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군에 대한 철군 연장안을 철회하기를 요청함
2007. 10. 24. 18:36ㆍEye
"내가 고통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게 당신들이 말하는 이라크 해방인가요?" -미국의 더러운 이라크 전쟁으로 인하여 가족과 두 팔을 잃은 12살 이라크 소년 알리 이스마일의 절규입니다.
역시나 하는, 어쩌면 기사를 보면서 당연한 글을 본다는 느낌을 떨칠수가 없는 그런 기사였다. 이라크에 파병된 주둔중인 자이툰 부대의 철군은 다시 연장되었다. 그리고 이번 연장결정 역시도 "국익"에 따른 선택이었다는 이유 혹은 변명도 이미 수개월 아니 파병을 시작할 때부터 그러려니 여겨졌던 반응이었다.
국익은 무엇이 어떻기에 그렇게까지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이라크 전쟁을 위한 박수부대를 계속 주둔시켜야 하나? 차라리 완전 철군 후 KOICA 등이 주축이 되어 정말 쓸만한 활동을 할수도 있다. 물론 부시는 싫어할게다. 미국의 이름이 들어가야하고, 그 이름하에서 이루어지는 전쟁은 성전(Holy War)지만, 그 이름이 빠진 봉사는 오히려 미국의 제국주의적 확장정책을 방해하는 것이 되니 말이다. 어쩌면 노대통령의 철군연장 변명이 이라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익을 위해 미국의 눈치는 보는 것이라는 첫번째 이유는 오히려 약간의 고민과 그에 따른 결정에 인간적 면모를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그렇다고 그 결정에 찬성하는 것도 아니요. 그 결정이 바른 결정이라고 옹호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우선, 이것만은 분명히 했으면 한다. 나는 한국이 이라크를 돕는 것을 찬성한다. 거기서 의료봉사를 한다면 기꺼이 내 주머니의 푼돈이라도 먼지가 날 때까지 털어 보태고, 거기 가는 사람들의 손에 김밥 한줄이라도 들려줄 마음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의 이름을 위해 가는 것이고, 미국의 중동에서의 패권을 펼치는데 박수부대로 가는 것이라면 그 앞에서 프랭카드라도 들고 이 몸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라고 드러눕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 한국은 IMF 이후로 예전같지 않다. 젊은이들도 힘들고, 나이든 사람들도 언제 짤릴지 몰라 눈치보고 살고있다. 자영업하는 이들은 날마다 늘어가는 빚에 어디 포장마차라도 차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게다. 이런시점에서 세계의 강국이라는 미국의 비위를 건드리는 것은 바보짓일지 모른다. 아니 틀림없이 어리석은 짓일게다. 우리는 미국의 비위를 건드린 아프간과 이라크가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목격했다. 그 전쟁엔 낭만이 없다. 그 전쟁에는 정의가 없다. 있는 것은 석유와 그것에 대한 권리밖에 남는 것은 없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피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그 다이아몬드는 시에라리온에서 나온다.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광산은 무척 질 좋은 다이아몬드가 나오는 곳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시에라리온의 원주민들은 죽임을 당해야하고, 강제 노동에 시달려야하고, 마약에 찌들고 정부군과 반군의 세뇌속에서 아들은 아버지에게 총을 겨눈다.
부시의 전쟁놀이에 성전(Holy War)이 들어갈 하등의 이유가 없다. 부시의 침략적 패권주의는 성경에 기반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KKK 같이 정신나간 미국 극우파들의 세력을 등에 업고, 스스로를 하나님의 대변자요 성전이라고 말하는 것일 뿐이다. 단지 그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자랑하고, 여전히 세계의 강대국임을 과시하기 위해 그 힘을 자랑하고 있을 뿐이다.
대국민 약속이 때로는 지켜지지 못할 때도 있다. 이를테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것보다 더 큰 일이 생겼을때는 차라리 약속을 어기고 약속을 어겼다는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더 큰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번 철군 연장은 그 정당성에서 이미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연장해야 하는 이유로 안타깝게도 이라크를 도와야하기 때문이라는 그 정당성은 이미 아무도 믿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삼척동자라도 이번 연장안은 이라크때문이 아니라 미국때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왠지 미국이라는 깡패의 눈치를 보며 그 패거리에서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길가던 철없는 어린애 이라크를 붙잡아 패면서 이제 그만 집에 갈께라는 말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시각일까? 이러면 안된다! 미국아 너 힘 있으면서 힘 없는 얘듵 패면 안된다! 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라 거기서 빠져서 그만 돌아가는 것 조차도 눈치보면서 감히 발뺄 생각도 못하는 것을 보며 대체 우리는 무엇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르쳐야하나? 학교에서 왕따를 시키는 강한 놈이 있으면 그 놈 밑에서 잘 비위 맞추며 살아가는 어른의 지혜를 아이들에게 전수해야 하나?
이것 저것 다 아니라도 좋다. 좀 더 어려워져도 좋다. 언제는 편해서 좋았던가? 그저 하루 하루 먹고 살 양식으로 연명하더라도 말이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으면서 살아도 살수 있다는 것을 후대에 보일 노력조차 않는 이들에게 이 나라의 미래는 누가 책임져달라고 맡길수나 있겠는가?
한번 더 분명히 말하고싶다. 군대의 철군과 그 자리에 KOICA 와 NGO 등이 들어가도록 하자. 적어도 부시의 기쁨조가 되어 괜시리 애매한 이라크인들에게 적대시되는 한국민으로 낙인찍히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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