꺼히 함께 거기 동참하며 스스로 편한 생활을 버리고 그들 중은 하나가 된 사람의 웃음과 그 기쁨은 소개하지 않는가? 사회의 잘못을 지적하며,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스스로 Major를 버리고 Minor 가 된 사람들의 고통과 그 고통속에서 생겨난 인간스러움은 바라보지 못하는가?

꿈꾸는 다락방,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이 책은 작은 곳에서 꿈을 꾸는 사람들로 인해 조금 더 밝아지는 세상을 바라볼 것이라는 기대는 이 책의 목차를 보면서 산산히 무너졌다. 이 책은 꿈을 팔아 돈을 버는 책일 뿐이다.

꿈꾸는 다락방 - 그 절대 공식, 절대 반지의 저주 R=VD
http://jeliclelim.tistory.com/218
JelicleLim(2008.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