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맞서는 어린소녀의 정의
2010. 7. 27. 08:16ㆍEye
왕과 맞서는 어린소녀의 정의 - 경건한 범행(sinless in crime)
sin 과 crime 이 다를 수 있을까? 아니, 그 다름을 인식한다고해서 과연 인간의 내면의 정의로움을 추구할 수 있을까?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왕의 명령과 (신들이 부여한) 기본적 도덕법 사이에서 전혀 갈등하지 않고 왕의 명령을 거역하는 선택을 한다.
법치주의라는 말이 현재만큼이나 대단한 가치인 것처럼 여겨지는 세대에 먼 옛날에 죽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와 크레온왕의 대립을 보고 있지만 역사는 뒤로 돌아간 것 처럼 느껴진다. 그 옛날 왕의 명령이 틀렸음을 주장했던 어린 소녀의 용기조차 없어지고, 아니, 그 어린 소녀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고 귀를 막아버린 현실의 모습은 더 이상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포장지의 허울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는지 절망하게 된다.
왕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 인간의 법을 지키지 않는 것, 그것만을 두고 본다면 그녀는 틀림없는 범죄자다. 하지만 그녀는 신들의 뜻을 알고 그것을 우선하는 용기를 실천했다. 그것이 세상왕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법과 하늘의 법 사이에서 고뇌하게 된다. 물론 성경엔 세상의 법을 따르라는 구절이 있다. 하지만 그 구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불문율의 법칙을 주장하지 않는다. 할수만 있으면, 가능하면, 기타 등등의 조건들이 따라 붙는다. 하지만 하늘의 법을 지키는 데에는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다. 둘의 충돌은 당연히 하늘의 법을 따르는 결론을 짓게 된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이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물론 실제 상황을 만나게 되면 고민할 꺼리는 많아진다. 낙태의 문제, 자살 문제, 외국으로의 파병에 대한 문제, 군대와 관련된 문제등, 만만한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고민을 그저 세상의 법에 따르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그는 하늘에 속한 사람이 아닌, 법의 굴레에 매여있는 존재일 뿐이다.
[이스메네 : ]
아니, 우리는 명심해야 해오. 첫째 우리는 여자들이며
남자들과 싸우도록 태어나지 않았어요.
그 다음 우리는 더 강한 자의 지배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일들과 더 쓰라린 일에 있어서도 복종해야 해요.
그래서 나는 이번 일을 어쩔 도리가 없는 만큼,
지하에 계시는 분들께 용서를 빌고
통치자들에게 복종할 거예요.
지나친 행동은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요. (61-68행, 안티고네)
[안티고네 : ]
나는 너에게 요구하지 않겠어. 아니, 설사 네가 그러기를
원한다해도. 나로서는 너의 협력이 달갑지 않아.
너는 네 좋을대로 생각해. 그래도 나는 그 분을 묻겠어.
그렇게 하고 나서 죽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우냐!
그러면 나는 그 분의 사랑을 받으며 사랑하는 그 분 곁에 눕게 되겠지.
경건한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 그것은 내가 여기 살아 있는 이들보다도
지하에 계시는 이들의 마음에 들어야 할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지.
그곳에 나는 영원히 누워 있게 될 테니까. 그러나 너는
원한다면, 신들께서도 존중하시는 것을 경멸하려무나. (69-77행, 안티고네)
아니, 우리는 명심해야 해오. 첫째 우리는 여자들이며
남자들과 싸우도록 태어나지 않았어요.
그 다음 우리는 더 강한 자의 지배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일들과 더 쓰라린 일에 있어서도 복종해야 해요.
그래서 나는 이번 일을 어쩔 도리가 없는 만큼,
지하에 계시는 분들께 용서를 빌고
통치자들에게 복종할 거예요.
지나친 행동은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까요. (61-68행, 안티고네)
[안티고네 : ]
나는 너에게 요구하지 않겠어. 아니, 설사 네가 그러기를
원한다해도. 나로서는 너의 협력이 달갑지 않아.
너는 네 좋을대로 생각해. 그래도 나는 그 분을 묻겠어.
그렇게 하고 나서 죽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우냐!
그러면 나는 그 분의 사랑을 받으며 사랑하는 그 분 곁에 눕게 되겠지.
경건한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 그것은 내가 여기 살아 있는 이들보다도
지하에 계시는 이들의 마음에 들어야 할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지.
그곳에 나는 영원히 누워 있게 될 테니까. 그러나 너는
원한다면, 신들께서도 존중하시는 것을 경멸하려무나. (69-77행, 안티고네)
sin 과 crime 이 다를 수 있을까? 아니, 그 다름을 인식한다고해서 과연 인간의 내면의 정의로움을 추구할 수 있을까?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왕의 명령과 (신들이 부여한) 기본적 도덕법 사이에서 전혀 갈등하지 않고 왕의 명령을 거역하는 선택을 한다.
법치주의라는 말이 현재만큼이나 대단한 가치인 것처럼 여겨지는 세대에 먼 옛날에 죽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와 크레온왕의 대립을 보고 있지만 역사는 뒤로 돌아간 것 처럼 느껴진다. 그 옛날 왕의 명령이 틀렸음을 주장했던 어린 소녀의 용기조차 없어지고, 아니, 그 어린 소녀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고 귀를 막아버린 현실의 모습은 더 이상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포장지의 허울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는지 절망하게 된다.
왕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 인간의 법을 지키지 않는 것, 그것만을 두고 본다면 그녀는 틀림없는 범죄자다. 하지만 그녀는 신들의 뜻을 알고 그것을 우선하는 용기를 실천했다. 그것이 세상왕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법과 하늘의 법 사이에서 고뇌하게 된다. 물론 성경엔 세상의 법을 따르라는 구절이 있다. 하지만 그 구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불문율의 법칙을 주장하지 않는다. 할수만 있으면, 가능하면, 기타 등등의 조건들이 따라 붙는다. 하지만 하늘의 법을 지키는 데에는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다. 둘의 충돌은 당연히 하늘의 법을 따르는 결론을 짓게 된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이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물론 실제 상황을 만나게 되면 고민할 꺼리는 많아진다. 낙태의 문제, 자살 문제, 외국으로의 파병에 대한 문제, 군대와 관련된 문제등, 만만한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고민을 그저 세상의 법에 따르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그는 하늘에 속한 사람이 아닌, 법의 굴레에 매여있는 존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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