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지도 않은 환자들의 텃세와 패거리문화
2010. 9. 8. 02:18ㆍEye
병원에 입원중이다. 덕분에 다친 사람, 아픈 사람을 많이 본다. 조금 더 다친 사람들의 마음을 알게된다.
문제는 병원에 입원중인 사람들 중에 몸이 다치거나 아픈 사람들은 가능성이 있지만 마음과 영혼이 변질된 사람들은 구제불능, 혹은 구원불능의 상태에 놓이는 것을 본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세 남자가 작당모의를 한다. 병실에 있는 한 사람을 내쫒겠단다. 내쫒을 남자는 일어나지 못해 침대에 누워 대변을 보는 사람이다. 냄새때문에 그 남자를 몰아내기로 결의를 한다. "칼을 뽑았으면 끝을 봐야해" 지랄들한다.
저녁시간, 식사시간은 지났고, 저녁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간이다. 침대에 누운 환자는 갑작스레 설사를 했다. 냄새가 났고, 이 남자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거느리고 큰소리를 외치며 간호사실 앞으로 돌격한다. 똥냄새때문에 못살겠다고 큰소리를 외쳐댄다. 어찌나 크게 외쳐대던지 환자를 간호하던 아내가 그 소리를 듣고 간호사실로 왔다. 울며 소리친다. 내가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몇번씩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남자는 여전히 당당하다. 그게 미안한 자세냐고, 자기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모여든다. 있었던 일이다. 남천병원 5층... 빌어먹은 패거리주의의 모습이 드러났다.
병원은 아픈 사람들이 오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나보다 더 아픈 사람도 당연히 있기 마련이다. 나보다 아픈 사람, 나보다 불편한 사람의 모습을 멀리서 객관적으로 보고 더럽다. 비위상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병원에 와서는 안된다. 물론 불편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당연히 여기지는 않는다. 대부분 더 불편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원치않는 어려움을 끼치는 사람들은 더 미안해한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걸로 그들은 미안해한다. 누가 교통사고가 나고싶어서 나겠는가, 누가 교통사고에서 머리를 다치고 싶어 다쳤겠는가, 누가 대변조차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상태에 빠질줄 알고 그렇게 됐겠는가... 그럼에도 그들은 미안해한다. 그리고 왠만한 사람들은 그 미안함을 받아들이며, "괜찮습니다."라고 말할 줄 안다. 왠만한 사람들은 말이다....
때론 어떤 사람들은 그 왠만함의 범위에서 벗어난 행동을 취한다. 의사의 탓을 하고, 물리치료사가 문제라고 불칠절하다고 병원의 모든 물리치료사를 짜르라고 호통을 치며 건의하는가하면, 뒤에서는 입원환자들이 있는 병실에서 버너에 코펠을 사용하며 라면을 끓여 먹기까지한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나가라고 호통을 친다. 이런걸보고 생긴단어가 듣보잡일게다. 이런 사람, 하나쯤 있을법도 하다. 문제는, 제일 큰 문제는 그것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이놈이 그놈인걸 알아보지 못하고, 거기 껴서 집단을 만들고 패거리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덜떨어진 똘마니들이 있다는게다..... 참 못났다. 얼마나 못났으면 그런 위인을 섬긴다고 총사대를 결성해서 뽑은 칼을 집어넣지 말자는 말을 하나, 그것도 대변조차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중환자를 두고 말이다.
지가 알아서 다른 병실을 찾던가, 돈 많으면 1인실을 들어가든가 할 일이지. 왜 다인실에서 그것도 자기보다 먼저와서 있는 사람을 오라가라 함부로 한단말인가. 어이가 없다. 그래도 그놈은 자신이 잘났단다. 중환자의 아내, 그 아주머니의 큰소리를 처음 들었다. 사람들은 아주머니에게 그동안 잘 참았다고들 응원을 한다. 오죽 했으면.... 내내 울고 다녔다. 그 아줌마...
남편의 처지가 딱해서 울고, 주위 사람들이 자꾸 눈치를 줘서 울고, 냄새난다고 대놓고 막말하는 사람들때문에 속상해서 울고... 그러면서 한번도 싫은 소리 못하던 사람이다. 울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큰소리를 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3:1 이니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던걸까. 게다가 이 아줌마, 말도 제대로 못하고 찔찔거리기만 하니 큰소리 좀 내고 윽박지르면 눈앞에서 꺼져줄거라고 생각했던걸까. 그런데 전혀 생각지 못했던 아주머니가 큰소리를 냈다. 참다 참다 드디어 터진게다. 게다가 거기 다른 사람들이 끼어 들었다. 그래서 세명은 한명이 됐다. 찌질한 똘마니들은 알아서 자리를 비켰다. 바람도 없는데 사라졌다. 끝까지 자기가 잘났다는 한 사람, 그는 끝내 목소리를 줄이지 않았다.
나중에 이 사람이 원무과에 병실을 옮겨달라고 했단다. 이런.... 병원에 이 사람 소문이 이미 나 있다. 밤엔 안되고 내일 정식으로 요청하라고 했단다. 병원에선 왠만하면 빨리 퇴원시켜버리고 싶은 눈치다.
가끔 미련하고 용감한 사람을 똑똑하고 카리스마 있는 사람인 양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용기없고 미련한 이들이다. 그래서 충실한 똘마니가 된다. 미련한 지도자의 말을 듣고 그것이 진리인 양, 자신들이 가야 하는 길인 양 한다. 한심한 패거리다. 초딩만 그런줄 알았더니 .... 이런 다 큰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꽤 많다. 한심한 사람들 말이다.... 욕을 바가지로 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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