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학 강의 정리와 레코딩 후기

2008. 6. 18. 18:35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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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재미있는 강의였다. 즐겁게 두시간이 지나간 듯 하고, 배운다는 생각보다는 즐긴다는 생각에 늦은 시간, 피곤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는 느낌이 드는 강의였다.

레코딩과 보컬, 레코딩시에 주의해야 할 기술적인 부분들을 짚어주는 과정에서 역시 가장 중요하게 드러나는 것은 사람의 문제였다. 아무리 기계가 보완을 해준다고 해도 그것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지 전혀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레코딩시 주의해야 할 첫번째 요소다.

I. 자신감
지나치게 주눅들지 말 것,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고 혹 있더라도 그건 아주 특별한 사람이니 굳이 그 사람을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할 것, 이런 자신감이 없어짐으로 인해 오히려 음은 떨리고 녹음은 더욱 악화되어진다. 적절한 자신감은 오히려 약점을 강점으로 보이게도 해 준다.


II. 기초
역시 레코딩을 할때 알아야 하는 기초적인 내용들이 있다. 라이브와 달리 레코딩은 기계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해야 하는 섬세함을 요구하게 된다. 이를테면 마이크의 특성이나 녹음기의 특성 등이 얼마나 발성자의 약점을 잘 커버할 수 있는지, 혹은 발성자의 강점을 얼마나 잘 살릴 수 있는지등을 결정해 주게 된다. 때로는 라이브에는 약하지만 레코딩에 훨씬 잘 적응하는 가수들이 있기도 하다.

1. 호흡
복식호흡을 할것, 그리고 호흡을 내뱉을 시에는 길고 균일하게 내뱉을 것.
음이 들쭉날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음의 크기가 고르게 발성되도록 하는 것은 호흡을 통해서다. 호흡을 잘 조절함으로 떨리거나 불안정한 음을 고르게 만드는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한다. 또한 보이스 체인지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며 연습해야 한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보이스 체인지는 충분히 의도성을 가지고 그렇게 하지 않는 대부분의 경우 피해야 할 나쁜 습관 중 하나다. 저음과 고음부에서 발생하기 쉬운 보이스 체이지는 충분한 연습을 통해서만이 피할 수 있다.
또한 이 호흡으로 인해 각 단위를 Fade Out 을 통해 하나의 단위로 들려줄 수 있게 하는 것도 충분한 연습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또한 호흡시 숨을 쉬는 것, 숨을 쉬는 소리 역시도 노래의 한 부분이다. 숨쉬는 것을 억지로 들리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거기서 숨을 쉰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노래로 자연스럽게 한다.

2. 발성
소리가 나가는 길을 이해함으로 소리가 일정높이에서 멈추는 것을 계속 끌어올리는 훈련을 할 수 있다. 가상의 "소리길"을 배에서부터 목과 머리위로 연장해서 설정하고 그 길을 따라 나가는 소리을 높이를 가상으로 그림으로서 자신이 낼 수 있는 소리보다 한층 높아진 소리를 낼수 있도록 해 준디. 당연히 여기에도 충분한 연습과 훈련이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

3. 발음
젓가락을 이에 물고 혀로 발음하는 연습을 통해 정확한 발음을 위해서는 입술의 바른 사용과 혀의 바른 사용을 훈련한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적당히 발음하는 것이 굳어진 상태에서 적당한 발음에 음의 높이를 높이려는 시도는 오히려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노래 가사의 전달을 모호하게 한다. 또한 발음에 신경쓰지 않는 것은 음의 색을 어울리지 않게 만들어버리곤 한다. 하나로 이어지는 짧은 가사에서 이질적인 음색을 드러내는 것은 초보자들이 하는 매우 보편적인 실수 중의 하나다. 이 실수는 필자의 조가 레코딩을 하며 범한 여러 실수중은 하나이기도 하다. 다음에 다시 녹음하게 되면 조금 더 나아지겠지, 이 부분은 큰 셋째 문단 경험의 측면의 문제가 된다.

4. 템포
정박의 기준을 기억하라. 그리고 2, 4박의 박자를 기억하라.
종종 하는 실수 중의 하나가 계속해서 제박자를 찾지 못하고 빨라진다는 점인데, 그런 실수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정박의 기준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거나 혹은 1, 3박의 박자에 맞추다보니 급하게 강하게 소리를 내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강박관념때문으로 해석되어진다. 2박과 4박을 기억하고 그 박자에 충분히 소리를 끌어줌으로서 노래가 의도적으로 빨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III. 경험
하다보니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래도 잘하는 사람이 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어느날 자고 일어나보니 이전과는 내 모습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기엔 그때까지 들어갔던 작지만 끊임없는 변화를 위한 노력과 훈련, 그리고 땀과 수고가 있을 것이다. 어떤 것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가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이 쌓인 결과 어느새 고쳐져 있는 노래 스타일을 가지게 될 수 있다. 좋은 보컬이 되기 위해서 가져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타고난 재능과 끼보다는 바로 이 땀과 노력을 통한 경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충분한 노력으로 재능을 보충하고 끼있는 이들을 따라잡기 위한 자신감있는 연습과 경험, 그것을 통해 우리는 우리 속에 숨겨진 재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고, 어느 순간 내게도 이런 재능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재능을 출분히 발위하며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지 않을까?


