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가나초콜릿을 먹다
2007. 9. 15. 09:47ㆍLife
초콜릿을 좋아한다. 건강 때문에 드러내놓고 많이 억을수는 없지만, 가끔 그 쓴맛과 단맛을 함께 품고 있는 초콜릿을 음미하며 그 짧은 순간의 미각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지 모른다.
좋 아하기에 이것 저것 여러 초콜릿을 먹어보았다. 스위스제라며 항공기에서 내리며 산 초콜릿들, 여행 중에 사서 먹었던 초콜릿들, 국내 왠만한 초콜릿들과 동네 구멍가게에서 사 먹은 초콜릿들, 그리고 때론 발렌타인 선물로 받은 또 특별한 초콜릿들, ... 그래도 여전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가나초콜릿이다(이정도 홍보를 했으면 가나에서 초콜릿 한 상자쯤 줄만한데 여전히 소식도 없다 ^^;).
특별한 맛은 없으면서도 이렇게 끌리는 것은 어쩌면 어려서부터 계속 먹어왔던 그 관성의 끌림은 아닌가 생각도 된다. 쌀로 된 밥과 김치를 가끔씩이라도 먹어줘야만 속이 풀리는 한국인의 식습관 처럼 나의 식습관에는 가끔씩 가나초콜릿이라는 중독된 쓴맛과 단맛이 들어가야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가나초콜릿이 얼마나 좋았으면 그 종이 케이스를 모아 스크랩을 하려 들었을까? 지금 여러번의 이사로 그때 모아둔 종이 케이스들과 초콜릿을 포장한 금박의 얇은 포장지는 모두 사라졌지만, 여전히 내게 유일하게나마 수집의 가치가 있었던 하나 였다.
그 시간이 좋다. 술과 담배를 않기에, 또 다른 주전부리들을 누릴 여유가 없기에 즐기는 나만의 호화스러운 커피타임과 초콜릿 타임은 자주가 아닌 가끔이기에 더 여유를 가지고 싶어지고, 거기에 더 깊은 의미를 두고 싶어한다. 이 아침, 하루를 시작하며 내 손에 들린 가나의 추억속에서 또 바쁘게 하루를 살아갈 힘을 잠시 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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