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의 증인으로서의 적합성 II - 삼성해명자료를 반박함

2007. 11. 12. 18:56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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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증언을 결심하게 되었나?

# 반론 : 우선 삼성측에서 배포한 해명자료에 따르면 김변호사의 증언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동기와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첫째, 삼성이 법무법인 서정에 압력을 넣어 자신을 퇴출시켰음
둘째, 양심의 발로 및 삼성의 변화에 대한 갈망
세째, 자신의 妻가 삼성 ○○○에게 농락당했음
그리고 이 세가지 모두 삼성으로부터 그 좋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 왜 삼성을 공격하는지 일반인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출처 : 삼성해명자료]

# 재반론 : 해명자료에 나타난 "서정은 삼성 핑계대면서 김 변호사를 내쫓았죠" 라는 김변호사 처의 편지는 삼성측에서 말하듯 다른 원인이나 갈등으로 볼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 글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서정은 김변호사를 내쫒으면서 삼성을 그 이유로 들었다는 것은 삼성도 인정한다는 뜻이 된다.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이 서정이라는 법무법인에 어떤식으로든 압력을 넣는다면 문서를 남긴다거나 하는 미련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다들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니 약간의 언급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이고, 그것은 절대 증거를 남기지 않는 행동이 된다. 만약 정말로 삼성이 서정에 압력을 넣었다면 말이다.

어찌되었건 그 문건에 따르면, 서정은 삼성을 이유로 들어 김변호사를 "내쫒았다". 이미 삼성과는 별 연관도 없는 이를 "삼성"이라는 이유로 내쫒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문건에 새삼 이 문건작성자는 뭔가 큰 실수를 하고 있지는 않나 의심이 간다. 필자는 그 문건을 주의깊게 볼 여유는 없다. 혹시 누군가 그 문건을 제대로 살펴본다면 이런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실수들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양심의 발로라는 주장은 삼성측이 말하는 지난 세월들을 다 보내고 나서 이제야 그 말을 하는 것이 바르냐라는 것보다 양심에 거리끼지 않느냐는 지적이 강하게 보여진다. 똑같은 사안을 두고 한편에서는 지난 세월을 보내며 외적으로는 여유롭게 살수 있었지만 아내와 이혼을 하게 되고, 친동생과 처남까지 구속할 정도로 강직하고 아이들에게 올곧았던 아버지가 삼성맨이 되면서 범한 많은 범법행위로 자식들에게까지 존경을 잃어버린 신세가 되었을때, 인생의 모든 중요한 가치는 모두 사라지고 결국은 냄새나는 돈 밖에 남겨진 것이 없다는 회환앞에서 김변호사의 양심이 마지막 "뒷골목에서 스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식들에게 존경받았던 그때의 모습을 되찾고자 하는 마지막 몸부림은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런 생각을 한다면 그의 양심에 기초한 증언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 된다. 이해를 넘어서 그 거대한 조직앞에 나선 작은 소리에 힘을 실어줄 마음도 생긴다. 왜냐하면 그는 바보가 아니면서 이런 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리를 내면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도 이런 소리를 내는 사람에게는 그 소리를 내야만 하는 강한 마음이 있고, 그것을 우리는 "양심"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김변호사의 자신의 처를 삼성임원 - 김변호사의 상관 - 이 관리했다는 주장을 했다. 해명자료엔 오히려 김변호사의 부탁으로 세번만나 공개적 자리에서 대화한 것 뿐이라고 한다. 면담 내용은 그때그때 김 변호사에게 알려 줬고, 김 변호사도 '고맙습니다. 집사람 때문에 죄송합니다'라고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해명자료에 보면 이상한 부분이 있다.


⇒ 또한 김 변호사는 妻가 양심상 가책을 느껴 이혼하게 된 것처럼 발언하고 있지만, 그의 妻는 편지에서 김 변호사가 不倫이 있었고, 자기를 배신했음을 시사하고 있음
  '김변이 내게 해한 죄, ooo 라는 창녀같은, 개처럼 충성하고 일해서 번 수십억을 함께 쓰고 훔쳐간 여러 창녀들이 또 있군요'
 
  ※ 이 편지를 보면 그 자체로 김 변호사 부부가 어떤 인물이며, 어떤 심리 상태에서 무엇을 주장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겠지만, 내용 자체가 워낙 근거가 없고 많은 사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어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 중임 [삼성에서 공개한 해명자료 내용]


