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와 관련된 7가지 의미있는 그림

2010. 6. 5. 15:21Eye

이번 지방 선거로 드러난 일곱가지 재미있는 상황들을 그려본다. 하나씩 읽어가며 머리속에 그림을 그려보라. 재미도 있고, 앞으로의 판세에 어떤 형국이 벌어질지 훈수도 두고픈 마음이 생기기까지 한다.

1. 1995 년 이후 최고의 투표율
꽤나 많은 연예인들이 선거를 독려했다. 인증샷이라는걸 올리며 트위터를 통해 선거를 독려했다. 20, 30대 젊은이들의 투표참여가 두드러졌다. 높아진 선거율은 여당을 견제하는 표심으로 힘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요인은 젊은 사람들이 투표장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대로 10, 20년 후의 모습은 어찌될까? 젊은층의 마음은 한나라당에서 많이 떨어져있는데, 이대로간다면 한세대 후에는 한나라당이 소수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개혁이 요구된다.

2. 유시민, 선거 패인은 자신의 책임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지사 선거에 패배한 유시민은 심후보이름에 기표된 많은 표가 기권표가 된 상황에 선관위를 비난하고 재투표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선거 패배의 원인은 자신에게 있다고 더 이상의 비난을 자제해 줄것을 말했다. 결국 경기도지사는 김문수에게 돌아갔다.
유시민은 이 상황이 계속 진행될경우 자신과 민주당에 더 큰 손실이 올 것을 알았고 이에 따라 시기적절하게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심후보 이름에 기표된 상당히 많은 기권표는 의도적인 것이었을 수 있고 그렇게 드러난다면 오히려 유후보의 입장에서는 더 큰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시기적절한 책임론을 발표함으로 유시민은 오히려 이 상황을 리드해가는 입장에 서게되었다. 역시 잘 돌아가는 머리의 소유자다.
야권의 단일화에도 불구, 경기도지사가 된 김문수의 입지는 강화되었다. 한명숙이야 단일화가 안되었다는 자위라도 해보련만 유시민의 패배는 범야권 단일화의 한계를 드러냈을 뿐이다. 차라리 심상정이 기권하지 않음만 못한 결과가 만들어졌다.

3. 한명숙과 노회찬의 냉전
6월 2일, 선거가 끝난 후 아쉬운 패배를 한 한명숙후보와 노회찬후보의 사이에 냉기가 흐른다. 한후보지지자들은 노후보가 심후보처럼 기권을 했었더라면 한후보가 시장이 되었을 것이라 주장하며 진보신당을 비난하는 분위기다.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4일 라디오프로그램 SBS전망대에 출연해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가치, 그 진정성은 인정하지만 만일 단일화가 이루어졌다면 결과적으로 한명숙 후보가 당선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회찬 후보는 "강동구에서 민주당 강동구청장 후보가 얻은 표가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비해 3만 표 이상 많다"며 구청장으로는 민주당을 뽑았는데 시장으로 한명숙을 뽑지않은 서울 시민의 정서를 읽지못한 것에서 선거의 패인을 찾을것을 말했다.
유시민이 4일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것에 반해 아직 한명숙후보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없는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패배를 했지만 그 사후 대처만 제대로 된다면 승리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볼수 있다. 이점에서 현재 민주당과 한명숙후보의 대처는 상당히 실망스럽다. 혹시 아직도 자신들이 잘나서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착각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다. 김진표와 한명숙은 유시민에 비해 조금 머리는 딸리는 듯...

4. 17 대 8, 8의 승리?
서울 시장후보로 나온 한명숙후보가 17개 구에서 승리를 하였음에도 불구, 8개 구에서 승리한 오세훈 후보에게 패배했다. 특히 서초구와 강남구, 단 두곳에서 오세훈이 얻은 표는 한명숙보다 10만표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임기내내 강남시장이라는 표딱지를 뗄 일은 없을듯하다. 오세훈의 승리라기보다는 서초와 강남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듯...

