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30. 09:30ㆍLife/Christian
1. 누가 큰 자인가
본문은 두 가지 논쟁에 대해서 들려준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은 누가 큰 자인가 하는 논쟁이다. 제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이 논쟁은 누가 예수의 수석 제자인가 하는 자리싸움의 양상을 가지고 벌어진다. 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예수는 곧 커다란 정치적 선택을 하게 될 것이고, 그때 누가 예수의 최측근으로 드러나게 될 것인가를 가지고 제자들 사이에서 싸움이 벌어진다. 암암리에 일어났던 이 갈등이 결국은 예수의 앞에서 드러나게 된다.
2. 큰 자가 없는 곳
기독교는 지극히 현실적인 종교다. 다른 종교들에 비해서 더욱 그렇다. 그러기에 산속에서 수행을 강조하는 불교나 그들만의 공동체안에서 신비한 신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신비주의적 경향성이 짙은 다른 종교들과는 달리 기독교는 현실이라는 세상 속에서 말을 드러내고 행위를 드러낸다. 선지자들은 산위에서 말하는 대신 궁정에서 왕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그래서 종종 현실적인 기독교의 현실성이 지나치게 확대 해석되어 정치적이고 이기적인 성공까지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식으로 포장되어 세상을 어지럽히기도 한다. 종종 이루어지는 미국의 성전, Holy War 는 극단적인 전쟁마저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덮어서 정당화하는 지극히 위험하고도 적그리스도적인 행위다.
천국에서 큰 자를 묻는 제자들의 질문에 예수는 세상에서 작은 아이 하나를 세운다. 천국은 이런 아이와 같이 되는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며, 아이같이 자기를 낮추는 자가 천국에서 큰 자라고 대답한다.
낮춤으로 커진다는 답변은 커지기를 소원하는 자체로 더 이상 커질 수 없다는 답을 내포하고 있다. 큰 자가 누구인지 궁금하고, 그런 큰 자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이 곧 그들로 큰 자가 되지 못하게 한다는 뜻이 된다.
대답을 들은 제자들은 한순간 큰 혼동에 빠졌을 것이다. 큰 자가 어떤 자인지를 알면 자신들이 그 큰 자가 될 것이고, 그러면 현실 속에서 예수의 수제자가 되어 큰 자의 권리를 누릴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또한 큰 자에 초점을 맞추는 자는 작은 것을 무시하고 경시하게 된다. 그러기에 예수는 그러한 제자들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이렇게 경고한다. “또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 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작은 자 중 하나를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이 그 목에 달려서 깊은 바다에 빠뜨려지는 것이 나으니라.”
큰 자를 찾고, 높은 곳을 보려는 제자들에게 예수는 발밑에 있는 작은 어린 아이 하나를 보라고 말한다. 그 어린 아이를 대할 때 예수를 대하듯 하라고 말한다. 만약 그러지 못해서 어린 아이 하나가 실족하게 되면 차라리 목에 맷돌을 달아 바다에 빠져 죽게 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3. 작은 자를 업신여길 수 없는 곳
진정한 믿음은 항상 위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예수가 원하는 믿음은 아래를 살피는 것이다. 실족하게 하는 것이 곧 범죄라고까지 말한다.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과 그로 인해 누군가가 실족하게 된다면 그러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포기하라고 예수는 우리에게 말한다. 세상 왕들에게 세금을 바칠 필요가 없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는 혹시나 그런 자신의 권리행사가 누군가를 실족하게 할 수도 있음을 말하며 베드로에게 그 돈을 낼 것을 말한다(마17:24-27). 누군가를 실족하게 한다는 것은 현대인들에게는 별다른 일은 아니다. 그러든 말든 나는 나의 자유를 가지고 타인에게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자유를 누리며 살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의 법이다. 하지만 예수의 법은 조금 다르다. 실족케 하는 일이 곧 범죄라고 말한다. 작은 자를 업신여기는 일이 범죄라고 말한다. 만약 작은 자를 보는 눈이 그들을 경멸하고 있다면, 그 눈을 빼버리라고 말한다. 손과 발이, 작은 자들을 차별대우하고 멸시한다면 차라리 그 손과 발을 찍어 내버리라고 말한다.
아직까지도 큰 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천국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일 수 있다. 왜냐하면 가장 작은 자들의 판단이 당신이 천국에 적합한지 지옥에 적합한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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