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 루저, 외모지상주의, 선정적 방송, 지나친 반응...
2009. 11. 13. 14:58ㆍEye
최근 루저논란이 일어 한번 그 방송을 봤다. 대체 미수다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사람들이 루저 루저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 다양한 패러디물을 보면서 한편으론 재미있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 말을 한 사람의 개인 인적 정보들이 공개되고 퍼지면서 또 다른 마녀사냥이 시작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그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었다.
방송의 내용을 보면서 참 연예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여전하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먹힐만한 것은 누군가를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양편으로 갈라두고 치열하게 헐뜯게 한다. 그러면 그걸 보면서 사람들은 나와 다른 누군가가 바보가 되는 것을 즐기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 기본 포맷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얼마나 기발하게 상대를 무시하느냐, 얼마나 치열하게 스스로 바보가 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사실 그다지 큰 차이는 없다. 미수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등장하는 외국인 미녀들에 대해서든 아니면 그들과 대화하는 다른 편에 있어서든 그들을 갈라두고 거기서 차이를 발견하고 그것으로 웃음거리를 삼으려는 것, 그것이 미수다의 기본 포맷이다. 그래서 예전에 지나가면서 한번 본 뒤로 다시 보지 않았던 프로그램이었다.
어쨌거나 이번 루저 발언은 충분히 여대생의 미숙함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편승해서 된장녀를 만들어 시청률을 뽑아보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었다. 대부분의 외국인 출연자들은 나름대로의 가치관이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었고, 반면 여대생들은 이제 막 대학에 들어와 아직 고등학교때 소위 고삐리 티를 채 벗지 못한 미숙한 아이들이었다. 키는 크고 몸매는 발달했을지 모르지만 나오는 말은 대화라는 것을 시도하기에는 아주 미흡한 수준의 것이었다.
그냥 거기서 끝났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20대 초반의 아이들이 무슨 뜻깊은 생각을 하겠으며, 무슨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하겠는가, 누군가 가지고 있는 명품 가방을 보면 나도 들고 싶고, 그게 얼마인지 알더라도 명품가방 하나만 있으면 다른 짝퉁가방 여러개가 마르고 닿도록 여전히 쌩쌩할 것이라고 여기고 믿고 싶은 것이 그네들의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싶다. 부모님 등뼈 휘고, 집 팔아, 땅 팔아 등록금을 내더라도 사고 싶은 것, 먹고싶은 것, 들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모두 하고 싶은 게 아이들의 마음이다.
그 마음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저 그게 아이들의 마음이고,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니 성숙해질 기회를 박탈한 이땅의 20대 초반의 아이들의 진정한 모습이다. 생각해봐라. 그 아이들이 언제 교육을 받기나했나? 학교는 대입을 위해 그저 잠시 스쳐지나가는 곳이었다. 거기엔 스승이 없다. 거기엔 가르침을 주는 오비완이 없다. 거기엔 그저 주어진 보기에서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것을 찍는 훈련을 시키는 로또 당첨 비법 전수자가 있을 뿐이다. 거기서 아무런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대학을 갔다. 가서 하루다 멀다하고 미팅을 했다. 매일 미팅을 하니 아르바이트할 시간이 없는 것도 당연하다. 오죽 시간이 없으면 달리는 버스안에서 아이라이너를 그리는 수고를 해야만 했을까...
이런 그들에게 눈에 비치는 세상의 모습, 외모만이 모든것인 세상에서 남자의 판단 기준으로 키를 중시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할 것이다. 손석희도 2cm 가 모자라는 루저라며 스스로 "루저들의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물론 손석희의 말의 중심은 한 여대생의 실수가 아닌 방송 편집과 진행자의 책임에 비중을 둔다). 그런 그녀들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으면 좋았을텐데, 사람들이 발끈했다. 지금까지 참아왔던 것을 이제 고등학교도 갓 마친 대학 초년생이 감히 loser 라는 단어를 쓰면서 자신들을 잣대질한다는 것에 폭발했다. 어찌보면 폭발했다는 것도 우습다. 대학 초년생이 뭘 안다고 그 말을 했으며, 그 말을 했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하지만 폭발한 사람들은 아마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게다. 그만큼 억울하게 눌려왔다는 것일게다. 사회가, 사람들이, 후배들이, 심지어 아들 딸 들에 의해 무시당해왔던 것이 한 철없는 여대생의 발언으로 갑작스레 기폭장치에 불이 붙어버린 것이다. 쉽게 말해 사회적으로 무시당해왔던 것이 터졌다는 게다. 아무런 문제 없이 지금까지 왔다면 그 말을 듣고 그저 허~허~하고 웃어넘길수 있었겠지만, 정말로 그 키라는 것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는게다. 그런데 거기에 대고 키 작은 것은 용서받을수도 없는 loser 라니, 모든 잘못은 용서되지만, 심지어 여자를 때리는 것도 용서되겠지만 키 작은 것은 더 나쁜? 용서할 수 없는? 그것을 넘어선 win/lose 의 정의를 내려버렸으니...