IV. 레코딩후기
지난 17일 화요일 저녁 6시, 레코딩을 위해 에즈37 사무실로 모였다. 사무실로 들어서는 순간, '에게~'하는 약간은 소심(?)한 한숨이 나왔다. 여기 사무실과 녹음실이 같이 있는 건가? 확실히 작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스탭들의 책상과 장비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TV에서나 보는 방송실을 기대했던 것이 무색해지면서 앞으로는 시간될(?) 때마다 에즈37의 사무실과 사역공간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겠다는 거룩한 부담감(?)도 밀려왔다. 오죽했으면 문 손잡이에 [손잡이를 돌리지 말고 밀어주세요]라는 종이를 붙여 두었을까? 소리에 민감한 음향 엔지니어는 혹여나 누가 손잡이 돌리다가 문이 망가질까봐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주의를 준다. 소리에 신경쓰랴, 문에 신경쓰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날 6시부터 시작된 녹음은 나머지 세개조의 녹음을 위해 12시까지 이어졌을테니 말이다. 계속 바뀌는 사람들을 보며 계속 문 손잡이 돌리지 말라고 말했을 음향 엔지니어를 생각하면 살짝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다행히 필자가 속한 조는 첫순서로 6시에 녹음을 시작했다. 이때는 아직 스탭들이 피곤하기 전이라, 별탈(?)없이 평탄하게 모든 것(심지어 실수들도)이 넘어갔다.

녹음이 시작되고 수줍은(?) 자매들의 목소리를 녹음실에서 들으면서 형제들은 얼굴엔 웃음을 마음엔 공포를 느끼기 시작한다. 재미있다와 함께 이제 곧 내가 저기 들어가면?이라는 두가지 상반된 상황에 대한 이해는 혹자에겐 웃음으로 혹자에겐 얼굴의 긴장으로 표출되어졌다. 귀에 들리는 실수들과 그 실수들을 짚어주는 이현경간사님의 지적은 때로는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우리가 저기 들어가면 똑같이 하시겠지'하는 마음에 편할수만은 없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미 여기까지 들어온 것을...

자리를 바꾸어가며 여러번 녹음을 하고 그 중 좋은 것을 골라 더블링을 하고, 그리고 독창부분을 맡은 자매의 녹음과 알토부분을 맡은 자매들의 녹음을 마쳤다. 대충 걸린 시간은 한시간 정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형제들의 흥분(?)상태는 자제되지 못했고, 매이는 목을 적시기 위해 물을 마시고, 긴장을 풀기 위해 서성이는 상태가 지속되었다. 결국 자매들의 녹음이 끝나고 형제들의 순서가 왔다. 이제 자매들이 보였던 그 추태는 우리에게선 보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녹음실을 문을 열고 들어선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녹음을 시작하는 순간, 역시나 몇마디가 지나지 않아서 녹음을 끊고 들어가는 부분의 소리가 맞지 않음을 지적받는다.

3조는 조금 덩치가 있는 아저씨들이 셋, 그리고 조장 하나로 남성파트가 구성되어 있다. 정작 마이크는 중앙에 있고, 그 마이크를 향해 네명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구도는 이후 그 광경을 목격한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텔레토비들의 동문회 같았다고 전해진다. 귀여웠다나? 40된 아저씨에게 귀엽다는 표현은 일종의 칭찬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웃음으로 좋은 추억을 삼는다.

어찌되었건 여러번 끊고, 재시작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은 모든 녹음을 마쳤다. 여전히 우리는 끊어야 할 부분에서 다양한 음의 길이를 내고 있었고, 시작해야 할 부분은 각자 알아서 나름대로 들어가고 있었고, 음의 템포는 각자 알아서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아무렴 아무리 우리가 천재라도 단 몇주만에, 그것도 매일 충분한 연습량을 가지지 못하는 직장인에,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학생에, 기타 등등 연애 혹은 가정일로 바쁜 이들로서 충분한 연습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고 나름대로 결정을 내렸다. 혹 개인 연습실이라도 있었다면 조금 더 연습을 할 수 있었겠지만 모두가 잠든 12시에 연습을 하겠다고 위 아래층 사람들의 숙면을 방해해서야 쓰겠는가? ^^

그렇게 졸속으로 작업이 마쳐지고 남겨진 녹음파일을 들어보며 그래도 나의 약점이 다른 이들의 강점으로 가져지는 그 소리를 듣게 되었다. 여기에 편집의 묘를 살린 최종 작업이 마치게 되면 어쩌면 우리의 이 소리는 현대 과학 기술의 발전의 힘을 톡톡히 받아 무언가 또 다른 포스를 담은채 세상속으로 드러나게 되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가지고 스탭들에게 약간의 뇌물(?)로 뻥튀기를 전달해 주었다. 비록 우리의 소리는 보잘것이 없더라도 이 뻥튀기처럼 뻥튀겨달라고 ^^

참고로 이전의 녹음했던 분들을 보니 사진도 찍어 두었더군. 우리야 정신이 하나도 없었으니 사진 찍을 생각도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아쉬운 부분, 열심히 녹음했던 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남겨두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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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학 강의 정리와 레코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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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icleLim(2008.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