5. MB버린 조중동
<조선> "세종시 포기하고 4대강 밀어붙이지마라"
<중앙> "MB, 4대강을 청계천처럼 밀어붙이면 된다고 생각하면 착각"
<동아> "자동응답기처럼 민의 수용한다고만 말해"
뭔가 두려움을 느낀걸까, 조중동이 MB의 계힉변경없음이라는 청와대의 발표에 반발했다. 예견이라도 한걸까? 대통령 실장이 때려치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조중동 떠나고 실장마저 버린 MB, 여전히 불도저식 밀어붙이기를 감행할까?

6. 천안함 배경 사진찍고 소뼉다귀 들이미는 미국
선거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미국의 입장표명은 재미를 넘어 코미디에 가까운 수준이다. 천안함사건을 돕는 것과 미국산 쇠고기수입압력이 순차적으로 일어난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미국이 쇠고기를 팔기위해 애쓰는 모습은 경이로울 지경이다.

7. 해가 바람을 이겼다.
나그네 옷벗기기 승부를 건 해와 바람의 승부처럼 이번 선거는 천안함을 둘러싼 매서운 북풍과 햇볕정책의 계승자 노무현의 노풍간의 싸움이었다. 결과는 해가 바람을 이긴 형태. 한나라당의 완패와 민주당의 완승으로 결과가 나타났다. 야당의 입장에서 서울과 경기는 접전끝에 아쉬운 패배를 했지만 각 지방의 난전은 반한나라당 정서를 강하게 반영했다. 결국 강한 북풍은 따스한 햇볕실은 노풍을 이기지 못했다. 힘의 대결은 결국 꺽이고 만다.


P.S. 부연 : 두 종류의 사람

1. 말의 폭력을 이긴 사람들
지금까지는 말로 정의해두면 그것이 진리가 되었다. 저놈이 빨갱이라고 정의해두면 저놈이 빨갱이가 되었다. 우리가 이긴다고 선거전에 여론을 들쑤셔두면 사람들은 정말 그러려니하고 그놈에게 표를 줬다. 다른 놈 줘봐야 사표가 될텐데 표를 버리기 싫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철없는 젊은것들이 대거 투입된게다.
빨갱이들이 쳐들어온다고 위기상황을 만들었다. 지금까지는 정말 빨갱이들이 쳐들어 오는 줄 알고 무엇보다 국가안보가 우선이라는 심정에 그래도 집 잘 지키는 개에게 밥그릇을 먼저주자는 식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철없는 젊은것들이 난동을 부린게다. 헛소리 집어치워라고 그들이 대답했다. 말의 폭력 앞에 굴복하지 않았다. 젊은피의 힘이자, 교육된 국민의 네트웍화된 지식의 힘이었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합니다라는 말에 촛불과 축제로 답했다. 4대강 필요합니다라는 말에 한 스님은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세종시 이렇게 수정합니다라는 말에 그럼 너 나가라는 의지를 투표로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밀어붙이기에 재미들린 사람이 있다. 여기까지 해줬는데 여기서부터도 제대로 못한다면 민주당은 몽땅 휘발유 뒤집어쓰고 문수스님 뒤를 따라야한다. 국민은 의지를 보였다. 이제 정치인들이 무엇이든 보일 차례다. 정히 안되면 문수스님이라도 본받아야 한단 말이다.

2. 소통, 꼴통
자신없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힘과 위력을 확인받고 싶어한다. 일인자는 자신의 마당에 온 자기를 찾는 사람들이 달갑지 않다. 반면 덜떨어진 존재일수록 누군가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받고 싶어한다.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은 소통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지도 않을 뿐더러 그 말을 하지도 않는다. 안되는 사람의 입에 늘상 달린 말이 소통이라는 말이다.
결국 이 소통의 부재는 군중속에 외로이 떨어진 존재로 자신을 추락시킨다. 이 상황에서도 여전히 고집한다면 그는 보통의 사람이 아니다. 신탁을 받은 신의 계시자이거나, 아니면 말이 통하지 않는 꽉 막힌, 전문용어로 꼴통일 수 밖에 없다.

지방선거와 관련된 7가지 의미있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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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icleLim(2010.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