재미있게 볼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에는 사람들이 감당해내야할 스트레스의 총 수치가 조금 더 많았던게다. 그래서 루저의난, 루저대란이 일어났다.
이게 왜 한 철없는 여대생의 잘못인가? 시청자의 시청료를 받아서 시청자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여준 방송사의 잘못이 아닐까? 웃기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나같은 사람은 프로그램보면서 스트레스만 더 높아져서 안본다. 그러니 나야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그 웃기지도 않은 프로그램보면서 스트레스 풀려는 사람들에게 loser 라는 단어를 가슴 깊이 안겨줬으니...
사과는 지극히 정치적인 말로 점철되어 있다. 자신들의 잘못은 도의적인 것 뿐, 스크립트는 강요되지 않는 것이니, 모든 책임은 발언을 한 그 여대생에게 있다는 논리다. 아니다, 그 여대생은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일 뿐 그 여대생은 철이 없었던 것일 뿐, 그 여대생에게 마이크를 주어 그 발언을 하게 한 사람이 책임이 있다. 그리고 그 방송에 킥킥거리며 된장녀로 몰아가려고 한 편집과 진행, PD들에게 책임이 있다. 오히려 그 여대생은 어떤 면에서 또 다른 희생자일 뿐이다.
어쩌겠니.... 니들이 졌다.
You Lose !!!
그래도 다음달에 또 시청료 받아가겠지... 나도 졌다.
I Lose !!!
이 사진 정도면 그저 재미있는 웃음거리정도로 끝낼수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을 한 사람의 개인 인적 정보들이 공개되고 퍼지면서 또 다른 마녀사냥이 시작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그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었다.
방송의 내용을 보면서 참 연예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여전하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먹힐만한 것은 누군가를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양편으로 갈라두고 치열하게 헐뜯게 한다. 그러면 그걸 보면서 사람들은 나와 다른 누군가가 바보가 되는 것을 즐기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 기본 포맷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얼마나 기발하게 상대를 무시하느냐, 얼마나 치열하게 스스로 바보가 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사실 그다지 큰 차이는 없다. 미수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등장하는 외국인 미녀들에 대해서든 아니면 그들과 대화하는 다른 편에 있어서든 그들을 갈라두고 거기서 차이를 발견하고 그것으로 웃음거리를 삼으려는 것, 그것이 미수다의 기본 포맷이다. 그래서 예전에 지나가면서 한번 본 뒤로 다시 보지 않았던 프로그램이었다.
어쨌거나 이번 루저 발언은 충분히 여대생의 미숙함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편승해서 된장녀를 만들어 시청률을 뽑아보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었다. 대부분의 외국인 출연자들은 나름대로의 가치관이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었고, 반면 여대생들은 이제 막 대학에 들어와 아직 고등학교때 소위 고삐리 티를 채 벗지 못한 미숙한 아이들이었다. 키는 크고 몸매는 발달했을지 모르지만 나오는 말은 대화라는 것을 시도하기에는 아주 미흡한 수준의 것이었다.
그냥 거기서 끝났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20대 초반의 아이들이 무슨 뜻깊은 생각을 하겠으며, 무슨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하겠는가, 누군가 가지고 있는 명품 가방을 보면 나도 들고 싶고, 그게 얼마인지 알더라도 명품가방 하나만 있으면 다른 짝퉁가방 여러개가 마르고 닿도록 여전히 쌩쌩할 것이라고 여기고 믿고 싶은 것이 그네들의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싶다. 부모님 등뼈 휘고, 집 팔아, 땅 팔아 등록금을 내더라도 사고 싶은 것, 먹고싶은 것, 들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모두 하고 싶은 게 아이들의 마음이다.