이 부분을 언뜻보면 삼성의 해명자료처럼 부부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보인다. 김변호사가 아내에게 잘못한 것, 또 다른 소위 첩의 존재가 드러난다. 그런데 왜 편지에 그 내용을 썼을까? 대체 남편의 상관에게 남편의 부정에 관련된 말을 이토록 적나라하게 쓸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과연 몇이나 있을까? 한번 생각해보라. 당신의 아내가 당신의 직장상사에게 당신의 불륜에 관련된 글을 편지에 써보낸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이 구절만을 봤을때는 두 가지 정도의 상이한 해석이 나올수 있다. 편지 전문을 보지않고서는 이 구절에 대한 바른 해석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굳이 한번 생각을 해본다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내용은 남편의 직장상사에게 쓸 편지에 들어갈 만한 일반적인 내용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첫째 본문의 '창녀'를 사전적의미 그대로 받아들여 생각해보자. 이게 이 해명자료를 쓴 글쓴이의 본문에 대한 해석이기도 하다.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이 글은 이전에 상사가 어떤 방법을 통해 이미 남편(김변호사)의 불륜에 대해 그 처에게 은연중에 알려주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 글을 보고 나서야 왜 김변호사가 자신의 처를 삼성의 임원이 "관리"했다고 표현했는지 이해가 된다. 그냥 두고 옆에서 "관찰"한 것이 아니라, 김변호사의 처가 그 상사에게 마음을 열도록 무언가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그 작업의 결과 처는 상사를 신임하게 되고, 상사의 "관리"하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러면 이후의 일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김변호사의 처는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고 김변호사의 일거수 일투족을 상사에게 보고한다. 상사는 적당한 말을 만들어내며 처를 안심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불안감을 조성케하며 "관리"하기 시작한다. 처의 관리는 곧 김변호사의 사생활을 관리하는 것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끔찍한 시간을 보내었을 것이다. 이런 시간을 보낸 후 모든 것이 김변호사를 "관리"하기 위해 자신을 "관리"한 술책임을 깨달았을 때 아내가 느끼는 좌절감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문구가 들어간 편지가 삼성에 전달된 것일 것이다.

이 첫번째 해석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만, 첫번째 해석은 해명자료를 만든 이가 의도적으로 문구를 오용함으로서 만든 사기라고 본다면 두번째 해석도 가능하다.

두번째 해석에서는 본문의 "창녀"는 사전적 의미의 "창녀"가 아닌, 그와 동등한 정도의 "저질스럽고 형편없는 인간 말종"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렇게 본다면, 문장은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이 된다. 문장은

'김변이 내게 해한 죄, ooo 라는 창녀같은, 개처럼 충성하고 일해서 번 수십억을 함께 쓰고 훔쳐간 여러 창녀들이 또 있군요'

"행"이 "해"로 오기된 듯 하다. 혹은 아닐수도 있다. 어쨌거나 처는 김변호사가 자신에게 행한 잘못의 책임으로 ooo 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자신의 남편에 대해서는 "개"처럼 충성하고 일했다고 말하고 있다. "개"처럼 이라는 말 속에는 부정과 비리, 불법으로 고통받는 남편을 옆에서 보는 아내의 마음도 담겨 있는 듯 하다. 그렇게 부정축재로 모은 돈을 함께 쓴 사람들, 그들을 "창녀"로 비유한다. 이 창녀는 밤거리에서 만나는 여자가 아니라 일류 기업을 버젓이 다니고 있는 높은 신분의 고위층에 대한 비유로 충분히 해석 가능하다.

즉, 두번째 해석에 따르면 이 문장은 김변호사의 가정사에 대한 불륜의 모습이 아니라 남편을 "개"같이 부려먹고 번 수십억의 돈(아마도 비자금이겠지)을 훔쳐가는 상사에게 "창녀"라고 욕을 하고 있는 것이 된다.

물론 필자의 한계로 이 문장의 정확한 뜻은 이 짧은 구절만을 가지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전후 문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이 짧은 문구만으로 여기까지 해석은 해 본다. 혹 나중에 전문이 공개된다면 이 둘중 어느 것이 정확한 해석인지 알수 있게 될 것이지만, 굳이 그것이 공개되지 않는다해도 별로 궁금하지는 않다. 아니, 차라리 그 문서의 공개보다 검찰의 수사의지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결국 이 삼성의 해명자료는 김변호사가 증언을 할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반박하기는 커녕 오히려 김변호사의 말을 더욱 신빙성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말았다.


결론 : 지금 김변호사의 개인적 취약점을 가지고 그의 증언여부를 약화시키려고 한다. 언론을 통해서 또 다른 경로를 통해서 많은 공격을 감행한다. 그 공격은 수자로 밀어붙이면서 동시에 개인의 약점을 공격한다. 하지만 문제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삼성이 가진 문제, 이회장과 그 주변인물들로 구성된 이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그러기위해 김변호사의 증언은 매우 주의깊게 들어야 할 것이 된다. 적어도 지금까지 그의 모습에서 그가 인간적인 특별한 호감을 갖추지는 못했을지 몰라도, 적어도 이렇게 큰 사건을 대함에 있어 적절한 증인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히 알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김변호사의 진실된 증언을 통해 삼성비자금과 이회장에 대한 진실이 속히 밝혀지기를 바란다. 바라기는 검찰이 의지를 가지고 이 일을 분명하게 파헤쳐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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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icleLim (2007.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