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6. 14:57ㆍEye/시사단평
'제 안에는 제가 정말 추구해야 할 인간적 자아와 싸우는 두 가지 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동물적 자아이고, 다른 하나는 악마적 자아입니다. 둘 중에 더 나쁜 것은 악마적 자아입니다. 교회에 꼬박꼬박 출석하는 냉정하고 독선적인 도덕가가 거리의 매춘부보다 훨씬 더 지옥에 가까울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둘 중 어느 쪽도 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C.S.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중)
김용민의 막말발언으로 한참 시끄럽다. 때를 만난듯이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김용민의 말은 잘못이다. 아무리 인터넷방송이라고 그렇게 함부로 아무렇게나 말해도 되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일이 밝혀진 후에 김용민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식적으로 앞으로 두번 다시 김용민은 그런식으로 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국회의원이 되건 되지 않건 상관없이...
김용민의 시인과 반성의 모습과 현 정권이 스스로를 "도덕적으로 완벽한" 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는 모습이 겹쳐진다. 한쪽은 자신의 잘못 때문에 어쩔줄 모르는 모습인데 다른 쪽은 자기들은 잘못한 것이 없다는 완벽함을 자랑한다. 그런데 어찌하랴. 그대들에게서 너무나도 역겨운 냄새가 풍겨남을...
루이스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욕망으로서의 교만이 어떻게 표출되는지를 그의 책 순전한 기독교에서 잘 보여준다. 나 역시 목사이지만 과연 내 속에 있는 교만을 제대로 정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지는 못한다. 그의 지적대로 나는 교만하고, 나의 교만을 드러내면서 마치 그것이 나의 겸손인양 포장까지한다. 그러기에 나는 아직도 순수하지 못하다.
김용민이 잘했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는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었을 뿐이다. 과격하고 심하지만 그것이 잘 포장된 아름다운 미사여구로 장식되어 "도덕적으로 완벽한"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과 비교해 더 나쁘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그저, 그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부인하며 자신들을 "완벽한"존재로 자랑하고 있다.
올해가 지나면 과연 정치라는 영역에서 눈을 돌릴수 있을까? 누가 대통령인지, 누가 국회의원인지 잊고 지낼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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