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회
2007. 10. 30. 13:30ㆍEye
스와핑모임이 경찰에 적발되었지만, 처벌할 근거가 없어 일부만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는 뉴스 기사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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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야 혼전 동거 정도야 당연한 것이고, 다음의 블로거기사중에서 그 내용을 알린 것도 있었으니 더 할 말이 없다. 좋아서 그렇게 산다는데 나와 개인적 취향이 다르다고 그들을 매도할 수는 없다. 게다가 신문기사에서 보듯이 처벌할 법적 근거도 없는 상태니 억지로 그들에게 죄를 물을 수도 없다. 하지만 내 아들 녀석이 자라나는 세상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아무 여과없이 그냥 가만 있어도 듣게 되는 사회를 바람직한 사회라고 하지는 않겠다.
옳고 그름은 있어야 하며, 그것은 정당한 가치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마지막 인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현재 세상의 기본 가치 체계는 나에게 득이 되는 것과 나에게 해가 되는 것, 두 가지로 구분된다. 전자는 선이 되고 후자는 악이 된다. 그것이 옳고 그름은 별 의미가 없다. 심지어 이 블로그까지 와서 포스트모던적 신관을 역설하며 전쟁도 유전자에 새겨진 종의 보존과 번식을 위한 것이고, 전쟁에 반대하는 것도 유전자에 새겨진 종의 보존과 번식을 위한 것으로 모든것이 전능한 DNA의 종을 위한 이기적 선택이고, 그 선택받은 자의 충실한 선지자의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역설하기도 한다. 옳고 그름은 없고, 단지 그 사이에 자기만의 수치를 대입한 진리치라는 듣보잡이 자리를 차지한다. 그래, 누가 무슨 소리를 하건,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옳고 그름조차 분명히 파악하지 못하고, 파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사적 취향이니, 유전자에 새겨진 종의 운명이니 하는 허황된 말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자 한다. 적어도 대중에 묻혀서 그것이 잘못이라는 양심의 소리를 듣기를 거부하고 그저 대중의 한 구석에서 안전을 누리는 어리석음을 재범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이다. 무분별한 흑백논리가 아니라, 때로는 분명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입는 옷과 점심 식사 메뉴를 하나로 통일하라는 것이 아니다. 아들이 돌을 들고 자신을 기분 나쁘게 한 친구의 집 유리창에 돌을 던지려할때 그것을 막고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치라는 것이다. 그러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 뉴스에 대해서는 우리는 분명한 말로 그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있어야한다.
스와핑은 잘못이다.
굳이 그 이유를 억지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일부일처제가 아닌 일부다처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조차도 스와핑을 미덕의 항목으로 집어넣어 가르치는 곳은 없다. 굳이 기독교의 교리가 아니더라도 인간의 기본적인 상식만을 보더라도 부부스와핑은 지극히 이기적이고 동물적인 본성만을 드러낸 유치하기 짝이 없는 낮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부끄러움을 부끄러움으로 인지못하는 사회, 그 사회가 가진 폭력성은 담배연기처럼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뇌의 한 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담배연기야 맡고 구역질이라도 나지, 이런 퇴폐적 풍속은 유행처럼 번져가며 마치 그것이 선진화의 한 방편이라도 되는 양 배후에서 선전까지 한다. 선진국들에 스와핑카페가 이렇게 많으니 우리도 그 정도쯤 스와핑 카페를 만들어야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인상까지 준다. 세계화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민족주의를 배반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제국주의의 횡포니 어쩌니 하면서도 이런 웃기지도 않은 서구문명(?)은 환장한 듯 받아들이는 뇌 구조는 아무리 DNA를 연구해도 해석되지 않는다. 그저 웃기지도 않으니 인상이나 쓰고 넘어갈 수 밖에 ...
P.S. 부끄러움을 인지해야 한다. 이대로가면 손자의 손자쯤 되는 세대엔 국어사전에 부끄러움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쓰여질지도 모른다.
부끄러움 : [고대 원시인들이 소유했던 감정표현의 한 형태, 현재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릴수 있는 형용사가 전해지지 않아 정확한 뜻은 알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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