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이의 초음파 사진을 보며 ...
2007. 9. 11. 20:22ㆍLife
사진의 주인에게 보내는 편지
이게 왠 초음파 사진?
둘째 아이인 하준이 네 사진이다. 하준이는 엄마의 뱃속에 있을때 엄마와 아빠를 걱정시킨 전과(?)가 있다. 초음파 사진을 찍고 아이의 머리 둘레가 크다며 의사들이 겁을 주었다.
이것만 그런게 아니다.
혈액검사를 하는데 보통 트리플검사라고 불리는 세가지 검사를 하나로 모아 한번에 처리하는 (?) 그런 요즘 세상에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검사였다. 모체혈청 태아당단백검사(알파피토프로테인검사), 에스트리올, hCG 라는 검사였는데, 검사결과 태아가 다운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왔다.
엄마는 그때 많이 놀랐더랜다. 아빠는 엄마를 옆에서 많이 달랜다고 달랬지만 워낙 네 엄마 성격이 한번 걱정하기 시작하면 세상이 꺼지기라도 할듯이 그렇게 걱정을 하지 않겠니? 그때 의사는 양수검사를 해보라고 권하더구나. 양수검사를 하면 기형 여부를 거의 확실하게 알수 있다고 하면서...
이 글을 읽을 때 쯤이면 하준이 너도 아빠의 마음을 알수 있겠지, 너도 알듯이 아빠는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이 있고, 그것을 하나님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단다. 그리고 그것은 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고 ...
양수검사가 병의 치료를 위한 검사인지를 물어봤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양수검사는 기형여부를 확인하는 것 이상의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더구나. 기형의 경우... 여기에 글로 쓰기가 두렵다만, 낙태시키기 위한 - 그것이 태아와 산모 모두를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 확인을 하는 것 이상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검사 중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이나 다른 위험요소도 있더구나. 오히려 검사 결과로 기형판정을 받는 확률보다 검사중 감염이 되는 확률이 더 위험해 보였으니 말이다.
엄마와 아빠는 결국 양수검사를 받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의사선생님을 찾아가서 이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든 이 아이는 하나님이 주신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말하기로 했다. 선생님도 우리 말을 듣고 기꺼이 응원해주시더구나. 자신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에 너무 쉽게 좋은 물건을 고르듯 아이를 선택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그런 말을 잠시 나눴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검사를 하든 하지 않든 유전적 결함이 있을 확률은 매우 낮다는 말로 위로를 해 주었다.
아빠와 엄마는 네가 태어날 때까지 큰 두려움없이 지낼수 있었다.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네가 태어날 때, 그리고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릴 때, 변함없이 감사할 수 있었다. 아무런 유전적 결함없이 태어났지만, 어떻게 태어났더라도 넌 아빠와 엄마에게는 변함없이 귀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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