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4. 21:52ㆍEye/시사단평
최종 투표율 25.7%, 진보의 승리다. 그리고 문제는 지금부터다.
한나라당은 다시 표밭관리를 시작할것이고, 자신들의 지지층을 더욱 견고하게 할 것이다. 오세훈은 할말이 없어졌지만 강남의 지지자들은 할 말이 생겼다. 강남의 그 높은 투표율은 앞으로의 선거에서 어떤 위력으로 다가올지 무서울 정도다.
총선과 대선에서 야당의 승리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유는 야당이 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무상급식에 관해서도, 반값 등록금에 관해서도, 파업노동자들의 고통과 중산층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민주당이 한 일은 없다. 다만 어부지리로 가카의 성은과 5세 훈이의 철없는 객기 때문에 일등자리에 섰을 뿐이다. 한 일 없이...
진보는 하나가 되지 못하고, 민주당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반면 여당은 이미 하나가 되어 있다. 한나라당이 좋으냐 싫으냐를 가지고 투표를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하지만 여러사람에서 한명을 뽑아야 한다면 한나라당이 뽑힐 수 있다. 아니, 충분히 큰 가능성을 가지고 그리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진보는 흩어지고 모이기를 반복하지만 보수는 아주 작은 비율로 가볍게 흔들리는 정도기 때문이다.
오세훈은 여권의 기수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여권을 긴장시키고 각성시키는데는 성공했다. 위기를 느꼈을 때 개인만 아닌 조직도 예상외의 힘을 발휘한다. 이번 선거에서의 패배는 다음 선거에서 힘으로 발휘된다.
야권이 이번에 쥔 승기를 계속해서 몰아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여권의 긴장과 각성이 더 큰 위력으로 다가올 것인가 그 둘의 충돌이 내년 총선과 그 다음 대선에 작용할 것이다. 문제는 야권에서 이번의 승기를 계속해서 이어갈 위인이 없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그럴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차라리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이 이겼더라면 하는 생각도 했다. 차라리 그랬더라면 진보진영이 한번 더 뼈를 깍는 고통을 겪으며 웅크리고 힘을 비축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어쨌거나 이번 주민투표에서의 투표율은 오세훈을 버렸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다음번에 악어의 눈물에 다시 한번 속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발 바란다. 좀 똑똑한 정치인이 앞에 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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