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 13:48ㆍEye
얼마전(2010.08.31.) [군포 도서관장님에게 드리는 잘못된 도서관 대출규정에 관한 시정 요청서]라는 글을 썼다. 이 글에서 현행 대부분의 도서관의 대출 회원 규정이 주민등록상 지역 거주민과 직장인으로 제한되어 있음을 알리고 그것이 왜 불합리한지에 관해 글을 썼다. 이 글을 읽기 전에 위에 링크된 글을 먼저 읽어볼 것을 권한다. 윗 글을 읽고 아래 글을 읽으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도서관은 이러한 회원 제한 규정을 철폐하고 보다 모든 사람들에게 가까이가고자 노력한다. 누구나 회원으로 등록하여 책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도서관이 있다.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의 경우, 회원 가입 대상에 어떤 제한이 없다. 즉, 동대문에 살든, 혹은 경기도 안산에 살든, 산본에 살든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은 철학을 가지고 도서관으로서의 제 위치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흔적이 보이는 곳이다. 초대 관장 이우정관장이 쓴 글을 보면,
그러나 서울시내 대부분의 도서관이 일반열람실(독서실) 중심으로 운영해왔고 독서실 문화에 길들여진 주민들이 과연 독서실이 아닌 도서관 본래의 기능을 인정해 주실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현실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
(글의 전문)
사실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이우정관장과 그를 도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을 세웠던 이들은 도서관을 독서실이 아닌 자료 중심의 도서관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관심은 도서관을 그저 독서실로 이해하고 시험준비를 위한 공간으로만 받아들였던 것이다. 이런 일반인들이 가진 도서관에 대한 편파적 인식을 고치지 않는 한 독서실이 된 도서관이 진정으로 책들로 가득 찬 보고의 도서관이 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도서관은 말 그대로 책이 있는 곳이고, 책을 읽는 곳이고, 읽은 책에서 나온 이야기로 서로의 이해를 소통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위해 더욱 많은 책이 필요하고, 더욱 많은 정보들이 모여있어야만 한다. 또한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한다. 예전 2003년도에 신혼여행으로 호주를 갔었던 적이 있다. 항공티켓 문제로 하루를 더 머물러야 했고, 미안해하는 관광사의 직원이 새로운 구경거리를 소개해주겠다고 했을때 그것을 마다하고 선택했던 것이 자유여행이었다. 단 하루라도 아무의 감시(?)없이 자유롭게 시드니의 거리를 거닐고 싶었다. 속으로는 며칠전 거리를 지나다 보았던 도서관을 가고 싶었다. 그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내와 나는 시드니의 도서관을 원없이 즐겼다. 들어가면서부터 놀랐던 것은 도서관 내부에 거의 모든 것이 있었고, 또 많은 시민들이 있었다. 충분한 자료? 그거야 말하면 입아프지. 시드니의 도서관은 심지어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정까지 방문해서 책을 대출해주는 제도도 만들어져있다. 물론 무료다.
먼저 책을 사랑하고, 책을 보는 것을 나름대로 습관으로 삼았거나 습관으로 삼고자 노력하는 이들의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이에 다음의 내용들에 대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며 동일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첫째, 도서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한다.
차를 이용하면 매우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공립도서관들이 행정구역으로 나뉘어진 회원 가입 제도의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을 풀어야 한다. 안산에 사는 사람이 서울에 가서 영화를 보고 군포에서 식사를 할수 있듯이, 군포에 사는 사람이 수원에 있는 병원을 이용할 수 있듯이, 행정편의적 구역으로 나뉘어진 회원제를 없애고 실생활권에 있는 사람들의 가입을 허용해야 한다.
둘째, 도서관은 더욱 더 많은 칸막이 책상과 의자를 비치하고 정숙할 것만을 요구하는 대신 충분한 공간을 두어 자유로운 토론문화가 일어나도록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심분야가 동일한 사람들이 모여 사업구상을 함께 하고 함께 꿈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지원이 갖추어져야 한다. 인문학적 소양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작가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이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면 책을 좋아하는 이들로 이루어진 모임(트위터의 책사모같은 모임)에서 적극적인 입소문 홍보도 가능해져야 한다.
셋째, 충분한 도서를 갖추기 위한 재정적 지원을 자치단체가 해야 한다.
도서관에는 책이 충분히 많지 않다. 적어도 외국의 도서관을 다녀봤던 사람이라면 한국의 도서관은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내밀기가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자체의 재정이 부족하다는 것은 알지만 도서관의 책에 투자하는 것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내서는 안된다. 도서관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우리의 아이들과, 우리들 자신을 위해 도서관에 책을 비치하는 것을 더욱 중요시해야한다.
넷째, 보다 공개되고 정비된 도서관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도시들은 도시 내 도서관은 어디를 이용하든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 한곳에서만 회원증을 발급받으면 다른 곳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거기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안산과 군포, 인천과 수원등 타도시에 있는 도서관의 자료를 검색하고 빌려볼 수 있는 시스템까지 구축해야 한다. 한 도서관에서 찾을 수 없는 자료가 다른 곳에 있는지 여부를 알수 없는 것이 지금의 시스템이다. 내가 필요한 자료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볼수 있도록 도서관 네트워크는 연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자료를 가져올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내가 있는 안산에서 수원의 도서관에 있는 책을 검색할 수 있고, 그 책을 내가 수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안산에서 받아 볼수 있는 정도의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아래의 내용을 실천해 주기를 당부한다.
첫째, 이 글을 일부 혹은 부분이라도 여러 곳에 알려주기를 바란다.
그 과정 중 이 글이 편집되는 것은 전적으로 자유롭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 를 이용한 전파도 부탁한다.
둘째, 여러 도서관의 게시판에 이 글을 전부, 혹은 부분이라도 알려주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도서관은 홈페이지와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으며, 거기에 이 글이 더욱 알려지기를 원한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부탁한다. 이 글은 어떠한 종류의 Copyright 같은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 즉, 이 글의 전부 혹은 일부를 인용해서 쓰는 것은 자유이며, 동시에 어떤 한 부분을 편집해서 자신의 글 속에 넣어 사용하는 것도 허락한다. 위에 열거한 네가지 전부에 대해 완전한 동의가 아닌 일부의 동의라도 만족하며, 그 일부의 동의를 위해 이 글을 편집해서 자유롭게 쓰는 것도 허락된다. 내가 원하는 것은 JelicleLim 이라는 사람이 이 글을 썼고, 글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도서관이 도서관 다워 지는 것이고, 그 도서관에 누구든 가서 책을 보고 빌릴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공감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원하고 그들에 의해 이 글의 전부, 혹은 부분이 보다 널리 퍼지고, 또 다른 사람들의 글과 의견들이 모아져 한국의 도서관이 도서관다운 모습을 이제는 갖추어 나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P.S. 도서관 연구소 홈페이지를 알았습니다. 좋은 자료가 있군요. 알려주신 사서 이용훈씨께 감사드립니다. 도서관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은 여기 자료실에 있는 자료들을 살펴보면 좋겠군요.
도서관 이야기 -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블로그 http://jeliclelim.tistory.com/432 , 트위터 @jeliclelim
JelicleLim(201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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