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부류의 사람들(막 14:1-11)

2010. 3. 20. 13:04Life/Christian

세 부류의 사람들(막 14:1-11)

(막 14:1-11) 1이틀이 지나면 유월절과 무교절이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를 흉계로 잡아 죽일 방도를 구하며 2이르되 민란이 날까 하노니 명절에는 하지 말자 하더라 3예수께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에 한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려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4어떤 사람들이 화를 내어 서로 말하되 어찌하여 이 향유를 허비하는가 5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며 그 여자를 책망하는지라 6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만 두라 너희가 어찌하여 그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7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8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 9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 10열둘 중의 하나인 가룟 유다가 예수를 넘겨 주려고 대제사장들에게 가매 11그들이 듣고 기뻐하여 돈을 주기로 약속하니 유다가 예수를 어떻게 넘겨 줄까 하고 그 기회를 찾더라


# 일을 하는 방식에 대하여

어린시절 읽었던 이솝우화에 이런 동화가 있었다. 밀밭에 사는 어미새와 새끼새들이 있다. 하루는 밀밭의 주인이 밀밭에 나와 혼잣말로 이런 말을 한다. 아이구, 밀들이 많이 자랐군 내일은 마을 사람들을 불러서 밀을 베어야겠어. 새끼새들은 그 말을 듣고 어미새에게 알려준다. 엄마, 주인이 내일 마을 사람들을 불러 밀을 벤다고 했어요. 빨리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겠어요. 어미새는 새끼새들에게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얼마후 다시 주인이 왔다. 이번에는 이런 밀이 아주 잘 컸는데, 내일은 가족들과 와서 밀을 베야겠군. 새끼새들은 어미새에게 그대로 전했고, 이번에도 어미새는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며칠이 지난 후 다시 주인이 와서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아이쿠, 이거 내일은 내가 직접와서 밀을 베어야겠군. 그제서야 어미새는 이사할 준비를 하고 다른 곳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때 새끼새들은 충분히 자라서 스스로 날개짓을 해서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말 중요한 일이 있다. 반드시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있다. 그 일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든지 그렇지 않든지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다. 누가 도와주면 하고,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하지 않는 일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일은 안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나에게 꼭 필요한 일이 무엇일까? 최근 들어서 과연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의 중요한 일, 반드시 내가 그 일을 해야만 하는 바로 그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종종 우리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일, 하면 누군가의 칭찬이 있고 안해도 굳이 아무도 지적하지 않을 그런 일들에 둘러 쌓여있다. 월드컵 시즌이 되면 전 국민이 텔레비젼 앞에 모여 앉는다. 그리고는 8강이 되면, 혹은 4강이 되면 그 경제적 효과가 얼마인지를 열심히 떠들어댄다. 김연아의 금메달을 기뻐하는 것은 좋다. 아름답게 빙상위에서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며 칭찬을 하고, 그 노력과 결과에 박수를 보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며 경제적 효과를 논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매스컴은 김연아의 김메달이 한국경제에 어느정도의 광고효과가 있는지를 말한다. 2280억이라는 경제효과는 김연아의 우승이 한국 기업 제품의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에 이루어진 계산이다. 그러면 그 2280억을 김연아가 가져갔을까? 아무리 금메달을 받고 그에 따른 국가 포상금을 받고, 또 삼성과 여러 기업으로부터 CF로 돈을 받는다고해도 2280억을 가져가지는 않았을게다. 그런 그 돈은 국민들의 주머니로 들어갔을까? 역시 아니다.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걱정해야하고, 졸업생은 취직자리를 고민해야한다. 도서관은 공무원준비로 북적거리고, 안정된 직장이라고 여겨지는 선생이라는 직업이 배우자의 최고 기준으로 등극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과연 그 돈은 누가 가져가는 걸까? 2280억의 치즈가 있다고 여겼지만, 과연 그 치즈는 누가 가져갔을까? 웃고, 떠들고, 기뻐하고, 박수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지지 않았다. 그 치즈는 몇몇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가져갔다. 마치 모두의 잔치인 것처럼 대한민국은 떠들었지만 정작 그 잔치에 잔칫상은 누구도 보지 못했다.

그 떠들썩한 잔치집에 가서 흥겨워하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었을까?
오늘 본문을 보면 명절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세 부류의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된다.


1. 명절에는 하지 말자 -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

그들의 입장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이일이 반드시 있어야하는 일이라서가 아니라, 단지 사람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서 그들은 예수를 제거하려했고, 또 사람들은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명절을 피하려고 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들은 명절을 피하고자 했을까? 유월절이라는 명절은 이스라엘의 최대의 명절이기도 하다. 흩어져있던 많은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모이는 절기였다. 그때가 예수에 대해 호의를 가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혹시나 예수를 체포했을 때 발생할지로 모를 민란을 걱정하는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2. 향유 옥합을 낭비한다고 화를 내는 사람들

이성적으로 보여지는 사람들이다. 겉모습으로 보기에는 적어도 경제적인 것이 무엇인지, 효율적인 것이 무엇인지 아는 듯이 보여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 비싼 향유를 단 한번에 모두 쏟아서 예수에게 드리는 것을 비경제적이라고, 비효율적이라고 나무라는 사람들이다. 마리아가 한번에 쏟아낸 향유의 가격이 일반 근로자의 일년간 일한 품삯, 즉 연봉에 해당되는 액수라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그의 지적이 한편으로는 일리가 있는 듯 하다. 그 돈으로 보다 더 나은 곳에 사용할 수 있었을텐데 왜 이렇게 낭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이 일에 안 쓰면 어디에 쓸 수 있을까? 더 나은 사용처는 대체 어디일까? 그는 그 돈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그런 돈이 생겼을 때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않았던 사람이다.

(요12:6) 6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3. 장례를 준비한 사람

마리아는 비싼 향유를 낭비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예수의 말을 그대로 믿었던 어쩌면 유일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여러차례 자신이 어떠한 죽임을 당할 것을 말했다. 하지만 제자들은 여전히 누가 더 높이 올라갈 것인지에 관심을 가졌고, 누가 그 돈을 맡아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지에 더 신경을 썼다. 정작 십자가에 달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을 때, 제자들은 여전히 예수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
마리아가 슬픔마음을 가지고 자신이 지금까지 모아둔 값비싼 향유를 가지고 예수께 왔을 때 그때 마리아는 이제 더 이상 예수를 만날 수 없음을, 그의 말을 들을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이제 곧 십자가의 끔찍한 고통이 시작된다는 것을 마리아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마리아의 눈에는 명절을 피해 예수를 죽이고자하는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보이지 않았다. 여러사람들이 모여 흥겨운 잔치를 벌이고 있는 그 자리에서 체면을 차려야 한다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마리아는 이제 이 시간이 지나고 곧 십자가에 달릴 그리스도의 고통과 그 고통과 죽음이 모두 인간들을 위한, 자신을 위한 하나님의 사랑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그 앞에서 베드로처럼 갈수 없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당당하게 외치지도 못하고, 그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귀한 것을 깨어서 그의 머리에 부으며 그를 높이고자 했던 것이다.


세 부류의 사람들(막 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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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icleLim(2010.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