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소년, 특별한 이의 평범함과 평범한 이의 특별함속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꿈
2008. 7. 22. 22:53ㆍ서평/[서평] 인문
말과 소년 -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시공주니어 나니아 나라 이야기 3. 영국에서 우수 동화에 수여하는 <카네기 상>을 수상했고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 마음씨 고약한 어부 아르셰슈와 함께 살던 샤스타라는 소년이 말하는 말 브레와 함께 자유의 나라 나니아로 탈출한다. 둘은 나니아를 찾아가는 늙은 총리 대신에게 |
말할 줄 아는 특별한 말의 정체성을 상실한 말.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이 소설의 주요 인물(?) 중 하나로 말하는 말, 브레를 드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별한 말과 평범한 소년의 만남, 그들의 만남은 기이한 인연이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것이 없을 것이다. 특별한 말의 평범함과 평범한 소년의 특별함, 이 역시 이 소설을 얽어가는 재미있는 플롯이 된다.
루이스는 "교만"이라는 것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그것이 죄임을 모르게하면서 모든 죄의 근원이 되는지를 그의 여러책들을 통해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교만의 한 단면으로 이 동화에서는 특별한 말 브레의 모습을 보여준다.
브레는 자신의 특별함이 자신을 고귀하게 해주는 것으로 여긴다. 나아가서 그 특별함을 갖추지 못한 샤스타를 하대하는 모습까지도 보인다. 하지만 정작 그 특별함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서 평범하게 도망을 친 경험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용기를 보여준 샤스타를 다시 보게 되고 자신의 한껏 높아진 교만의 마음을 돌아보는 계기를 가지게 한다.
샤스타는 나니아의 아슬란을 만나기를 고대하게 되고 그 소원을 이루게 된다. 그의 여정 속에서 어느샌가 그 옆에서 함께 가고 있는 아슬란을 만나기까지 그의 여정은 어찌보면 존 번연의 천로역정의 주인공의 모습을 닮아있는 듯 보이기도 하다.
소설은 소설이다. 그리고 이 소설속에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을 담아두었다. 그것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지는 이제 독자에게 달린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그저 아이들의 동화로 덮어둘 수 도 있겠고, 알레고리칼한 미성숙한 칼을 이리저리 들이대어 소설을 난도질해 놓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아름다운 꿈을 꾸고 그 꿈을 또 다른 샤스타와 브레를 위해 전달해 줄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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