그 마음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저 그게 아이들의 마음이고,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니 성숙해질 기회를 박탈한 이땅의 20대 초반의 아이들의 진정한 모습이다. 생각해봐라. 그 아이들이 언제 교육을 받기나했나? 학교는 대입을 위해 그저 잠시 스쳐지나가는 곳이었다. 거기엔 스승이 없다. 거기엔 가르침을 주는 오비완이 없다. 거기엔 그저 주어진 보기에서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것을 찍는 훈련을 시키는 로또 당첨 비법 전수자가 있을 뿐이다. 거기서 아무런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대학을 갔다. 가서 하루다 멀다하고 미팅을 했다. 매일 미팅을 하니 아르바이트할 시간이 없는 것도 당연하다. 오죽 시간이 없으면 달리는 버스안에서 아이라이너를 그리는 수고를 해야만 했을까...
이런 그들에게 눈에 비치는 세상의 모습, 외모만이 모든것인 세상에서 남자의 판단 기준으로 키를 중시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할 것이다. 손석희도 2cm 가 모자라는 루저라며 스스로 "루저들의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물론 손석희의 말의 중심은 한 여대생의 실수가 아닌 방송 편집과 진행자의 책임에 비중을 둔다). 그런 그녀들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으면 좋았을텐데, 사람들이 발끈했다. 지금까지 참아왔던 것을 이제 고등학교도 갓 마친 대학 초년생이 감히 loser 라는 단어를 쓰면서 자신들을 잣대질한다는 것에 폭발했다. 어찌보면 폭발했다는 것도 우습다. 대학 초년생이 뭘 안다고 그 말을 했으며, 그 말을 했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하지만 폭발한 사람들은 아마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게다. 그만큼 억울하게 눌려왔다는 것일게다. 사회가, 사람들이, 후배들이, 심지어 아들 딸 들에 의해 무시당해왔던 것이 한 철없는 여대생의 발언으로 갑작스레 기폭장치에 불이 붙어버린 것이다. 쉽게 말해 사회적으로 무시당해왔던 것이 터졌다는 게다. 아무런 문제 없이 지금까지 왔다면 그 말을 듣고 그저 허~허~하고 웃어넘길수 있었겠지만, 정말로 그 키라는 것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는게다. 그런데 거기에 대고 키 작은 것은 용서받을수도 없는 loser 라니, 모든 잘못은 용서되지만, 심지어 여자를 때리는 것도 용서되겠지만 키 작은 것은 더 나쁜? 용서할 수 없는? 그것을 넘어선 win/lose 의 정의를 내려버렸으니...
재미있게 볼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에는 사람들이 감당해내야할 스트레스의 총 수치가 조금 더 많았던게다. 그래서 루저의난, 루저대란이 일어났다.
이게 왜 한 철없는 여대생의 잘못인가? 시청자의 시청료를 받아서 시청자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여준 방송사의 잘못이 아닐까? 웃기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나같은 사람은 프로그램보면서 스트레스만 더 높아져서 안본다. 그러니 나야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그 웃기지도 않은 프로그램보면서 스트레스 풀려는 사람들에게 loser 라는 단어를 가슴 깊이 안겨줬으니...
사과는 지극히 정치적인 말로 점철되어 있다. 자신들의 잘못은 도의적인 것 뿐, 스크립트는 강요되지 않는 것이니, 모든 책임은 발언을 한 그 여대생에게 있다는 논리다. 아니다, 그 여대생은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일 뿐 그 여대생은 철이 없었던 것일 뿐, 그 여대생에게 마이크를 주어 그 발언을 하게 한 사람이 책임이 있다. 그리고 그 방송에 킥킥거리며 된장녀로 몰아가려고 한 편집과 진행, PD들에게 책임이 있다. 오히려 그 여대생은 어떤 면에서 또 다른 희생자일 뿐이다.
어쩌겠니.... 니들이 졌다.
You Lose !!!
그래도 다음달에 또 시청료 받아가겠지... 나도 졌다.
I Lo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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