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영웅? 영웅소린 개한테나 줘버려!

2011. 3. 16. 13:24Eye


일본에 대지진과 쓰나미가 있었다. 그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이 새고 있다. 쉽게 말해 원자력 발전소가 터진거다. 그리고 지금 그 자리에는 일하는 50여명의 사람들이 손으로 직접 밸브를 돌려가며 방사능 누출을 막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들은 방사능에 노출되고 있다.

체르노빌의 영웅이란 플래시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고 있다. 물론 이 동영상을 올리고 보는 사람들은 원전의 위험성과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못하는 정부관료들의 한심함을 말한다. 하지만 이 영상은 그들을 영웅으로 만드는 데서 끝나서는 안된다.



체르노빌의 영웅 : 당신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수 있는가 (영상이 현재 나오지 않습니다. 아마도 서버에서 삭제된 듯 합니다)


한 개인의 존재의의는 국가의 존재의의보다 크다. 이기적인 개인주의를 논하고자 함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나라는 전제국가가 아니다. 왕이 모든 국민을 대표하고 귀족이 노비를 거느리는 그런 정치구조속에 우리는 살지 않는다. 한 개인은 무한한 가치를 가지고 존재하며 개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합의한 내용으로 우리는 국가라는 기구를 만들어 산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나라를 Republic Of Korea 라고 부르는 이유다.

더 큰 가치를 위해서 개인의 희생은 어쩔수 없다는 논리는 그래서 맞지 않는다. 한 개인의 가치는 한 나라의 가치보다 크다. 개인이 모여 나라를 만들수 있지만 나라가 개인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체르노빌에서 방사능에 노출되어 죽어간 그들은 나라를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 그들의 희생은 또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위해서기에 존귀한 것이지, 그들이 나라의 명성이나 경제력등의 이유로 희생되어져서는 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이 새고 있다. 더 이상 자동화된 기계를 이용한 통제는 불가능한 상태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것을 고려해 50여명의 사람들이 남아있다. 방사능에 그대로 노출된 채 말이다. 아마도 그들은 앞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그들을 영웅으로 만들지 마라. 또 다른 사건이 터지면 개인들을 불러들여 거기에 집어넣고 부족한 부품을 바꾸듯이 그렇게 생명을 가벼이 여기지 마라. 영웅이라는 호칭으로 생명을 살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도 버려라. 나라의 이름보다, 기업의 생존보다 먼저여야 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생명이다. 그 인간의 생명을 걸어도 될 만한 것은 또 다른 인간의 생명외에는 없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얻는 것이 원자력발전이라고 선전한다. 하지만 거기에는 이번 후쿠시마 원전에서 보여진 고위험과 그 후에 발생하는 거의 영구적인 방사능에 대한 비용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 그런일은 *절대*없으리라 생각하는 아둔한 정치인들이 꽤나 많은 듯 하다. 게다가 세계기상기구 재난국장인 마리암은 방사성 입자의 서부 내륙 방향으로의 이동이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가 아님을 말해준다. 한국의 정부방송은 한국 원전은 일본과 다른것을 강조하지만 과연 일본 원전보다 더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어느 부분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더 안전하다고 평가한다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또 방사능의 한국으로의 유출은 없으리라고 장담하며 그런 유언비어를 차단하겠다는 의지까지 보인다. 정작 저 먼 유럽에서는 원전 자체의 위험성에 대해 큰 논란이 시작되었는데 바로 옆에 있는 우리는 아직도 원전은 안전하며 어디에서 방사능이 유출되도 결코 우리는 피해가 없으리라고 믿으라고만 한다.

믿음은 각자가 알아서 해라. 다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왠만하면 정부의 실책이나 기업의 부실, 정치인들의 멋대로 행정의 결과를 덮기 위해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원전처럼 개인에게 영웅이란 호칭을 붙여가며 마음대로 소모품으로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영웅이란 호칭은 퀴즈쇼의 남겨진 일인에게나 주든지 아니면 지나가는 개에게 이름으로 붙여줘라. 난 영웅이란 호칭은 싫다. 내 주변인들에게 그런 영웅이란 호칭을 붙여 당신들 마음대로 부려먹는 것도 싫다. 굳이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에 걸고 싶다. 내 목숨보다 더 귀한 것은 나라도 아니고 미련한 정치인의 어리석은 결정에 대한 뒷감당은 더더욱 아니니 말이다. 사람의 목숨보다 귀한 것은 사람의 목숨일게다. 그걸 깨닫지 못하고 아직도 적당히 해두고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것이다만...

난 원전에 반대한다. 거기에 녹색 어쩌고 붙이는 것도 역겹다. 안전한 어쩌고는 더더욱 아니다. 그게 유언비어아닌가? 어떻게 원전이 안전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될수 있지? 대체 누가 그런 유언비어를 퍼트리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