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시사IN 그리고 김용철

2007. 11. 3. 13:15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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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7호에 나온 사진



다음에 올라온 한겨례 뉴스 하나
http://issue.media.daum.net/secretmoney/200711/03/hani/v18716172.html

시사IN - 삼성은 비자금과 편법의 제국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7

오랜만에 삼성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역시 삼성에 관련된 기사는 철저하게 언론들에서 이미 Defence 가 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번호에 나온 시사IN 은 삼성의 비리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했다. 모든 언론과 방송사, 신문들은 삼성을 적으로 삼는 것을 이미 예전에 포기했다. 국가 기관들 마저도 삼성을 적으로 삼느니 그런 불손(?)한 사상을 가진 이를 좌천시키는 것이 득이라는 걸 깨달았을 정도니 굳이 광고수익으로 살아가는 자본주의 경영에 익숙한 언론에게 제 살을 깎는 아픔을 강요하는 것은 현재의 대한민국 언론으로서는 무리일게다. 다행히도 최근 그러한 구조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한 아웃사이더들이 있었고, 그들에 의해 더 이상 묻혀져서는 안될 누구나 짐작하고 있던 그것이 드러나게 되었다.

삼성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이번 시사IN 에서 삼성 내부 비리를 고발했다. 그는 양심고백이 아닌 '자수서'를 쓰는 것이라 말하면서 자신이 삼성의 중심에 있으면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진상을 말하기 시작했다. 검사까지 지냈던 사람이니 법적으로 자신이 유리한지 불리한지 모를리가 없는 사람이다. 그의 주장에는 구체적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다. 쉽게 말해서 증거가 될만한 자료들은 이미 완벽히 [Deleted] 되었다는 말이다. 휴지통까지 싹 비우고, 하드 로우 레벨 포맷까지 끝냈다는 뜻이다. 아무리 그가 주장해도 증거가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그의 주장을 그대로 법정에서 되풀이하기는 어렵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그가 말한다. [양심 고백을 하는 게 아니라 '자수서'를 쓰는 것] 이라고 말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말 - "나도 공범이다 ..... 구속될 각오가 돼 있다."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

이중장부로 수주금액 부풀리기, 1000여명의 차명계좌로 비자금관리 등의 큼지막한 대어들이 그의 입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한다. 임원들은 자신의 이름이 이 차명계좌의 이름으로 사용되는 것을 하나의 '승진'으로 보았으며, 이 비자금은 모든 선거철에 사용되었다. 또 '떡값'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인들, 법조계 인사들, 정부 고위 관료, 언론인들에게 사용되었다.

게다가 삼성의 정보수집 능력은 국정원 이상의 수준이다. 낮에는 공무원으로 밤에는 삼성맨으로 사는 이들이 이렇게 많았는가 글을 읽으면서 놀라기도 했다.

삼성을 호위하는 인맥은 삼성의 정보를 국가정보원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략기획실에는 모든 정보가 모인다. 청와대는 물론 국정원·검찰·경찰의 정보 보고가 매일 들어왔다. 언론사의 정보 보고는 실시간으로 접수됐다. 삼성 관계사인 중앙일보의 정보 보고는 하루에 두 번씩 전략기획실 책상에 올라왔다. 심지어는 삼성에 비판적인 시민단체의 회의록이 전략기획실 팩스로 들어온다. (“삼성은 비자금과 편법의 제국이다” 기사 중 인용)



이 정도면 언론뿐만 아니라 주요 블로거들의 삼성관련 글들도 삼성의 데스크에 올라있을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 글도 전략기획실 책상에 올라가지는 않을까? 시민단체의 회의록까지 팩스로 들어간다는 소식을 들으니 이 정도면 거의 하나의 국가수준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미국엔 CIA 가 있다면, 한국엔 표면적인 국정원이 있고, 그 배후엔 삼성 전략기획실이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삼성이라는 기업을 좋아한다. 한국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이고, 내가 쓰는 휴대폰도 만드는 곳이고, 또 개인적으로 친분을 가진 이들이 근무하는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불법과 편법이 판을 치는 곳이 되어서는 안된다. 예전, 군부독재가 성행했던 시절, 그렇지 않았으면 문을 닫을수 밖에 없던 시절에는 어쩔 수 없었으려니 하자.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삼성이라는 기업의 힘이 한 국가의 힘을 좌지우지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삼성을 조사하려는 검사는 좌천되야하고, 삼성을 조사해야 할 검사는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꼬리를 내려버리고 만다. 언론은 그의 눈치를 보며 어떻게 글을 써줘야 더 많은 광고를 유치할 수 있을지 머리 굴리고, 삼성맨은 삼성이라는 하나의 거대조직의 Pixel 이 되어버렸다. 지금 삼성에 맞서 대항하는 것은 어디에도 빌붙은 공간을 포기해버린 독립언론 시사IN 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필자는 조용히 시사IN의 편에 서서 삼성이라는 공룡의 독식과 무례를 고발하기로 한다.

이제 모든 것을 바르게 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언제까지는 과거의 회상소에 갇혀서 살아서는 안된다. 지금의 목소리 하나는 내일을 결정할 것이고, 그것은 후대에 나의 존재를 평가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모두가 나서는 일에는 뒤에서 박수만 치며 미소만 보내도 된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일에는 내가 나서야 한다. 나는 시대속에 묻혀서 죽은 듯 죽어가는 하나의 강시가 될수도 있고,

얼마전 사법연수원에 들어갈 이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연수원에서는 서열이 정해집니다. 그 서열은 등산을 갈 때도 적용이 됩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은 판사가 될수 있고, 그 다음은 검사, 그리고 나머지는 변호사가 됩니다. 그런데 최고의 평가를 받는 사람은 삼성에서 데려갑니다."

기업을 위해서 최고의 변호사, 똑똑한 변호사가 필요하다. 기업에서 최고의 사람을 데려가는 것을 반대할 마음은 없다. 하지만 그 최고의 두뇌를 단지 기업 회장의 개인용도로 쓰는 것, 비자금을 관리하고 그것을 방어하는 용도로 쓰는 것, 중소기업들의 억울함을 호소할 법의 통로조차 가차없이 막는 용도로 쓰는 것은 최고의 것을 최악의 것으로 만드는 '악'이고, 잘못이다.


삼성 VS 시사IN 그리고 김용철
http://jeliclelim.tistory.com/92
JelicleLim (2007.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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