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간 이의 유희
2008. 3. 27. 17:04ㆍ서평/[서평] 인문
재미있는 책이다.
조금씩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고 싶은 마음에 미학이라는 영역에 접근하고 있다. 아무래도 전문가의 사유앞에서야 내밀 아우리가 형성되지야 않겠지만, 그래도 내 영역에서 도움이 될 사유의 꺼리는 충분히 얻어갈 수 있었다.
중간 중간 나오는 많은 미술속에 담겨진, 특히 현대 미술속에 담겨진 틀을 깨는 사고의 혁명적 발상은 나의 사유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때로는 그 분야는 더이상 나누어진 별개의 사람들에 의한 별개의 행위로 인류전체와는 무관한 어떤 것이 아닌 직접적으로는 느끼지 못하나 정작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게 된다. 어떤 현상속에 들어가면서도 자신이 왜 거기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과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있는 것은 미로의 출구를 모른채 헤메는 것과 출구의 방향을 알고 헤메는 만큼의 큰 차이가 있다.
책 중간 애너그램에 대한 재미있는 언급이 있다.
Quid est veritas? (이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 라틴문장인가? ^^)
이 글의 의미는 진리가 무엇이냐? (veritas 는 진리라는 뜻으로 영어권 글속 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이미 세계화된 라틴어다) 는 뜻이다. 이 질문은 빌라도가 자신의 앞에 끌려온 예수에게 묻는 질문이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질문속에 들어있다.
Est vir qui adest!
즉, 그것은 여기 있는 바로 이 사람이다! 라는 뜻이 된다. 질문을 형성하고 있는 단어의 철자들을 그대로 분해하고 재배열하게 되면 아래에 있는 문장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런 애니그램은 하나의 문장안에 새로운 의미를 품게한다. 그것을 풀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러한 수수께끼같은 문장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문장이나 다른 일반적인 경로를 통해서가 아닌 아주 특이하고 경탄할 방법으로 전달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여기 인터넷에서 라틴어도 사전검색이 된다. (라틴어-영어사전)
미술, 혹은 예술은 더 이상 전문가의 소유물이 아니다. 아니, 그랬던 적이 없다는 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전부다. 그것은 전문가의 지적유희가 아닌 아이처럼 즐기는 자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발전되었으며, 여전히 아이의 눈과 아이의 상상력을 가진 자들만이 볼수 있고, 즐길수 있는 유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말할수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은 전문가의 소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을 저작권이니 뭐니하는 말로 얽매이는 것도 어쩌면 예술을 통해 즐겁기를 바라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굴레가 될 것이다. 상상을 통해 지금의 경계를 넘으려는 자는 아이의 마음을 소유해야 한다. 그리고 상상력을 회복하는 것은 즐거움을 회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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