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이지 않은 희생위에 펼쳐진 화려한 안식에의 저항
2007. 7. 3. 18:04ㆍEye
블러드 다이아몬드, 그 화려한 빛은 연인들의 굳은 맹세를 다짐하는 것으로 최고의 결혼 예물로 인정받는 다이아몬드, 하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피의 빛깔은 그 다이아몬드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아프리카 시에라 리온은 그 땅에서 나는 다이아몬드로 인해 풍요로움을 누리는 대신 그 아이들은 잡혀가서 마약에 세뇌되며 아버지에게 총을 겨누는 비극을 낳았다.
비참한 현실을 알리기위한 사진기자, 전쟁통에 다이아몬드 밀수를 통해 한몫 잡기를 원하는 용병출신의 밀수업자, 평화로운 생활이 반군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한 원주민 아버지... 그들의 어울리지 않는 동거는 영화의 시종일관을 긴장감있게 끌고 간다. 물론 영화기에 당연한 극적 전개는 눈감아주자 그것까지 딴지를 건다면 이 세상에 영화고 소설이고 남아날 것이 없을 것이다.
시에라리온의 아비규환은 무엇때문인가? 그들의 죄 때문인가? 그들 조상의 죄 때문인가? 한 성경 구절이 떠오른다. 어느 사람이 예수에게 물었다. 저 소경이 나면서부터 소경인 것은 저 사람의 죄 때문입니까 아니면 그 조상의 죄 때문입니까? 지금 그 질문을 다시금 자신에게 돌리고자 한다. 시에라리온의 절망은 그들의 죄 때문인가? 그 조상의 죄 때문인가?
다이아몬드를 찾으러 가는 두 사람은 한 원주민을 만났다. 그 원주민은 절망하듯 말한다. 이 땅에 유전이 나지 않기를 기도해야겠군. 만약 이 땅에 유전이 나면 이 땅은 더 큰 절망에 빠져들테니...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과정중에 눈에 두드러진 사악함이 없다면 그것으로 우리는 우리가 *죄 없다*고 자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행복을 찾으며 귀하고 아름다운 다이아를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을때 지구 한편에서는 그 다이아를 캐며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아이들은 부모를 떠나 전사가 되어가고 있다.
이미 제3세계의 아이들에 대한 노동착취와 열악한 노동환경은 여러차례 이야기된 바 있다. 2002년 월드컵으로 시끄러운 시절에도 피버노바라는 그 기쁨과 감격을 공을 만들기 위해 인도의 작은 마을에서는 아이들의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겪으면서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아이들의 노동력을 싼 맛에 사서 그 공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누구의 죄 때문인가? 그들의 죄 때문인가? 조상의 죄 때문인가?
이제 우리는 그 질문의 대답 앞에 나를 집어넣고 답해야 할 때가 되었다.
자발적이지 않은 그들의 헌신적 희생을 나의 사치스런 행복을 위해 소모해버린 우리의 죄를 고발해야 할 때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죄를 범치 않은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죄를 공모한 것임을 이제는 인정해야 할 때이다.
편안함을 원하는가? 하지만 그들의 피로 만들어진 연못속에서 빨간 핏물을 파란 색안경을 쓰고 즐기는 우를 범하기 보다는 그 안식의 종식을 선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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