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오워의 문제
2010. 8. 22. 11:55ㆍEye
이단, 혹은 사이비라고 불리는 집단과 정통이라고 불리는 집단 사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혹자는 숫자로 밀어붙이는 집단주의의 폭력이라고 오도할지도 모른다. 숫자가 적은 쪽이 이단으로 몰리고 숫자가 많으면 정통이 된다고 주장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통이라고 불리는 집단은 상당히 오랜 기간에 따른 자체 정화능력을 갖추고 충분한 시간을 통해 검증된 집단이라고 볼수 있다. 때로는 내부적인 진통이 있고, 부패가 있더라도 그것을 정화해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래서 교회사를 보면 때로는 정통과 이단이 숫적으로 바뀌는 경우는 있어도 이단이 지속적으로 큰 흐름을 주도하지는 못한다. 어찌보면 이단은 정통에 기생하는 존재와 같다. 정통이라는 숙주가 없으면 성장이 멈출 수 밖에 없는 존재, 그래서 이단은 정통을 싫어하면서도 결코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최근 한 동영상을 보았다. 데이비드 오워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거기서 아이티의 참사와 세계의 주요한 대 참사를 예언하고 그 예언이 적중했음을 알린다. 화면은 떨리는 영상으로 마치 지진이 난 듯한 기분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죄가 이미 극에 달했으며 그래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예언한다. 과연 그는 선지자인가?
선지자란 누구인가? 성경에 나온 선지자들의 모습을 보자. 예레미야는 무엇때문에 우물에 던져졌는가? 세례요한은 왜 목이 잘렸는가? 그들이 백성들의 죄를 지적했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들이 집권자의 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을 대언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선지자는 이 땅 위에 권위를 가진 이들과 종종 충돌하게 된다. 엘리야는 아합과 대립했고, 거의 대다수의 선지자들은 통치자들과 대립의 각을 세웠다. 그들은 땅의 귄세에 무릎꿇지 않고 하늘의 소리를 전달하는 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단지 거리에서 막연하게, "이 땅에 음란의 죄가 가득했다. 회개하라. 심판이 임했다."고 외치는 자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지적은 정확했으며, 구체적이었으며 그 대상또한 분명했다.
데이비드 오워는 누구에게 심판을 외쳤는가? 독재국가의 집권자인가? 미국의 대통령인가? 아이티의 정권을 향했는가? 한국의 집권자에게인가? 아니다. 그저 막연한 외침일 뿐이다. 그 메시지도 막연하다. 지진, 태풍, 해일 모두 정확한 예측은 못해도 반드시 일어나리라는 정도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마치 혈액형에 따른 성격예측 기사처럼 두리뭉실한 예언은 예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가지 두려운 것이 있다. 데이비드 오워가 말한 한국전쟁은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전쟁이 일어난다면 고통을 당하는 것은 어느 쪽일까? 그가 말한 남한의 교회들일까, 아니면 북한의 주민들일까? 남한이 전쟁으로 북한의 포로가 될 가능성이 높을까, 아니면 북한의 애매한 주민들이 전쟁에 동원되어 희생되고 그 얼마 남지 않은 삶의 터전마저 황폐화될 가능성이 높을까. 데이비드 오워는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전쟁이 남한에 주는 피해보다 북한이 입는 피해가 훨씬 더 거대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정말 두려운 것은 그가 말했던 회개의 메시지다. 그것은 그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미 많은 선지자적 설교를 하는 다양한 목회자들을 통해 말해졌던 것이다. 한국 교회는 먼저 회개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 교회는 스스로의 잘못을 드러내고 그 잘못을 드러내야한다. 때로는 그것이 아프고, 때로는 그 때문에 교인의 숫자가 적어진다 할지라도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정통은 정통이 아닌 것이 되고 만다. 아무리 숫자가 많더라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고, 아무리 그 숫자가 적더라도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 만약 당신의 앞에서 유괴범이 "아이를 한 밤중에 길에 내놓지 마세요."라고 말한다면 그 말이 유괴범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반대로 하겠는가? 그 말에 반발이라도 하듯 한밤중에 자신의 아이를 담배심부름이나 보내는 부모가 있다면 그는 멍청이거나 미친게 분명하다. 다시말해 데이비드 오워는 선지자가 아니더라도 그가 한 한가지 말, 한국 교회가 회개해야한다는 말은 누가 하더라도 분명히 받아들여야 할 말이며 틀린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러기에 분명치 못한 애매한 선지자인양하는 이들이 더 설치는 세상이 되어버렸는지 모른다. 한국 교회는 빨리 이 아픈 상처를 숨기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수술하고 도려내는 아픔을 통해 회복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교회를 살리는 일이고, 더 나아가 이 나라를 구하는 것이다.
P.S.1. 그 동영상의 처음에 나오는 아이티 지진에 대한 예언만 제대로 분석해봐도 그는 어리석은 사람임이 분명히 드러난다. 아이티의 지진을 예언했다며 찍은 그 영상은 도미니카에서 했던 집회의 모습이다. 도미니카에서 회개를 선포하며 심판을 말했더니 옆에 있는 다른 나라 아이티에 지진이 났다. 정작 도미니카는 지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도미니카의 국경은 아이티에서 탈출하는 이들로 큰 소란이 일어났다. 이게 뭐냐? 개그냐? 한 사냥꾼이 사슴을 향해 화살을 쏘자 화살이 빗나갔다. 사냥꾼은 "에이 18"하고 욕을 했다. 그 말을 들은 성직자가 옆에서 말했다. 그런말을 마십시오. 하나님이 노하십니다. 그때 하늘에서 벼락이 쳐서 성직자가 죽었다. 무슨일인가 의아해하는 사냥꾼에서 하늘에서 소리가 들렸다. "에이 18"... 개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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