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 21:00ㆍEye/시사단평
슬픔을 잊지 말자.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시간이 지나면 사그러 들겠지 하는 마음을 이제는 버리자. 기억하고, 기억하고, 뼈에 새겨서 기억하자. 그리고, 화를 내자.
오늘 합동분양소에 갔다.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다를 숙연했다. 어린 꼬마들마저 분위기를 아는지 심한 장난을 하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5월의 첫날, 날씨는 따가왔다. 너무나 화창한 날, 다시금 눈물이 났다.
분양소가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거기서도 바깥에서 기다렸던 만큼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꽂을 두고, 짧은 시간 묵념을 하고 돌아가지만 그 짧은 시간을 위해 기다리는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다. 지루하기는 커녕 비장하다.
세월호의 후폭풍은 어떻게 불까. 적어도 이제 한국의 민심은 정치인들이 이리저리 끌고 다닐 수는 없을것 같다. 정부 여당의 한심한 작태와 코빼기도 안보이는 실종된 야당, 고작한다는 짓은 진도에서 나름 열심히 희생자 부모를 돕던 이를 탈당시키겠다는 소리나 하고 있었다. 6월 선거, 국민들에게는 더 이상 기대가 없다.
대한민국은 지금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고 있다. 그리고 이 가라앉음이 전혀 마음 아프지 않다. 대한민국은 바닥으로 다시 내려가야만 한다. 거기서 영웅이 아닌 시민에 의해서 다시 일어나야만 한다. 박정희라는 영웅에 얽매인 과거의 그림자와 안철수라는 영웅의 탄생을 기대했던 386의 허상은 깨어져야한다. 영웅이 이 나라를 만들지 않는다. 영웅이 이 시대를 개혁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깨어있는 개개인 시민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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